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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아트페어 2018, 소개하다 교류하다
[449호] 2018년 05월 29일 (화) 김선규 기자 seongyukim@kaist.ac.kr

  아트페어(Art Fair)는 여러 화랑이 모여 미술작품을 판매하는 행사를 말한다. 아트페어는 대규모 경매의 침체와 수동적인 예술 소비로 침체를 겪는 미술계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가람미술관에서 개최된 <디자인 아트페어 2018>에 참가해, 예술가와 디자이너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예술은 변하고 있다: 순수 예술부터 대중적인 소비에 이르기까지
  ‘예술’이라는 단어는 고상하고 어려운 느낌을 준다. 우리의 인식이 예술의 순수한 성격을 강하게 부각하기 때문이다. 예술은 표현의 욕구를 해소하기 위해서 시작했다. 감각으로 얻은 정보를 재현하기 위한 노력은 순수 예술이라는 장르를 탄생시켰다. 다수가 예술에 관한 지식을 접할 때, 순수 예술을 가장 먼저 보게 되고 기본적인 것으로 생각한다. 새로운 미를 창조하고, 개념을 확장하는 순수 예술만을 떠올린다면, 예술은 앞으로도 어려운 장르일 것이다.
  하지만 예술의 본질은 창작, 감상에 머물지 않는다. 예술이 인간에 의해서 창조되는 한, 예술 작품은 필연적으로 소비의 대상이다. 20세기 초까지 예술 작품은 오직 소수를 위해서 소비되었다. 유명 작품이 특정 계층 사이에서 높은 가격에 경매되는 것이 거래의 전형이었다. 예술은 창작자와 자본가에게만 관심을 끌었다.
  시간이 흐르며, 예술은 문화 전체에 걸쳐 만연해졌다. 현대에 있어, 예술을 소비하는 대상에는 제한이 없다. 모든 물건은 한때의 영감을 품고 있다. 예술 작품을 그대로 인쇄하거나 패러디한 옷, 케이스가 자연스럽게 판매된다.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회, 음악회, 공연도 가까이 있다. 예술이 순수를 벗어난 결과이다. 예술은 대중의 관심을 이끌었고 소비자와 창작자의 경계를 흐렸다. 예술은 더는 그 자체를 고집하지 않는다. 누구나 예술을 창작하고 소비할 수 있다.
  예술이 스며든 제품의 거래는 예술의 대중성에 기여한다. 하지만 예술의 주체는 여전히 주요 작가와 자본가들이다. 지금의 간접적인 예술 소비는 예술의 주체를 이동시키지 않는다. 예술의 트렌드는 여전히 최초 구매자인 자본가와 미술계의 입맛에 따른다. 대중은 이렇게 형성된 대세를 따라 소비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에 예술 소비의 방향과 생계가 직결된 신인 예술가는 예술에 흐름에 편승해야 한다. 이와 같은 예술을 ‘모두를 위한 예술’이라고 말할 수 없다.
  수동적인 예술 소비는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도 하다. 예술 창작자와 소비자가 만날 기회 자체가 적다. 최근 SNS가 많은 정보를 전달하는 매체가 되고 있지만, SNS는 거래가 아닌 교류의 장소로 작용할 뿐이다. 또한, 화랑가 등에서 주최하는 경매는 여전히 일반인이 참여하기에는 부담스럽다. 결국, 주어진 선택지가 재창조물의 소비이다. 기존의 작품 거래도 전반적으로 정체를 보이며, 예술 소비에 새로운 대안이 요구되고 있다.

   
▲ 화가 안소현

<디자인아트페어 2018>, 모두가 예술을 즐기는 장
  아트페어는 수동적인 예술 소비에 새로운 대안으로 평가된다. 다양한 분야의 작품을 수집한 후, 일반인에게 전시의 형태로 소개한다. 아트페어는 개최자의 뜻에 따라 다양한 규모로 개최되고 있으며. 거래되는 작품의 가격도 다양하다. 예술가와 소비자 모두에게 부담이 없어 새로운 유입도 활발하게 일어날 수 있다.
  <디자인아트페어 2018>은 디자인과 시각예술 분야의 작품을 선보이며, ‘신선한 표현예술, 대중과의 문화적 소통’을 목표로 하는 아트페어이다.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진행된 <디자인아트페어 2018>은 작품의 소개와 판매, 예술적 교류가 동시에 일어나는 예술의 장이었다. 아트페어에 참가한 4명의 화가와 디자이너(안소현, 지음, 정유정, 김수연)가 열흘간 아트페어에서 만들어낸 이야기를 인터뷰 형식으로 전한다.

어떤 작품 활동을 하고 있나
안소현: 캔버스에 아크릴 페인팅을 하는 평면 회화 작업을 주로 하고 있다. 이번 전시 작품 주제는 ‘안온한 시간들’이다. 햇빛이 드리워진 일상의 장소를 찾아다니며 시선과 감정을 담아 그렸다. 매일 보던 풍경도 다르게 보일 때가 있고 잠시나마 자신만의 공간에 놓인 기분이 들어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지음: 청동, 황동, 스테인리스를 재료로 함과 그릇을 만들고 있다. 관리가 어려운 동을 재료로 사용하지만, 그릇뿐 아니라 인테리어 소품으로 사용할 수 있게 디자인하고 있다. 동이 가진 에이징 현상도 자연스럽게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유정: 그림을 그리는 것이 대부분의 작업이다. 직접 만든 소녀 캐릭터를 계속 그리고 있으며, 열쇠고리나 엽서 등에 캐릭터를 넣은 소품도 만들고 있다.

김수연: 어느 공간이든 추억을 남긴다. 기억, 사진, 그림 중 어떤 것도 그 순간 사라지게 되는 그 장면을 담아낼 수 없다. 사라질 추억을 그대로 놓아두고 기록하려는 의도로 공간 속의 시간을 시각화하여 작품에 표현했다.

   
▲ 브랜드 지음

어떻게 <디자인아트페어 2018>에 참여하게 되었나
안소현: 우연히 공모를 보았다. 회화 작가임에도 <디자인 아트페어 2018>이라는 이름의 기획전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관심이 생겨 지원했고, 심사를 통해 선정되어 참여하게 되었다.

지음: 홍보의 목적이 컸다. 인스타그램 등으로 새롭게 론칭한 브랜드를 소개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었다. 경력에도 도움이 되고, 많은 작가를 만나는 좋은 기회이다.

정유정: 지인의 소개로 2017년에 우연히 참가했고, 좋은 기회여서 다시 참여하게 되었다.

김수연: 큰 아트페어에는 참가한 적이 별로 없는데, 한가람 미술관에서 전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좋은 작가들을 많이 만날 수 있어서 좋다.

   
▲ 화가 정유정

이번 아트페어가 가진 차별점이 있나
안소현: 많은 작가의 다양한 작품을 한 번에 볼 수 있고, 현장에서 작가와 관람객의 직접적인 소통을 자유롭게 하며 거래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보통 전시와 달랐다.

정유정: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었고 전시 목적이 강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다양한 분야의 작품이 모여 있어, 관람객이 각각의 분야에 관심을 가지는 모습을 볼 수 있어 기뻤다.

   
▲ 화가 김수연

열흘간의 아트페어가 마치며 느낀 점과 아쉬운 점
안소현: 보고 느끼는 것은 오로지 관람자의 몫이기 때문에 어떻게 보실지 무척 궁금했고 설레고 떨리는 마음으로 전시에 참여했다. 전시장에 상주하면서 관람객의 반응을 보니 무척 재미있었고, 저와 같은 마음으로 느낀다는 피드백을 받을 때 가장 행복했다.

지음: 영광스럽고, 또 반성하는 자리가 되었다. 많은 분들을 만나고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

김수연: 아트페어 자체의 홍보가 부족해 아쉽다. 주말에는 관람객이 많지만, 평일에는 거의 사람이 오지 않았다. 그것 때문에 쉬는 것보단 활동을 이어가기 위해 중간중간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 하지만 작품을 알리고 대중들과 교류할 수 있어 뜻깊은 자리였다.

  아트페어가 열린 열흘의 기간은 신인 예술가가 자신을 소개하고, 예술 소비자가 직접 작품을 구매하는 시간이었다. 피드백을 주고받고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자리였던 <디자인아트페어 2018>은 5월 26일을 끝으로 마감되었다. 그러나 아트페어가 가야할 길은 아직 멀다. 적극적으로 소비하고 예술 소비의 주체를 대중으로 옮기는 행사가 되기 위해서는 미술계와 대중 모두의 따듯한 관심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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