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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리를 훌쩍 넘긴 발 없는 말
[446호] 2018년 03월 27일 (화) 오태화 편집장 kaisttimes@gmail.com

  속담은 선조들이 수많은 세월을 두고 살아온 삶 속에서 터득한 그들의 경험과 지혜의 그릇이며, 마음에 간직할 수 있는 수양과 처세의 격언입니다. 다양한 순간과 상황 속에서, 수백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속담은 우리에게 많은 생각할 거리를 제공해줍니다. ‘발 없는 말이 천 리 간다’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속담 중 하나입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알고 있듯, ‘발 없는 말이 천 리 간다’는 ‘말(言)이란 순식간에 멀리까지 퍼져 나가는 법이다’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그러므로 말을 아껴서 하자’라는 뜻도 내포하고 있지만, 이번에는 ‘순식간에 퍼져 나가는 소문’에 주목하고 싶습니다.
  이 속담은 특히 요즘과 같은 정보화 시대에 더욱 잘 적용되는 것 같습니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의 SNS상에서 우리는 지인들의 소식은 물론이고, 낯선 이들의 일상까지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카카오톡이나 라인과 같은 다양한 메신저를 통해서도 역시 서로의 일상이 공유되며, 다양한 소식들이 주고받아집니다.
  얼마 전, 메신저를 통해 친구로부터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습니다. 한 고등학교가 학생들의 범죄 행위를 은폐하고 축소하려 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막대한 수치심을 느꼈을 불특정 다수의 피해 학생들은 공포와 두려움 속에서 가시밭길과 같은 학교생활을 이어나가고 있지만, 가해 학생 중 한 명은 버젓이 상위 학교에 입학하여 자신의 파렴치한 범죄 행위를 숨기고 생활하고 있다는 사실 또한 들을 수 있었습니다.
  고등학교는 나름대로 실추된 학교의 이미지를 외부에 드러내지 않기 위해 사건을 감추려 했을 것입니다. 피해 학생들이 겪었던 씻을 수 없는 상처와 고통, 그들이 느꼈을 수치심과 모욕감은 무시한 채 말입니다. 정말로 이기적이고 추잡한 행동임에 그지없습니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으며,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습니다. 그들이 은폐하려 했던 ‘말(言)’은 천 리를 훌쩍 넘겨 많은 이들에게 전달되고 있습니다. 소식을 전해 들은 사람들은 학교와 가해 학생의 행태에 분노하고, 그들이 받아 마땅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한 번 퍼지기 시작한 ‘말’을 저지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들이 감추려 했던 파렴치한 행위는 지금 이 순간에도 대화를 통해, SNS와 메신저를 통해 일부를 넘어 모두에게 전달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진실은 절대 침몰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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