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변리사, 이공계의 특허 변호사
상태바
5. 변리사, 이공계의 특허 변호사
  • 김영준 기자
  • 승인 2010.04.17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산업재산권을 다루는 변리사
변리사는 산업재산권에 관한 상담 및 권리 취득이나 분쟁해결 등 산업재산권에 관련된 모든 업무를 수행하는 전문자격사다. 산업재산권이란 특허, 실용신안, 의장, 상표를 총칭하는 말이며 일반적으로 특허라고 부르기도 한다. 변리사는 산업재산권의 출원에서 등록까지의 모든 절차를 대리하며, 구체적으로는 산업재산권 분쟁사건 대리와 기업 등에 대한 산업재산권 자문 또는 관리 등을 담당한다.

국내외의 특허 관련 업무를 총괄한다
변리사는 업무 중에 주로 개인 발명가, 중소기업체 사장이나 대기업체 발명가 그리고 특허관리자와 같은 고객을 상대로 한다. 또는, 국내에서 외국으로 특허를 출원하거나 외국으로부터 국내로 특허출원하는 경우에는 외국 변리사나 외국 변호사를 상대하기도 한다. 이재형 씨는 “국내의 고객을 상대하는 경우에는 직접 만나서 상담을 한다. 반면 외국의 변리사나 변호사를 상대하는 경우에는 가끔 고객관리 및 고객유치 차원으로 직접 만나는 것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팩스나 이메일과 같은 서신을 통해서 연락한다”라고 말했다.

그 밖에도, 변리사는 이미 출원된 특허를 침해하는 행위를 법적으로 해결하는 일을 한다. 이성훈 씨는 “누군가 특허를 침해한 경우, 처음에는 경고를 하거나 협상을 해서 좋게 해결하려고 하지만, 해결이 안 되면 형사 고발을 하거나 소송을 건다”라고 말했다.

타 분야의 직업과 협력하기도
변리사가 특허출원을 하려면 개인이나 집단의 발명을 국가기관인 특허청을 통해 허가받아야 한다. 따라서 발명의 내용을 알기 쉽게 정리해 문서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복잡한 특허출원 양식을 마련하고 서류 제출 기간을 엄격하게 준수하는 등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재형 씨는 “현실적으로 이런 과정을 변리사 혼자 전부 처리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발명의 내용을 문서화할 때 이공계 출신의 엔지니어나 번역가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또한, 까다로운 과정을 정확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이런 절차에 숙달된 직원의 도움이 필요하다.  특허분쟁이 생기면 다른 변호사와 협동해 소송을 벌이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업무 중 다양한 사람을 상대해
변리사는 일을 하다 보면 수많은 사람을 만나게 되는데, 모두 이해관계와 직결되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재형 씨는 “치료기구에 관한 발명이 특허청의 심사 결과 특허를 받지 못한 적이 있다. 그래서 그 발명을 한 험상궂은 인상의 출원인과 면담을 했다. 그런데 그가 식약청에서 허가를 받은 치료기구인데 왜 특허를 낼 수 없는지 모르겠다며 30분간 갖은 욕설을 한 적이 있다”라며 변리사의 고충을 설명했다. 그러나 이성훈 씨는 “많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 힘들 때도 있지만, 새로운 인간관계를 쌓을 수 있기 때문에 장점이 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공계와 인문계를 모두 포괄해
변리사는 타 직종에 비해 비교적 수입이 높고 안정적이라는 인식 때문에 가장 인기 있는 직업 중 하나이다. 하지만, 대부분 변리사의 수입이 예상처럼 높지는 않다. 이재형 씨는 “변리사는 자격증을 따기만 하면 평생 일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변리사의 수입이 높다는 인식은 잘못되었다. 실제로 변리사의 평균 수입이 일반적인 대기업의 사원들과 비교해서 크게 차이가 난다고 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또한, 변리사는 직업의 특성상 이공계와 인문계 모두를 포괄하기 때문에 유연한 사고능력이 필요하다. 이성훈 씨는 “이공계와 인문계 어느 하나만 제대로 하기도 어려운데 두 가지 일을 한꺼번에 해야 하기 때문에 피곤할 때가 많다. 기술에 대한 공부도 하면서 법도 계속 공부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성훈 씨는 덧붙여 “변리사는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많은 변리사가 끊이지 않는 사건 때문에 야근을 자주 하는 편이다”라며 변리사 일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창업 후 자유로운 사업도 가능
변리사가 된 후에는 법률사무소에 취직하거나 직접 개인사무소를 차려서 일할 수 있다. 법률사무소에 들어가면 한 번에 큰 수익을 올리기는 어렵지만 일정한 수입이 있어 안정적이다. 또한, 법률사무소에서는 규모가 큰 특허 소송을 경험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큰 특허 분쟁이 발생하면 법률사무소에 많이 의뢰하기 때문이다.

반면, 개인사무소를 차리면 본인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어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다. 이성훈 씨는 “개인사무소에서는 자기 사업을 한다는 자부심과 일에 대한 보람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업무의 결과가 바로 자신의 수익과 직결되기 때문에 일에 대한 의욕이 상승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개인사무소는 법률사무소에 비해 고객유치의 어려움이 있으며 수입이 고정적이지 않다는 단점도 있다.

특허관련 업무는 전망 밝을 것
2012년부터 시행되는 로스쿨 출신 변호사 자격시험으로 인해 변리사의 입지가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지금까지 변리사가 변호사와 차별되는 영역을 구축할 수 있었던 이유는 변리사가 인문계 출신의 변호사가 갖지 못한 이공계 지식을 바탕으로 한 특허분야에서 활동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공계 출신 학생이 로스쿨을 거쳐 변호사가 된다면 특허분야에 깊숙이 관여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 때문에 변리사의 전망이 어둡다고 할 수는 없다. 이재형 씨는 “특허분야에서 소송을 제기하기 위해서는 특허법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다양한 실무 경험이 필요하다. 현재 90%가 넘는 변리사가 이공계 출신이지만 대부분의 변리사가 각자의 전공분야와 관련된 특허업무를 하고 있을 정도로 특허 실무가 특화되어 있다. 이 점을 고려하면 특허실무 연수를 받는 이공계 출신 변호사는 별로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성훈 씨는 “특허 출원 부분은 어느 정도 포화상태에 이르렀다고 생각한다. 특허 출원 건수는 크게 변하지 않는데 변리사들의 수가 점점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은 지적재산권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점점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소송에 관련된 부분은 할 일이 늘어날 것이다”라며 변리사의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전공지식과 외국어 능력 중요
변리사로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해박한 전공지식과 특허법 관련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변리사라는 직업도 결국 서비스업이기 때문에 변리사가 된 후에는 상대하는 고객에게 신뢰를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한, 특허와 관련된 일은 국제 업무가 빈번하기 때문에 외국어 능력도 필수다. 이재형 씨는 “가장 중요한 외국어는 역시 만국공용어인 영어다. 영어로 유창하게 말하고 들을 수 있는 능력은 변리사에게 큰 무기가 될 수 있다. 특허업무에 있어서 영어 다음으로 일본어가 중요한데, 실제 변리사 업무를 하면서 일본어 독해가 필요한 경우가 많이 있다”라며 외국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학부시절부터 꾸준한 노력 뒤따라야
변리사가 되려면 대학교에서 기초 지식 쌓기를 게을리하면 안 된다. 이성훈 씨는 “훌륭한 변리사가 되려면 외국어는 물론이고 학부 시절에 배우는 물리나 화학 등의 기초 지식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변리사 준비를 하면서 어학 공부와 더불어 학부 공부도 열심히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재형 씨는 “KAIST 출신 학생들이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는 만큼 변리사를 준비하는 학생들도 꾸준히 노력하면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성훈 씨도 “이과와 문과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변리사는 자부심을 품고 도전해볼 만한 직업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