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은 왜 별 모양일까요?” 지난 여름방학, 문경의 문창고등학교 한 교실에서 별 모양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많은 학생들이 고민 끝에, 저마다의 생각을 이야기했다.

 “반짝반짝 빛나니까요!”

 “그렇게 부르기로 사회적으로 합의했으니까요!”

 “별은 별이니까요!”

 모든 대답이 일리가 있었지만, 내가 생각한 것과는 조금 달랐다. 나는 이날 정답은 아닐지라도 내가 생각하는 하나의 해답을 전해주고자 문창고등학교를 찾았다.

 지난 목요일 카이스트 대학원 입시 결과 발표가 있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는 많은 학우들의 합격 소식과 축하들로 붐볐고 나 또한 ‘좋아요’를 누르며 축하를 표했다. 그러다 문득 한 학우의 고뇌와 걱정이 느껴지는 한 사진을 볼 수 있었다. 수많은 축하 글들 속에서 그 친구의 사진은 쓸쓸하게 느껴졌고, 동시에 하나의 별처럼 보였다.

 카이스트에는 매년 약 900명의 학우들이 입학을 하고 대략 4000여명의 학부생들이 함께 생활하고 있다. 그리고 그 4000여명은 모두가 저마다의 모양과 색깔을 가지고 있다. 여기서 어떤 모양은 더 우수하고, 어떤 색깔은 더 열등하기 때문이 아니라 모양과 색깔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학교와 그리고 사회가 제시하는 방향과 잘 맞을 수도 있고, 혹은 뒤쳐질 수도 있다. 이외에도 자신이 어떤 모양인지 모르기 때문에, 자신의 색깔이라고 믿었던 색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을 때 자신을 찾기 위해 방황을 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몇몇 친구들은 자신을 자책하기도 하고 자신이 잘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나 또한 그랬다. 고등학교 때 ‘데니스홍’이라는 교수님을 만나면서 로봇공학자라는 목표가 생겼고, 사람을 위하는 기술을 만드는 훌륭한 로봇공학자가 되는 것을 꿈꾸며 학창시절을 보냈다. 노력 끝에 결국 카이스트에 입학할 수 있었고, 전공은 망설임 없이 기계공학과로 선택했다. 하지만 나와 맞지 않는 전공 선택으로 힘들어했고, 장학금도 받지 못하게 되어 자책하는 과정에서 자존감이 많이 낮아지기도 했다. 혼란스러운 나날을 보내면서 그중 나에게 잘했다고 칭찬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그것은 다양한 경험을 했다는 것이다. 여러 경험을 하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었고,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은지에 대해서도 고민할 수 있었다. 그렇게 고민한 결과 카이스트 학생으로서는 다소 이상할 수 있지만 현재 “PD”라는 꿈을 꾸게 되었고, 이번학기에는 타 학과의 전공인 “영상디자인”이라는 수업을 들으며 영상을 열심히 공부하고 있고, 영상을 촬영 및 편집하는 단체에서 새로운 경험들을 쌓아나가고 있다.

 별은 별 혼자서는 별 모양이 될 수 없다. 세상에 별이 혼자 있다면 별은 결코 자신이 무슨 모양인지 모를 것이다. 삼각형을 만나고 “뾰족한 부분이 비슷하지만 나는 뾰족한 부분이 더 많구나.”라는 생각을 하고 원을 만나면서는 “나는 저 친구와 다르게 뾰족한 부분이 있네?”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 다른 색을 가진 비슷한 별 모양을 만난다면 “아 나랑 비슷한 모양이네. 나는 저런 모양을 가졌구나. 그런데 색은 조금 다른 것 같아”라고 생각 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모양과 색깔에 대해서 알지 못하는 것이 나쁘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여러 경험을 통해서 자신에 대해 알아나가는 것이, 그리고 나 자신을 알고 나서 세상을 마주하는 것이 “나”를 존중하고 아낄 수 있는 방법이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이야기 해본다. 다소 무책임한 이야기일 순 있지만 학점이 높든 낮든, 대학원에 갈 수 있든 없든, 카이스트 친구들 모두가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할 수 있는 시간을 보내길 바래본다.

저작권자 © 카이스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