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이 진행한 사업에 고마움 표한 캐셔

 지난 6월 5일, 제32대 학부 총학생회 <받침>(이하 총학)은 ‘교내 노동자 노동 환경 개선 사업’의 일환으로 ‘앉아서 일하는 캐셔와 노동이 존중받는 캠퍼스를 위한 모금함’을 설치해 모금을 진행하였다. 해당 캠페인은 ▲북측 학사식당 카이마루(N11) ▲동측 식당(E5) ▲서측 식당(W2) ▲북측 교수회관(N6)에서 5일부터 13일까지 총 9일 동안 진행되었으며, 계좌 입금을 통한 모금도 함께 실시했다.

 총학 사회참여국에서 진행한 본 사업은 교내 노동자의 노동권 및 인권에 대한 교내 구성원들의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계획되었다. 사회참여국은 “실제로 몇몇 교내 구성원들이 학사 식당 캐셔가 의자에 앉아서 업무를 진행하는 것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본 사례도 존재한다”고 밝혔다. 사회참여국이 캐셔와 진행한 인터뷰 내용 중에는 ‘다른 직원들이 왜 앉아서 일하는지 물어보는 몇몇 교수도 있었다’라는 답변도 있었다. 총학은 캐셔와 진행한 해당 인터뷰를 통해 ‘교내 노동자의 노동권 증진을 위해서는 윤택한 노동 환경의 조성과 더불어 학내 구성원들의 인식 개선 또한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총학은 교내 구성원의 인식 개선과 사업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학생 사회에 사업을 홍보했으며, 각 식당에 모금함을 설치하는 등의 캠페인을 통해 교내 노동자의 노동 환경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노력했다.

 모금의 형태로 사업을 진행한 이유에 대해 총학은 “고용 업체에 의자 구매를 요청하는 것은 곧 추가적 비용 청구이다”라며, “고용 안정성을 우려하는 캐셔 노동자의 입장을 난처하게 해 사업 취지에 반할 우려가 있다”라고 답했다. 또한, 총학은 ‘앉아서 일하는 캐셔와 노동이 존중받는 캠퍼스를 위한 모금함’ 외에도 ‘폭염 기간 중 정문 초소 경비 노동자 야외 근무 중단 안내’ 사업을 시행했으며, ‘노동 부스’, ‘정문과 동문의 경비초소에 공기청정기 설치’ 등의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6월 5일부터 9일 동안 온라인 및 오프라인으로 모금 캠페인을 진행한 결과, 학내 구성원인 학생, 직원, 교원으로부터 총 1,008,448원이 모금되었다. 총학은 모금액을 통해 서측 식당, 동측 식당, 교수회관 식당에 캐셔 노동자가 앉아서 일할 수 있는 의자와 ‘누구나 건강하게 노동할 권리가 있다’라는 문구가 적힌 배너를 설치했다. 또한, 많은 교통량과 배기가스, 미세먼지 등으로 인해 좋지 않은 환경에서 근무하는 정문과 동문의 경비 초소에 설치할 공기 청정기를 주문했다. 

 또한, 총학은 남은 모금액으로는 ‘노동 부스’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동 부스는 노동자의 권리에 대한 정보를 학내 사회에 공유하는 역할을 할 예정이다. 이 사업에 대해 총학은 ‘많은 교내 구성원들이 노동자로 일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로서 누려야하는 권리에 대한 정보 및 접근성에 대해서는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어 계획했다’고 전했다. 

 교내에서도 근로계약서 미작성 및 미교부, 최저임금 미준수, 근무 중 폭행 및 언어폭력 등을 당했다는 제보가 있었다. 최근에는 과학영재교육연구원에서 진행하는 캠프에 조교로 참여한 학우들에 대해 최저임금보다 적은 임금이 산정되었고, 근로계약서마저 작성되지 않아 문제가 대두되기도 했다. (관련기사 1면, <영재원 캠프 최저시급 미준수 지적... 임금 재선정 후 지급돼>) 총학은 ‘노동 부스 조직 등의 사업을 통하여 이와 같은 문제들을 예방하고 노동자의 권리와 그 보전을 위한 정보를 학내 사회에 공유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노동자 근로 환경 개선 캠페인에 대해 한 익명의 캐셔는 “바쁜 와중에도 세세한 것까지 신경 써주는 학생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고 답했다. 이어, “이런 문제에 대해서 신경 쓸 수는 있지만 행동으로 옮기지는 것은 쉽지 않은데,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해서 시간을 내서 실천한 점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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