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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한 오월
[448호] 2018년 05월 15일 (화) 오태화 편집장 kaisttimes@gmail.com

  5월, 가정(家庭)의 달입니다. 봄의 문턱을 넘어서 그 절정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하루입니다. 교정에는 녹음이 푸르렀고 햇살은 더욱 따스하게 우리를 비추기 시작했습니다. 4월 내내 우리를 괴롭히던 미세먼지와 꽃가루도 서서히 자취를 감추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를 반기듯, 사람들은 야외로 나와 공원을 거닐고, 돗자리에 앉아 저마다의 이야기꽃을 피웁니다. 마침 다양한 행사와 휴일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아이들의 행복한 표정을 상상하며 어린이날 선물을 고민하는 어머니, 아버지들, 무한한 헌신에 감사하는 한없이 작은 선물을 당신에게 드리는 우리들, 고사리손으로 만든 조그마한 카네이션을 스승의 가슴 한 켠에 달아드리는 학생들까지. 보고만 있어도 마음 한쪽이 따스해지는, 행복이 가득할 것만 같은 한 달입니다.
  그러나, 햇살이 강해지면 그늘이 어두워지고 깊어지듯이, 누군가에게 5월은 한없이도 잔인한 계절이 됩니다. 사람들이 허무함과 우울함을 가장 많이 느끼는 계절,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이 가장 많은 계절 또한 5월이기 때문입니다. 프랑스의 사회학자 에밀 뒤르케임(Emile Durkheim)은 추운 계절이 끝나고 더운 계절이 시작될 때 자살률이 높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마냥 행복해 보이는 주변 사람들을 보며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게 되고, 삶이 무의미하고 공허하게 느껴질 때 자살을 선택한다는 것입니다. 그들에게 어린이날, 어버이날과 같이 즐거워야 할 기념일은 오히려 정신을 옥죄어오는 하루가 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는 죄책감, 가족으로부터 소외되었을 때 찾아오는 상실감과 크나큰 공허함은 자살이라는, 결코 선택해서는 안 될 것에 대한 유혹을 불러일으킵니다.
  오늘날, 이러한 현상은 심각한 사회문제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국가가 직접 이들을 위한 제도를 개선하고 새로 마련해야만 합니다. 더 이상 이들이 소외받고 세상과 단절되도록 방치해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단지 국가에만 맡길 문제는 아닙니다. 우리가 먼저, 우리가 나서서 이들에게 손을 내밀어야 합니다. 지나가는 이웃에게 건네는 따뜻한 인사 한마디, 밝은 미소 하나가 이들의 허무감와 우울함을 덜어줄 수 있습니다.
  5월, 가정의 달입니다. 하지만, 행복의 빈부격차 역시 커져만 가는 달입니다. 행복을 좇는 것도 좋지만, 그전에 주변 사람들을 한 번 뒤돌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모두가 행복한 5월이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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