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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와 평등을 위한 문화 수호
[453호] 2018년 10월 02일 (화) 박창현 학우 (전산학부 17) kaisttimes@gmail.com

 우리 학교 학식은 맛있다. 하지만 다양성의 존중이 현대의 가장 중요한 가치 중 하나로 떠오르는 지금, 우리의 식문화에 있어 획일성은 극복해야 할 사회악이다. 그리고 배달음식은 이 문화의 최전선에서 악에 맞서 싸우고 있다. 진부함과, 그에 수반하는 미개함이라는 악에 맞서 싸우고 있다.

 KAIST는 [Diversity], 다양성을 존중하여 우수함을 추구하는 KAIST는 무한대의 가능성이다. 이 말을 짓고서 보시기에 좋았던 KAIST는 홈페이지 뉴스 탭 꼭대기에 예쁘게 걸어두었다. 세상 어느 것도 완벽하지 않기에, KAIST 역시 실수를 만들고 용서받을 권리가 있다. 단, 거짓으로 약속을 하지 않을 때만 그러하다. KAIST는 다양성을 존중하고 우수함을 추구한다는 다짐을 여러 뛰어난 혁신으로 보여주었지만, 또 거듭된 실수로 사람들의 기대를 좌절시키기도 했다. 여러 번 성공하는 거짓말쟁이보다는 한 번 성공하더라도 언행이 일치하는 단체가 더 많은 지지를 받기 마련이다. KAIST는 학생 문화에 있어서 악의 축이 되었다. 문화의 중심인 음식 문화, 그중에서도 최선봉인 배달 오토바이를 금지함으로써 말이다. 이 순간, KAIST의 수많은 업적은 빛을 바래고 만다.

 문화에 있어 다양성의 존중은, 그 자체로써 문화가 아름다운 근본적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인간 역시 다양성을 품고 있는 존재이기에 모든 문화와 마찬가지로 모든 인간이 존중받아야 한다는 평등사상과 인권의 핵심과 일치하기에 더욱 가치 있다. 세계를 선도하는 글로벌 리더인 KAIST인들은 누구보다도 인권에 대한 이해가 뒷받침되어야 하며, 평등과 이론적 배경을 공유하는 자유 사상은 자유로운 창의적 생각으로 기술 발전을 도모하는 과학기술인의 사회 기능적 측면에서도 필수적이다. KAIST인들에게 배달 음식의 가치는 우리의 인권의 가치와 밀접하게 연관되어있다.

 이쯤 잠시 우리의 자유를 탄압하는 KAIST의 논지를 들어보자. 배달 오토바이가 사고 위험을 초래한다는 내용이다. 이것은 사실이다. 자유와 평등, 그리고 다양성과 인권은 목숨 바쳐 수호할 가치이지만, 가능하다면 목숨을 바치지 않고 그러하는 것이 낫다. KAIST는 학생을 포함하는 구성원의 합의 아래서만 가치를 가지는 현대적 단체이다. 그렇기에 생명권을 수호하는 것은 KAIST의 가장 주요한 의무라 할 수 있겠다. 문제는 그 의무를 이행하는 데 있어서 KAIST는 배달 오토바이를 금지하던 것과 일관된 태도를 유지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자유와 평등, 문화의 수호, 그리고 생명권이 걸려있는 중대한 문제에서 일관된 태도를 보이지 못하는 기관은, 그 이외의 업적과 무관하게 지지를 잃는다.

 교내에는 수많은 원동기장치자전거가 통행 중이다. 전동 킥보드나 기타 스쿠터들이 그렇다. 통상적 배달 오토바이와는 배기량이 다르기에 다른 법을 따르지만, 그렇다고 따르는 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도로교통법을 지키는 오토바이와 지키지 않는 원동기장치자전거 중 어느 쪽이 생명권을 더 크게 위협하는지는 자명하다. 그리고 교내 수많은 원동기장치자전거 운전자들은 법을 지키지 않고 있다. 인도 통행은 물론이고, 면허 소지마저 의심되는 경우가 많다. 만약 KAIST가 생명권 수호를 위해 배달 오토바이를 금지했다면, 금지할 대상은 그들로 한정될 수 없다. KAIST는 상위 권력인 국가의 생명권 수호 활동은 이행하지 않으면서, 자유 문화 탄압에는 앞장서고 있는 셈이다. 부디 학생들의 음식 문화를 존엄히 여겨, 배달 오토바이 금지를 중지하기를 바라는 건의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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