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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로 향하는 산길을 함께 오르다, 제3차 평양 남북정상회담
[453호] 2018년 10월 02일 (화) 유신혁 기자 ysh208@kaist.ac.kr

 지난달 18일부터 20일까지 북한의 직할시인 평양에서 비핵화와 평화체제 정착 등을 의제로 하는 2018 제3차 남북정상회담이 진행되었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3번째로 이루어진 남북정상회담이며, 문 대통령 취임 후 첫 방북이다. 이번 회담은 앞선 4.27 판문점 선언과 6.12 센토사 북미 정상 합의를 기반으로 한반도 평화를 향해 한 걸음 더 내딛는 기회가 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관련기사 본지 447호, <11년 만에 개최된 남북정상회담... 남북이 함께 내딛은 평화의 한 걸음>)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논의는 지난달 5일 있었던 대북특사단 방북 당시 본격적으로 진행되었다. 당일치기로 진행된 대북특사단 방북에서는 남북정상회담 날짜 도출과 의제 설정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방북 이튿날인 지난달 6일, 대북특사단 단장이었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방북 결과 발표에서 확정된 회담 날짜를 알렸다.

 이어 지난달 10일,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은 “국회가 함께해야 남북 교류 협력이 안정적으로 가능하다”며 국회의장단과 여야 5당 대표에게 남북정상회담에 동행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문희상 국회의장 등은 이를 거절했다. 결국 여야 대표단 자격으로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의 3명이 정상회담에 동행하게 되었다. 지난달 14일에는 판문점에서 남북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실무협의가 이루어졌다. 실무협의에서는 회담의 세부 일정과 남북 정상의 경호 및 의전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방북단 명단 확정 발표는 지난달 16일에 있었다. 방북단은 14명의 공식수행원과 52명의 특별수행원으로 구성되었다. 공식수행원에는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비롯한 정부 각 부처 장관 등이 포함되었다. 또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 기업인과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등 노동계 인사 등이 특별수행원으로 방북하게 되었다. 이외에도 시민사회, 종교계, 문화예술체육계 인사 등이 방북단에 포함되었다.

 지난달 18일, 문 대통령이 서해직항로를 통해 방북해 평양국제공항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며 사흘간의 남북정상회담 일정이 시작되었다. 문 대통령이 도착하자 평양에서는 공항 환영 행사와 남북 정상 공동 카퍼레이드가 열렸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18일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회담을 진행했으나, 별도로 합의사항을 발표하지는 않았다.

 19일 오전,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의 숙소 백화원 영빈관을 찾아 두 정상이 65분간 회담을 가졌다. 이어 두 정상은 회담의 결과인 9월 평양공동선언을 함께 발표했다. 평양공동선언에는 비핵화, 군사 긴장 및 전쟁 위협 종식, 경제 협력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먼저 북측은 이번 선언을 통해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하에 영구적으로 폐기하기로 약속했다. 또한, ‘미국이 북미공동선언의 정신에 따라 상응 조치를 취할 경우’라는 조건 하에 영변 핵 시설 영구적 폐기 등 추가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또한, 남북이 한반도 전 지역에서 실질적인 전쟁 위험을 제거하고 적대관계를 해소하겠다는 내용 역시 선언문에 포함되었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남북 공동 경비 구역 내의 완전 비무장화, 한국전쟁 유해 공동 발굴 등이 합의되었다. 이외에도 경제 협력, 이산가족 상봉, 문화 및 체육 교류 등과 관련한 합의 내용이 선언문에 담겼다.

 문 대통령은 이후 19일 저녁, 능라도 5.1 경기장에서 집단체조 공연을 관람하고 15만 명의 북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연설을 진행했다. 북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연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연설에서 “우리 민족은 평화를 사랑한다. 그리고 우리 민족은 함께 살아야 한다”며 평화와 통일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남북정상회담 마지막 날인 20일, 남북 정상은 함께 백두산에 올랐다. 대한민국 현직 대통령이 북한 영토를 통해 백두산에 오른 것은 사상 최초이다. 남북 정상 부부는 백두산 천지를 방문해 함께 사진을 촬영하는 등 시간을 보냈다. 이 같은 정상 부부의 친밀한 모습은 상징적 의미를 가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후 문 대통령은 서울공항으로 이동함으로써 방북 일정을 마무리 지었으며, 서울 DDP에 마련된 프레스 센터로 이동해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대국민 보고를 실시하였다. 문 대통령은 대국민 보고에서 “국민들의 지지와 응원 덕분에 평양 회담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여론조사를 통해 확인되는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 수행 지지도는 남북정상회담 이후 10퍼센트 포인트 이상의 상승 폭을 보이며 국민들의 긍정적인 평가를 반영하였다.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이루어진 방송 3사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략 국민 10명 중 8명이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다만 자유한국당 등 정치권 일각에서는 ‘실질적인 성과가 부족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후 문 대통령은 유엔총회 참석차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미국 뉴욕을 방문했다. 문 대통령은 현지시각으로 24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미국에 전달하고 미국의 상응 조치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어 현지시각으로 26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국제사회가 북한의 새로운 선택과 노력에 화답할 차례”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는 북미대화를 촉진하고, 종전선언 가능성을 키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북한 국민을 상대로 진행한 문 대통령의 연설, 남북 정상 부부의 백두산 산행 등 많은 명장면을 남긴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비핵화와 종전선언 등의 결실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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