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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시를 즐기는 방법
문태준 - <내가 사모하는 일에 무슨 끝이 있나요>
[446호] 2018년 03월 27일 (화) 류제승 기자 ryjs9810@kaist.ac.kr

  사계의 주기를 지나 봄이 돌아왔다. 온기를 기쁘게 맞이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한 달이 지났다. 3월이 숨 쉴 틈 없이 흐르는 사이 생각은 바쁜 일상으로 덧칠되었다. 하루를 온 힘을 다해 살다 보면 지친 몸과 마음만 남는다. 여유를 찾으리라 다짐하지만, 의지가 반드시 실현되는 것은 아니다. 일상 속에 여유가 필요할 때, 짧은 시를 읽는 것은 도움이 된다. 잠깐의 휴식이 필요한 이들에게, 문태준 시인의 시집 <내가 사모하는 일에 무슨 끝이 있나요>를 추천한다.
  문태준 시인의 시는 조심스럽다. 시인은 시를 통해 ‘사랑’이 아닌 ‘사모’를 묻는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리며 조용히 미소 짓는 모습을 그리기도 한다. 만물에 귀 기울이고 삶을 깊게 느끼려는 것 같기도 하다. 호수에 잔물결이 치듯 마음도 흔들리기를 바란다. 시인은 격정적인 감정을 드러내 마음을 울리려는 것이 아니라 그저 공감할 수 있도록 유려하고 조심스러운 배려를 담았다.
  감정을 나누고 되살리는 교감은 숨결의 전달과 닮았다. 그렇기에 해설의 이홍섭 시인은 문태준 시인의 시를 가리켜 숨결을 느끼듯 읽어야 한다고 말한다. 어머니와 아이가 나누는 부드러운 숨, 사랑하는 연인이 속삭이는 따뜻한 숨이 시에서 묻어나온다. 그 따스한 숨결은 시인의 문장 속에서 자연과 편안하게 어우러진다. 시인의 숨결을 담은 문장들은 읽는 사람도 조심스럽게 만든다. 일상에서 찾을 수 없는 온기와 느긋함은 지친 마음에 위로가 되어준다.
  삶이 지칠 땐, 시집을 펴고 한 구절씩 읽어보자. 문학적 고찰이나 사색이 시를 느끼는 필요조건은 아니다. 마음에 새겨진 그대로 받아들이며 여운을 즐기자. 마음에 드는 시 구절이 있다면 따라 적어보자. 수첩에 적힌 따뜻한 글귀로 지친 마음에 여유를 가져보자.
  겨울은 유난히 추웠다. 완전히 피어날 봄이 더욱 기다려진다. 날씨가 풀리고 땅에는 따뜻한 봄볕이 비출 것이다. 봄은 사람을 들뜨게 한다. 하나둘 움트는 생명의 기운이 설레게 한다. 새로 시작하는 봄, 시인의 숨결인 시 한 구절로 조금 더 차분하고 따뜻하게 맞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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