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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현안에 대한 논의 오간 총장 간담회
[449호] 2018년 05월 29일 (화) 유신혁, 이희찬 기자 ysh208@kaist.ac.kr

  지난 23일, 학술문화관(E9) 5층 스카이라운지에서 우리 학교 제16대 신성철 총장과의 간담회가 진행되었다. 본 간담회에서는 학생 생활과 학내 이슈 전반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 간담회는 ▲안전 ▲학사 정책 ▲대외적 사안 ▲신 총장이 학부생에게 건네는 조언 ▲자유 질의의 5개 세션으로 구성되었다. 행사 진행 중 신 총장이 “대학원생이 밤새워 일하는 것이 불쌍해 보이는 사람은 대학원에 가면 안된다”고 말하는 등 대학원 생활과 관련하여 논란의 소지가 있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본격적인 간담회 시작에 앞선 인사말에서 신 총장은 우리 학교가 세계를 선도하는 대학이 될 것이라 말했던 정근모 박사의 정신을 언급하며, 터만 보고서 말미에 있었던 ‘Dream of the Future’라는 문구를 강조했다. 신 총장은 “앞으로 KAIST의 더 큰 꿈을 이루기 위해 Vision 2031을 선언했다”고 말하며 프레드릭 터만(Frederick Terman) 박사의 의지를 이어나갈 것을 알렸다. 이어 제32대 학부 총학생회 <받침>(이하 총학) 이재석 총학생회장은 간담회에 참가한 총장과 각 부서 처장, 그리고 학우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행사의 시작을 알렸다.

 

   

▲ 총장 간담회의 시작을 알리는 이재석 학부 총학생회장
지난 23일 진행된 신성철 총장과의 간담회에서 이재석 학부 총학생회장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광현 기자)

교내 안전 문제에 대한 논의 나눠
  안전 세션에서는 외부인 문제, 교통 문제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해 질문이 오갔다. 쓰레기, 소음, 건물 무단 출입, 주차 등의 문제를 일으키는 외부인 출입에 대해 신 총장은 우리 학교가 공공기관이기 때문에 지역사회를 위해 개방해야 한다는 점을 짚었다. 그러면서도 “연구를 위해 적절한 선에서 외부인의 출입을 막아야 하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는 장소”라며 안내판 설치와 직원이 직접 순찰을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안진웅 부총학생회장은 “표지판과 현수막을 총학 차원에서 계속 설치했지만, 외부인 문제는 전혀 해결되지 않았다”며 학교 측이 보다 확실한 대책을 제시해주기를 요구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학우는 지난 16일 진행된 지진대피훈련이 일부 건물에서만 진행이 되고, 유동 인원이 가장 많은 창의학습관(E11)과 기숙사는 훈련 대상에서 제외되었음을 지적하였다. 이어 재난 상황에 대한 대피훈련을 확대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우리 학교 김기한 행정처장은 “학생들의 민원이 많이 들어온다는 점 등 실무적으로 다양한 걸림돌이 있다”고 밝혔지만, 점진적으로 훈련을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화학물질 취급 사고 조사 경과 밝혀
  안전 세션의 자유 질의 시간에 한 학우는 지난 3월 발생한 교내 화학물질 취급 사고에 대한 사후조사위원회의 경과를 물어보았다. 이에 김 행정처장은 사후조사위원회에서 여러 번에 걸쳐 사건에 대한 진술을 듣고 보고서를 작성 중이며, 마지막 단계에서는 제32대 학부 총학생회 <받침>(이하 총학) 총학생회장과 제46대 대학원 총학생회 <Only-one> 총학생회장도 자리를 함께하여 보고서를 살펴볼 것을 약속하였다. 이후 학사 정책 세션의 자유 질의 시간에도 화학물질 취급 사고에 대해 한 학우가 다시 질문하였다. 그 답변으로 박오옥 교학부총장은 “사건이 와전되어 학생들에게 오해가 생긴 것 같다”고 말하며, ‘불산 누출 사고’가 아님을 강조하였다. 박 교학부총장은 “대학원 총학생회장이 사건 다음날 새벽에 보낸 메일이 오히려 학생들에게 혼란만 가중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덧붙여 “학교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해당 물질을 밀봉하는 등 매우 긴급하게 안전 조치를 행했다”고 강조하였다. 박 교학부총장의 발언 후 자리에 있던 학우들은 “그 물질이 실제 불산이었는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며, “불산이 아닌 것으로 결과가 나오면 덮고 넘어가려고 했던 것처럼 보인다”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 주제를 마무리하며 학교 측은 앞으로 이런 일이 벌어졌을 때 어떤 절차로 안내를 진행할지 사후조사위원회에서 논의하고 있다는 점을 밝혔다.
  이 외에도 “김병호•김삼열 IT 융합 빌딩(N1) 건물이 흔들리는 것 같다”며 건물의 안전 진단을 요구한 질문에 김 행정처장은 해당 건물에 대한 재점검을 지시할 것을 약속하며 많은 학생이 안전교육에 참여하기를 권하였다. 우리 학교 정문 부근의 교통 혼잡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 학교 시설팀과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들이 협력하여 해결책을 강구할 것을 밝혔다. 또한, 월평 셔틀버스의 배차 시간에 대한 의논과 태울관(N13)과 장영신 학생회관(N13-1) 앞 도로의 교통 통제에 대한 의논이 진행되었다.

신 총장의 이대 발언 관련 논란 일어
  안전 세션에 이어 진행된 학사 정책 세션에서는 교양 과목의 수강 신청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한 학우는 교양 과목의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점과 부족한 수용 인원 때문에 많은 학우들이 인문적 소양을 기르기 어려워 융합적 인재가 되기 힘들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이에 대해 신 총장은 융합적 인재를 기르기 위해 인문사회 분야의 지식도 굉장히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교양 과목 수업을 듣기 힘든 상황에 대해서는 K-MOOC과 같은 온라인 공개강의 네트워크를 이용한 학점 인정을 실시하거나 타 대학과의 교류도 검토하고 있음을 밝혔다. 이때 신 총장이 “남학생들이 좋아할텐데, 이화여자대학교에 가서 계절학기 수업을 듣는 것을 추진할까 한다”는 발언을 한 점에 대해 박제희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 위원장이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지적하였다. 박 학우는 “남학생들이 학점 교류를 하는 것은 여성을 만나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다”며 남학생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이화여자대학교를 예시로 강조한 점에 대해 불편함을 드러냈다.
  이후 류석영 포용성위원회 위원장은 “교양과목을 대상으로 한 교내 암거래가 진행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학교가 체육 과목 이수를 필수로 지정했다면 그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학교에서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조용훈 교무처장은 “수강 신청 시스템을 수정하는 등 해당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학사 제도에 대한 다양한 논의 진행
  한 학우는 타 대학과의 학점교류 과목에 대해 인문사회선택 과목이 아닌 자유선택 과목으로 인정해주는 점도 해결해주길 요구하였다. 조 교무처장은 “인문사회과학부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기 위해선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인문사회과학부가 다가오는 여름학기를 위한 과목을 평년보다 많이 개설했고, 졸업 학기 학생에 한해서 교수 재량으로 수강신청에 실패하였더라도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자체적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을 알아주기를 부탁했다.
  최대 12학기까지 재학할 수 있는 제도가 오히려 학생들의 다양한 공부를 제한한다는 의견에 대하여, 신 총장은 “기숙사 문제 등 다양한 시설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규정을 바꿈으로써 우수한 인재를 양성해낼 수 있다면 충분히 고려해볼 수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에 덧붙여 “개편이 힘들더라도 확실한 비전과 미래 계획이 있는 학생일 경우 총장으로서 선별적 지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부전공, 복수전공을 선택하는데 99학점이라는 제한이 있는 것 역시 함께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학과 간의 벽을 허물고 과목 간 상호인정을 확대함으로써 자유로운 수강을 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에는 신 총장이 “매우 좋은 생각이다”라고 답했다. 또한 “비슷한 과목들에 대해서 교무처장과 각 학과장이 얘기를 통해 조사하기를 바란다”라며 총학과 협력하여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특정 과목에 대한 통합 교재를 제작하게 된다면 교수 간의, 그리고 학과 간의 장벽을 허무는 것”이라며 해당 안건이 융합 인재를 양성하는데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입학금 폐지의 흐름과 달리, 우리 학교가 학우들에게 걷는 입학금은 어디에 사용되는지 묻는 질문에, 신 총장은 우리 학교의 입학금 수익은 총 9억 원으로, 연 24억 원 규모의 학생 지원금에 모두 사용됨을 알렸다. 따라서 입학금을 폐지하게 된다면 그만큼 학생들을 위한 자본도 줄어들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에 덧붙여 김보원 기획처장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입학금 폐지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며 “학생 지원을 줄이지 않으면서도 입학금을 점진적으로 폐지할 수 있는 세부적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5급 공개경쟁채용시험(기술고시)이나 창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위해 일반 휴학 기간을 연장해주고, 질병 휴학과 일반 휴학 기간을 분리해달라는 요청에 신 총장은 “이공계 지식을 기반으로 다양한 분야에 나아가야 함에 동의한다”며 특정 조건에 대한 휴학 기간을 늘리는 방법을 고려해보겠다고 전하였다. 또한, 조 교무처장은 일반 휴학과 질병 휴학 기간을 분리하는 부분도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학자금을 인상해달라는 질문에서 김 기획처장은 정부 예산을 받아오는 것이라 쉽지 않다고 말하면서도 노력해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학내 연계 인턴십 제도에 대한 논의 또한 진행되었으며, 이에 신 총장은 “대덕 연구 단지와 협력하여 더욱 다양한 인턴십을 학생들이 경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여러 주제 논의된 대외적 사안 세션
  대외적 사안 세션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 명예박사 문제, 학내 성폭력 문제, 전문연구요원 제도 등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 오갔다. 박 전 대통령 명예박사 문제에 관해 한 학우는 제보를 통해 “KAIST를 넘어 전 국민에게 불명예를 선사한 박 전 대통령에게 더 이상 명예박사 지위를 부여할 수 없다”며 신 총장에게 입장을 물었다. 신 총장은 이 질문에 대해 “지금의 상황으로는 명예박사를 취소할 수 있는 논리와 규정이 없다”고 말했다. 신 총장은 “학위 수여 전에 발생한 문제가 발견되었을 때는 학위를 취소할 수 있지만 수여 후 발생한 문제로 취소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학내에서 성폭력이 발생했을 때의 대응 방식을 묻는 질문에 대해 신 총장은 “성폭력 문제에 대해서는 교수와 학생 사이에서 발생한 문제, 학생과 학생 사이에서 발생한 문제 모두 무관용 원칙을 적용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한 학우는 제보에서 “전문연구요원 제도의 현황이 학생들에게 알려지지 않아 학생들이 갈팡질팡하고 있다”라며 신 총장에게 질문했다. 질문에 대해 신 총장은 “2017년 박사과정 입학생까지는 전문연구요원 제도가 보장이 될 것으로 보지만, 그 이후로는 KAIST 박사과정 전원이 전문연구요원 혜택을 받는 것은 쉽지 않다”고 전했다. 이어진 자유질의 시간에서는 인권윤리센터 직원 충원 문제, 리버티 아카데미 문제 등의 질문이 오갔다.

 

   

▲ 학교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하는 안진웅 학부 부총학생회장

안진웅 학부 부총학생회장이 외부인 문제에 대한 학교 측의 입장을 분명히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광현 기자)

대학원 생활에 대한 의견 차 보여
  이어, 학우들이 신 총장에게 조언을 구하는 세션이 진행되었다. ‘꾸준한 마음가짐을 가지는 법’에 대한 질문에 대해 신 총장은 “끈기 있게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 학우는 ‘대학원생이 행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신 총장에게 질문했다. 이 학우는 “개별연구에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는 대학원생들의 모습을 많이 보았고, 대학원생들의 개인 시간이 거의 없다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말하며, “대학원 생활에 대한 두려움이 생겼고, 암울해졌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근로 시간이 정해져 있고 수평적인 외국의 대학원 생활에 대해 전해 들으며 이것이 바람직한 대학원생의 생활 모습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 질문에 대해 신 총장은 “대학원에 간다는 것은 전문가로서의 삶을 살겠다는 것이므로, 그러한 삶이 본인에게 가치가 있고 즐거운지 생각해야 한다”며, “대학원생이 밤새워 일하는 것이 불쌍해 보이는 사람은 대학원에 가면 안 된다”고 말했다. 신 총장은 “자신이 하는 일에 기쁨과 가치를 느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신 총장은 “대학원생이 ‘근무 시간’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토요일에는 회의를 하지 않게 해달라’고 요청한 것에 대해 충격을 받았다”고 말하며 “KAIST에 이러한 학생이 반 이상이라면 KAIST는 없어져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본 발언에 대해 “아무리 재미있는 일도 너무 오래 할 수는 없고, 밤 새는 것이 문제는 아니지만 강요되는 분위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학우의 지적이 있었다.
  마지막으로 총학의 질문이 있었다. 총학은 신 총장에게 학생들과 어떻게 소통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신 총장은 “학생들과 함께 소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하며 현재 시행하고 있는 소통 관련 사업에 관해 이야기했다. 또한, “학생과 마찰을 빚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추가 질문에 대해 “세대 차이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사과에 인색하지 않는 리더십을 보여 주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백민기 총학 정책국장의 지적이 있었다. 대화와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 총학과 신 총장의 공감이 이루어지며 간담회가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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