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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 드러나는 갑질의 실체, 한진 일가의 민낯을 낱낱이 파헤치다
[448호] 2018년 05월 15일 (화) 최태현 기자 choi-0202@kaist.ac.kr

  최근 한진그룹의 경영주 갑질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2014년, 흔히 ‘땅콩회항’으로 알려진 대한항공 KE 086편 이륙지연 사건뿐만 아니라 올해 3월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물벼락 갑질’사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하 조양호 회장)의 아내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이하 이명희 이사장) 갑질 논란이 모두 한진그룹의 경영진에서 비롯된 까닭이다. 본지는 한진그룹 경영주 갑질 논란을 정리하고자 ▲한진그룹과 한진그룹 일가 ▲대한항공 KE 086편 이륙지연 사건 ▲물벼락 갑질 사건 ▲한진 일가의 또 다른 갑질로 위 사태를 다루었다.

한진그룹과 한진그룹 일가
  故 조중훈 전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 1945년 발족한 ‘한진상사’를 전신으로 하는 한진그룹은, 해운업을 영위하던 한진해운이 파산하기 전까지 국내에서 유일하게 육해공 전 분야에 걸쳐 물류 수송 사업을 진행하던 그룹이다. 현재 한진그룹은 관광사업, 전세여객자동차, 화물자동차, 버스, 여객, 자동차운송사업, 수출입업 등을 영위하고 있으며, 그룹에 속하는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대한항공, 진에어(Jinair), 한진관광, 한진택배 등이 있다.
  조 전 한진그룹 회장의 장남인 조양호 현 한진그룹 회장은 조 전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 2002년 별세한 이후 경영권을 물려받아 한진그룹을 이끌고 있다. 조양호 회장의 배우자는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으로, 일우재단은 미술관의 설립 및 전시사업, 복지사업, 장학금 및 연구비 지급 사업 등을 주요 업무로 삼고 있는 재단법인이다. 조양호 회장과 이명희 이사장 슬하에는 장녀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하 조현아 전 부사장), 장남인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이하 조원태 대표이사), 마지막으로 차녀인 조 에밀리 리 진에어 부사장(이하 조현민 부사장)이 있다. 우선, 2014년으로 돌아가 가장 먼저 논란이 되었던 대한항공 086편 이륙지연 사건부터 하나씩 파헤쳐 보자.

대한항공 KE 086편 이륙지연 사건
  지난 2014년 12월 5일 현지 시각 기준 금요일 0시 50분, 미국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에서 대한민국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려던 대한항공 KE 086편이 예정보다 46분가량 늦게 출발한 항공사고가 발생했다.
  대한항공 KE 086편 기내에서 근무하던 한 승무원이 당시 퍼스트 클래스에 탑승하고 있던 조현아 전 부사장에게 견과류의 일종인 마카다미아를 봉지째 가져다주었다. 그러자, 조현아 전 부사장은 ‘승객의 의사를 물어보지도 않고 접시에 담지 않은 간식을 봉지째로 제공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내용으로 해당 승무원을 호되게 질책했고, 중간관리직에 있는 박창진 사무장을 호출하여 함께 질책하였다. 이 과정에서 조현아 전 부사장은 박 사무장에게 심한 욕설을 한 것과 함께 서비스 지침서 케이스의 모서리로 박 사무장의 손등을 수차례 찔러 상처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조현아 전 부사장은 박 사무장과 승무원을 자신 앞에 무릎 꿇게 하고 이들에게 심한 모욕을 주기도 하였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박 사무장에게 계속해서 책임을 물었으며, 끝내 박 사무장에게 대한항공 KE 086편이 공항 게이트로 다시 돌아가게 하도록 기장에게 전달할 것을 강요하였다. 결국, 박 사무장은 기장에게 기내서비스 문제로 인해 게이트로 되돌아가야 한다고 보고하였고, 기장은 단순 기내서비스 문제로 인지하고 항공기를 게이트로 돌리게 되었으며, 박 사무장을 공항에 남겨둔 채 대한민국 KE 086편은 인천국제공항으로 출발하게 되었다.
  사실, 사건의 원인인 ‘봉지를 뜯지 않은 마카다미아 서비스’는 대한항공 공식 매뉴얼에도 나와 있는 규정이다. 지난 2007년 이전에는 봉지를 뜯고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되어있었으나, 견과류 알레르기가 있는 승객들을 배려하여 ‘봉지에 담긴 마카다미아 취식 여부를 승객에게 물어본 뒤 서비스를 제공받겠다고 하면 봉지를 뜯어 접시에 담아주는 방식’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이러한 사건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자 많은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이러한 논란에 대한항공 측은 조현아 전 부사장을 옹호하는 것은 물론 해당 승무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사과문을 발표하였으며, 직원들을 동원하여 박 사무장에게 ‘사무장인 자신이 매뉴얼을 숙지하지 못한 것이며, 조현아 부사장이 화는 냈지만 욕은 한 적이 없다. 또한, 자신이 스스로 비행기에서 내린 것이다’라고 진술할 것을 강요했다. 이어, 박 사무장에 대한 조현아 전 부사장의 성의 없는 사과와 당시 퍼스트 클래스에 함께 탑승하였던 탑승객에 대한 진정성 없는 사과가 공개되며 더욱 많은 비난을 받게 되었다.
  결국 시민단체인 참여연대가 조현아 전 부사장을 항공보안법 위반 등으로 고발하면서 국토교통부와 서울서부지방검찰청의 조사가 시작되었으며, 지난 2014년 12월 30일 조현아 전 부사장은 항공보안법상 항공기항로변경죄, 항공기안전운항저해폭행죄, 형법상 강요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 등의 혐의로 구속되었다. 이후 2015년 2월 12일 진행된 1심 선고공판에서 조현아 전 부사장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를 제외한 모든 혐의에 유죄 판결을 받아 징역 1년을 선고받았지만, 같은 해 5월 22일 있었던 항소심 법원에서는 ‘조현아 전 부사장의 회항 장소가 공항 계류장이었기 때문에 항로변경죄가 적용되지 않는다’며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최종적으로 2017년 12월 21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검찰의 상고를 기각함으로써, 조현아 전 부사장에 대한 형벌은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으로 확정되었다.

갑질 논란을 재점화한 물벼락 사건
  지난 2018년 3월, 조현민 부사장이 광고대행을 맡은 A 업체와의 회의 중 광고대행사 직원에게 물병을 던지고 물을 뿌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회의 도중 조현민 부사장의 질문에 해당 직원이 답변을 제대로 하지 못하자 뚜껑을 따지 않은 음료수병을 직원에게 던졌고, 이후 분이 풀리지 않은 듯 물을 뿌렸다는 내용이었다. 해당 의혹이 언론을 통해 보도된 후, 조현민 부사장은 ‘물컵을 던지지 않고 밀치기만 한 것이다’고 주장했지만, 경찰은 당시 회의 참석자들로부터 매실 음료수가 들어 있는 종이컵을 얼굴에 던졌다는 진술을 확보하였다.
  위의 사건을 시작으로 그동안 대중들에게 알려지지 않았던 조현민 부사장의 갑질 실태가 연이어 밝혀지기 시작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상에서 빠르게 확산되었던 조현민 부사장의 갑질 사례 목록을 정리한 ‘조현민 만행리스트’에서는 ‘조현민이 평소 소속 부서 팀장들에게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일삼았고, 공정한 인사 발령 기준 없이 1년에 3~4번 팀장급 직원을 바꾸는 인사 전황을 주도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또한, ‘광고대행사 사장이 자리에 앉아서 대기하자 나중에 도착한 조현민이 “광고주가 들어오지도 않았는데 자리에 서서 기다리지 않고 앉아있다”며, “을이 갑에게 예의를 지키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갑질을 했다’는 내용도 포함되었다. 또다른 글에는 “입사 당시부터 자신의 큰 키에 대한 콤플렉스가 있던 조현민에게 ‘키가 참 크다’ 등의 발언을 한 상급직원들이 소리소문없이 다른 부서로 이동했다”는 내용도 존재했다. 뿐만 아니라, 조현민 부사장은 틈만 나면 대행사 직원들에게 ‘몸으로 말해요’ 게임이나 ‘원더걸스 춤 연습’ 등을 강요했다고 알려졌다.

국민의 공분을 산 한진 일가의 갑질
  한진 일가의 밝혀진 사건사고는 이것만이 아니다. 조양호 회장은 승객을 가득 태우고 제주도에서 돌아오던 조종사에게 자신의 개인 물품을 챙기라는 교신을 30분 동안 이어가기도 했으며, ‘땅콩 회항’사건과 관련해 조종사를 비하하는 듯한 뉘앙스의 댓글을 남겨 논란이 되기도 했다. 또한, 현재 조양호 회장은 500억 원이 넘는 상속세에 대한 탈세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이명희 이사장의 일화는 조현민 부사장의 갑질 폭로가 한진 일가의 악행 폭로로 확대되면서 밝혀지게 되었다. 이명희 이사장은 평소 자택의 운전기사나 경비원, 정원사 등에게 폭언과 욕설을 일삼았고, 물건을 집어 던지기도 했다고 진해진다. 또한, 지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축하연이 열린 제주특별자치도 제동목장 영빈관에서는 직원을 폭행하고, 하얏트호텔에서는 외국인 총지배인을 무릎 꿇리거나 호텔 지배인의 뺨을 때렸으며, 칼호텔에서는 외국인 요리사에게 뚝배기를 던지기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어, 2013년 자택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할 때 인부와 대한항공 직원에게 폭언과 폭행을 자행했으며, 2014년 5월경 하얏트호텔 신축 조경공사 현장에서 노동자에게 고함을 지르고 거칠게 밀며 서류를 빼앗아 흩뿌리는 등의 행위를 했다는 의혹도 안고 있다.
  조양호 회장의 장남인 조원태 대표이사는 지난 2000년 6월 차선 위반 도중, 이를 적발하고 단속하려던 교통경찰을 자신의 자동차로 치고 100여 m가량 달아나다가 붙잡혀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된 전적이 있다. 2012년에는 인하대학교 운영과 관련해 시위를 벌이는 시민단체 관계자들에게 “학생이 주인이 아니라 학교 주인은 나다. 여긴 사립학교이고 사유지다”라고 발언하거나 “내가 조원태다. 어쩔래 XXX야”라고 말하는 등 부적절한 발언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미국의 제16대 대통령인 에이브러햄 링컨(Abraham Lincoln)은 이런 명언을 남겼다.“진정으로 그 사람의 본래 인격을 시험해 보려거든 그 사람에게 권력을 쥐어줘 보라”재벌 2세인 조양호 내외와 재벌 3세인 조현아, 조양호, 조현민 3남매의 불법 및 갑질 형태는 많은 국민들의 공분을 샀으며, 국제적으로 큰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거대한 기업을 소유하고 운영하는 재벌들은 보통 사람들보다 더 많은 권력을 가지고 있고, 따라서 그들의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큰 파급효과를 불러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위치를 위용해 타인을 비합리적으로 괴롭히는 재벌들이 줄어든다면, 조금 더 성숙한 우리 사회를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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