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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 정책의 그림자
구본기 - <표백의 도시>
[448호] 2018년 05월 15일 (화) 박재균 기자 hagsfdf@kaist.ac.kr

  지난해 4월,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도시재생 뉴딜 사업’을 공약으로 발표했다. 공적 자금을 매년 10조 원씩, 5년간 총 50조 원을 투입해 노후주택 수리비를 지원하고 생활여건을 개선하겠다는 것이 도시재생 사업의 골자이다. 문재인 정부의 도시재생 사업은 많은 병폐를 낳은 도시개발 사업과 큰 차이가 없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특정 지역이 개발되면, 지가와 임대료가 빠르게 상승하고, 기존 주민들의 비자발적 이주인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이 발생한다. 도시재생도 과연 이 도식을 따라갈 것인가? <표백의 도시>가 명쾌한 설명을 제공한다.
  저자는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인해 임차인이 입는 경제적인 손해를 간략히 설명한다. 권리금은 새로운 임차인이 이전 임차인에게 해당 공간에 쌓아놓은 영업적 가치를 인정하며 치르는 돈이다. 그렇기에 권리금은 임차인 사이에서 거래되어야만 한다. 하지만 현실은 임대인이 권리금을 빼앗는 모습을 보인다. 임대인이 월세를 올리는 등의 수법으로 기존의 임차인을 내쫓고 새로운 임차인을 들이며 권리금을 취하는 것이다. 지금의 시장은 임대인의 불로소득이 늘고, 이를 임차인이 짊어지는 양상이다.
  추진 중인 도시재생 사업 역시 젠트리피케이션을 심화시킬 것으로 저자는 진단한다. 현 정부는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상생협약 체결’과 ‘공공안심상가 조성 사업’이 그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상생협약은 법적 구속력이 없으며, 정부가 세를 놓는 공공안심상가의 임차인은 극히 소수라는 점을 꼬집는다. 결국, 민간 시장에서 구속력 있는 임차인 보호장치를 만들기 전까지 도시재생 사업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현재 도시재생 정책은 기존의 도시개발 정책의 문법과 정확히 같다고 저자는 말한다. 즉, 단지 이미지 세탁을 한 것이라고 꼬집는다. 저자는 제도적인 안전망 없이 시행되는 도시재생 정책은 표백의 도시를 낳을 뿐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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