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물질 취급과 캠퍼스 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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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물질 취급과 캠퍼스 안전
  • 카이스트신문
  • 승인 2018.09.05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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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학기가 시작되던 올해 3월에 화학물질 취급 사고가 발생하여 실험실과 캠퍼스 안전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본지 447호). 당시에는 정확한 경위와 맥락이 파악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고 발생 이후에 해당 학과와 학교 측의 대응, 그리고 사고를 전파하는 방식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이후에 사고조사위원회가 구성되어 구체적인 경위와 대응의 적절성을 평가하는 기회를 가졌으며, 봄학기가 마무리되던 6월말에 최종적으로 조사보고서가 발간되었다 (1-2면 기사 참조).   

 사고의 원인이 된 플라스틱 용기에 담겨 있는 화학물질은 처음에 우려했던 불산이 아니라염산이었고, 염소계 표백제인 락스 용기에 그것을 붓는 과정에서 발생한 기체는 염소였다. 그렇다 하더라도 위험한 상황이 발생했다는 사실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기체 염소를 흡입할 경우, 호흡 기관의 점막에 있는 수분과 만나면서 다시 해를 끼치게 된다. 이 와중에 사람이 다치는 피해가 없었던 것은 다행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실험실이 아닌 일상적인 공간에서 이와 같은 상황이 있었던 것은 캠퍼스 구성원 모두에게 생각해 볼 점을 던져주고 있다. 

 우선, 불산이라는 두 글자만 표시된 플라스틱 용기가 건물의 파이프덕트실에 있었던 사실과, 그 안에 염산이 담겨 있었던 이유가 궁금하다. 해당 건물에 반도체를 취급하는 실험실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불산이 있을 필요가 없을 뿐만 아니라 불산이 있다 하더라도 그렇게 허술하게 표시되어 있어서는 안 된다. 타일이나 변기 청소를 위해서 사용하는 염산이었다면, 용기에 분명하게 그것을 표시하여 염산에 물을 붓는 위험한 상황도 생기지 않도록 했어야 한다. 그리고, 청소하는 용도로 염산이 일상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면, 캠퍼스 구성원 모두와 환경미화원 분들을 위해서 더 안전한 세제를 사용하는 방안도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사고가 발생한 후 대응 및 전파 과정에서 어떤 점이 논란이 되었는지는 이미 알려져 있어서, 여기에서 굳이 다시 논하지 않으려 한다. 다만, 사고가 발생한 당시에는 그 물질이 불산이라고 전제하고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여, 건물을 출입할 가능성이 있는 모든 사람에게 전파하는 것이 바람직한 대응이었을 수도 있다. 그리고, 사고 직후 유출 물질이나 기체가 무엇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건물 공조 장치를 가동하여 환기하는 것이 합당한 조치였는지, 그리고 가스디텍터를 이용한 안전 점검이 그보다 12시간 후에 이루어진 것에는 문제가 없었는지 검토해 보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반성과 평가는 잘잘못을 가리거나 책임의 소재를 따지는 것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사고 대응 프로토콜을 개선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지난 3월의 이 사건을 다시 살펴보니, 우리학교 캠퍼스에서 굳이 실험실이 아니라도 다른 일상적 생활 공간에서 다양한 화학물질이 사용되고 있다는, 어쩌면 진부한 사실을 다시 곱씹어보게 보게 된다. 그리고, 모든 구성원들이 일상 생활에서도 더욱 관심을 가지고 캠퍼스 안전을 위해 함께 고민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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