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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진웅 전 부총학생회장에게 학부 총학생회장단 사퇴에 대해 묻다
[453호] 2018년 10월 02일 (화) 장진한 기자 uoeno97@kaist.ac.kr

 제32대 학부 총학생회 <받침> 총학생회장단(이하 총학생회장단) 하반기 총노선 인준 정책투표가 부결되면서 총학생회장단이 사퇴했다. 중앙집행위원회(이하 중집위) 역시 총학생회장단 사퇴와 동시에 해산한다. 향후 학생사회는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체제로 운영되며 이들은 차기 총학생회장단 선거 종료일 3일 후까지 활동한다. 이번 재신임 정책투표와 향후 총학생회장단의 계획 등에 대해 제32대 학부 총학생회 <받침> 안진웅 부총학생회장의 얘기를 들어보았다. ‘총학생회장단은’으로 시작하는 문장이 아니라면, 모두 안 전 부총학생회장 개인의 의견임을 밝힌다.


이번 재신임 정책투표는 어떻게 실시하게 되었나

 퀴어문화축제 참여와 관련한 논란이 생긴 이후, 총학생회는 학우들의 신임을 받고 있는지 의문스러울 정도로 많은 비판을 받았다. 총학생회를 구성하는 것은 총학생회 회원이고 그 회원에겐 대표자를 선택할 권리가 있다. 학우들의 선택이라는 측면에서 신임받지 못하는 총학을 유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 또한, 중집위의 입장에서도 신임에 대한 의심이 있는 상황에서 일을 추진할 원동력은 당연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에 비판받은 부분에 대해 개선 방향을 제시하고 이를 선택할 것인가 학우들에게 묻는 절차가 필요했다. 이 절차를 통해 학우들은 그들의 선택권을 오롯이 지킬 수 있고 중집위와 회장단은 일할 원동력을 다시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현 상황에서 돌파구를 찾고 추진력을 얻기 위해서는 확실하게 다시 신임받는 절차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고 이번 정책투표를 실시하게 되었다.


추진 중이던 사업은 어떻게 되나

 마무리 짓고 넘어가야 할 일들은 마무리해서 공지하고 넘어갈 생각이다. 그렇지 않은 경우, 각 국서와 총학생회장단에서 인수보고서를 작성해 비대위로 전달할 것이다. 투표가 부결되었지만 최소한의 인수인계는 총학생회장단의 의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정보 전달에 있어 소홀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다. 다만 비대위는 현 학부 총학생회와 엄연히 다른 단체이므로 기존 사업을 계속 진행할지는 비대위가 판단하게 될 것이다.

 덧붙여 현재 진행 중인 여러 사업 중에서 담당자가 없으면 진행할 수 없는 사업이 있다. 이 경우 지금 집행부에서 일하는 담당자가 비대위로 옮겨 사업을 마저 진행할지는 개인의 의지이고 선택이다. 만일 담당자가 비대위에 없어서 추진할 수 없는 사업이 있다면, 총노선이 부결됨으로 인해 파기되는 사업이라 볼 수 있다.


이번 정책투표가 추석과 겹친 이유는

 우선 총노선 자체는 8월 말부터 준비하고 있었다. 그리고 투표 기간에 있어 몇 가지 제약 조건이 있었다. 우선 첫 번째로, 학우들에게 9월 중으로 총노선을 발표하겠다고 공지했기 때문에 9월 중에 총노선은 발표되어야 했다. 두 번째로, 이번 정책투표 후 총노선을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로 들고 가 피드백을 받고 인준을 요청할 생각이었다. 그렇기에 투표는 9월 정기 중앙운영위원회(이하 중운위)와 전학대회 사이 시점이어야 했다. 그리고 세 번째로, 일반적으로 중집위 예산 심의는 중운위 혹은 전학대회에서 받게 되는데 총노선이 부결되면 예산안 자체가 효력이 없어지게 된다. 이에 전학대회에서 예산 심의를 받으려면 전학대회 시점은 총노선 인준이 끝난 시점이어야 했다. 이외에 만약 정책투표가 부결되면, 비대위를 꾸려야 하는데 당연하게도 그 시기가 늦어질수록 좋지 않을 것이란 생각도 있었다.

 또한, 엄청나게 긴 총노선의 분량을 생각해 봤을 때, 학우들이 연휴에 총노선을 찬찬히 읽어보고 생각을 정리해서 투표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회칙에 의해 정책투표는 온라인투표를 원칙으로 하는데 그렇다면 추석 연휴에 학우들에게 가장 잘 노출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종합해 봤을 때, 중운위와 전학대회 사이 시점 중에서 추석 연휴가 가장 적절한 시점이라 생각해 이와 같이 투표 계획을 잡았다.


이번 투표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이나

 주변에서 많은 사람이 각자 나름의 분석을 내놓았다. 총투표처럼 많은 사람이 투표했다면 더 높은 찬성률을 보였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총학생회 존폐를 고려해 찬성표를 던진 사람을 고려한다면 실제 지지율은 더 낮았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었다. 그러나 총학생회장단은 이러한 종류의 가치판단을 내리고 있지 않다. 결국 목소리를 직접 낸 600여 분의 학우분의 의사가 오롯이 반영되는 것이고, 그중에서 <받침>은 딱 절반의 신임을 얻은 것, 그 이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받침>의 활동을 평가한다면

 <받침>은 KAIST 학생사회에 필요한 여러 가치를 다 함께 지켜나가는 것을 목표로 했고, 실제로 <받침>이 들인 시간과 노력을 비교해본다면 다양한 가치들에 각각 비슷한 정도의 노력을 쏟았다고 생각한다. 다만, 학교 당국과의 협의를 통해 관철시켜야 했던 정책 사업 등은 들인 시간과 노력에 비해 진전이 조금 더뎠던 측면이 있다. 무언가가 확실히 이루어져야 학우들에게 선보일 텐데, 그렇지 못한 사업들에 대해 학우들에게 죄송스러운 마음이 있다. 대부분 분명 진전이 조금이나마 있었기에, 차후의 총학생회가 잘 마무리해줄 것으로 믿는다.

 “인권이슈만 신경쓴다”는 피드백에 대해서는 좀 억울했다. 이를테면, 총학생회장단이 퀴어문화축제 연대안에 대해 쏟은 시간은 일한 시간 중 1/100이 안된다고 단언한다. 많은 노출이 원활한 서로 간의 담론 형성이라는 원래 목표에 앞서 피로감을 먼저 부르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앞서 말한 퀴어문화축제 연대안의 진행 과정에 대한 개인적인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소통이 부족했다”는 피드백에 대해서는 총학생회장단 개인의 능력을 과신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연초 국서 구성을 할 때, 작년 소통국장의 경험을 떠올리면서 중앙집행위원에게 이 일을 권하는 것이 굉장히 미안하고 두려웠고, 소통의 실질적인 행동이 필요한 많은 부분을 총학생회장단의 몫으로 두었다. 9월 초, 능력 있는 소통국장을 찾아 소통국을 다시 만들었는데, 그 모습을 많이 보여주지 못해 아쉽다.


학생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누군가가 “우리는 슈퍼맨이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그만큼 학교가 곧 삶의 터전인 KAIST에서 총학생회의 역할과 의무는 정말로 넓고 무겁다. 피부에 직접 와닿는 복지는 물론이고, 학생이 학생으로서 존중받는 학교와 학사 제도, 그리고 사회 속 하나의 구성원으로 목소리를 내고 학생사회에 누군가 배제되지는 않는지를 고민하는 이 모든 것이 적절한 균형을 이루어 함께 발전하는 학생 사회가 되기를 희망한다. 그럼에도 ‘영웅’이나, ‘구원자’가 등장하길 바라는 학생 사회는 아니었으면 한다. 학생 사회의 근간은 어느 몇 명의 영웅이나 지도자가 아닌, 개개인의 관심과 참여라 믿는다.


지금까지 부총학생회장직을 수행하면서 느낀 소회

 ‘총학생회’, ‘총학생회장단과 중집위’로서 일한 시간은 2년, ‘총학생회’라는 큰 울타리 안에서 일한 지는 4년 정도 되었다. 4년만에 대표자가 아닌 위치에서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 것 같다. 출마 결심을 하기 전까지 “총학생회장단은 성장하는 자리가 아니라 증명하는 자리다”는 말을 자주 했는데, 외려 스스로 많이 성장하고 배웠음을 느낀다.


학우들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학우들의 기대에 충분히 부응치 못한 것이 아쉽고 죄송하다. 다만, 총학생회장단의 사퇴가 학생 자치의 실종으로 이어지지 않았으면 한다. 앞으로도 학생 사회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길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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