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첨단 올림픽의 장을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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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첨단 올림픽의 장을 열다
  • 김유빈 기자
  • 승인 2018.04.04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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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18일, 패럴림픽 폐막식을 끝으로 한 달간의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성공적인 막을 내렸다. 문화올림픽, 환경올림픽, 평화올림픽, 경제올림픽, ICT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ies) 올림픽이라는 핵심 목표를 내세웠던 평창 동계올림픽은, 이 중 ICT 올림픽이라는 목표에 있어서 세계 최초 5G 올림픽, 편리한 IoT 올림픽, 똑똑한 AI 올림픽, VR 올림픽이라는 4가지 세부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본지에서는 이번 올림픽을 기점으로 새롭게 도입된 기술들을 소개하고, 국제적인 무대에서 선보인 우리나라 기술력의 위치를 분석한다.

기술 혁신의 척도가 되어온 화합의 장
  평창 동계올림픽이 올림픽 비전으로서 ICT를 처음 제시한 것은 아니다. 2008년 중국 베이징, 2014년 러시아 소치, 2016년 브라질 리우 등 이전에 개최된 여러 올림픽에서도 ICT 기술은 개최국에 주어진 어려운 과제였다. 10년 전 개최된 베이징 하계올림픽은 최초로 무선 근거리 통신망(Wireless Local Area Network, WLAN)을 이용한 Wi-Fi 존을 만들고, 주파수를 분석해 각각의 ID를 식별하는 RFID (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를 도입하는 등 올림픽 기간 내내 혁신적인 ICT 기술을 선보였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제외하면 가장 최근에 열린 리우 하계올림픽도 NFC (Near Field Communication) 결제 시스템을 웨어러블 기기에 탑재해 경기장에서 상용화하는 등 한층 높아진 기술력을 세계적인 무대에서 입증했다. 또한 리우 하계올림픽은 초당 1만 프레임을 촬영하는 카메라 판정 기술을 처음으로 도입하며 ICT 외의 다양한 첨단 기술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이처럼 평화라는 이념에서 시작된 올림픽은 오늘날 발 빠른 기술 혁신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세계적인 축제가 되었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끝난 지금, 올림픽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인 분위기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폐막 연설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은 동계올림픽 게임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강조했다. IT 강국이라는 대한민국의 입지를 지키기 위해 평창 동계올림픽은 앞서 개최된 올림픽들이 이룬 성과 그 이상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다행히도 ‘Passion. Connected.’라는 슬로건처럼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은 ICT를 포함한 다양한 첨단 기술 분야에서 하나된 열정을 보여주는데 성공했다.

휴머노이드 로봇, 주 경기장에 배치돼
  우선 이번 올림픽은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력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12월 11일 대전을 거쳐간 성화 봉송은 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로봇이 참여한 성화 봉송으로 기록되었다. 이번 성화 봉송에는 인간형 로봇 휴보, 탑승형 로봇 FX-2 등이 직접 성화를 운반했다. 휴보는 지난 2015년 세계 재난로봇 경진대회에서 우승한 바 있으며, 일반인에게도 친숙한 대표적인 국산 로봇이다. 올림픽 기간 중 진행된 스키로봇 경진대회에서도 국산 로봇의 세계적인 기술력이 다시 한번 검증되었다. 불과 10개월도 안 되는 짧은 기간 동안 준비한 행사였지만, 인공지능을 탑재한 총 8팀의 로봇은 성공적으로 스키 슬로프를 하강했다. 이외에도 현장에서 총 29대의 로봇이 셔틀버스 시간, 경기 일정 등을 다양한 언어로 소개했으며, 음료 서빙 로봇, 벽화 로봇, 청소 로봇, 마네킹 로봇 등 다양한 로봇들이 주요 경기장이 위치한 평창, 강릉을 위주로 배치되어 활약하였다.

단기간에 선보인 완성도 높은 로봇들
  평창에서는 이례적으로 총 11종의 첨단 로봇을 일반인에게 공개했다. 전문가들이 개발한 로봇을 전시하는 대중적 기술전이 아닌 이상, 일반인이 첨단 로봇 기술을 눈으로 확인하는 것은 굉장히 드문 기회이다. 올림픽은 새로운 기술을 가시화하는 것보다 이미 입증된 기술을 선보이는 데 초점이 맞춰진 국제적인 행사이다.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로봇지원단 총감독을 맡았던 우리 학교 기계공학과 오준호 교수는 “첨단 기술 자체보다는 이 기술들이 어떻게 현실적으로 적용되는지 그 과정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밝혔다. 즉, 올림픽에 사용된 로봇들에 가장 최신의 기술이 적용되었다고 보긴 어렵다. 실제로 이번 올림픽에 쓰인 로봇은 이미 상업화에 성공했거나, 짧은 시일 내에 상업화를 목표로 하는 로봇이 전부이다. 로봇지원단은 ‘구현하고자 하는’ 로봇과 ‘구현할 수 있는’ 로봇 사이의 합의점을 찾고, 로봇진흥원과 함께 이를 어떻게 선보일지 그 원칙과 방향을 기획했다.
  하지만, 평창 동계올림픽에 국산 로봇을 선보인 건 큰 의미를 갖는다. 오 교수는 “대한민국 하면 떠오르는 세련된 첨단 기술이라는 이미지에 부응하는 올림픽이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특히 로봇 분야의 경우, 부족한 정부 예산과 1년이라는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완벽하게 올림픽을 준비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관련 분야에서 이 정도 기술력을 단기간에 선보인 건, 로봇을 구현할 수 있는 충분한 인프라와 기술적 저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우리나라의 로봇 기술은 미국, 유럽 등의 로봇과 견주어도 세계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수준임을 입증하였다.

첨단 경호 시스템이 평창 전역 보호해
  인천국제공항과 평창 전역에 설치된 체계적인 첨단 경호 시스템도 돋보였다. 올림픽 기간만큼은 방문객들, 특히 정상급 인사들의 모든 경로가 고성능 탐지 장비를 통해 보고되었다. 지능형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 3차원 지형정보시스템(GIS) 등 다양한 기술은 물체를 추적하는 것뿐만 아니라 물체가 포함된 전체적인 상황까지 곧바로 분석해 안전한 올림픽에 크게 기여했다. 이는 국가정보원, 경찰 등 관계기관이 사용하는 통합 정보시스템에 실시간으로 보고되어 그 효용성을 높였다.

모든 비행체 인식한 드론 탐지 레이더
  지난 2월 9일 진행된 개막식에서 1,218기의 드론을 이용해 형상화한 오륜기는 대회 기간 내내 큰 화제였다. 이번 올림픽을 기점으로 바로 이 드론을 탐지하는 드론 탐지 레이더가 실제 경호 시스템에 도입되었다. 드론 탐지 레이더는 우리 학교 전기및전자공학부 박성욱 교수와 전산학부 김순태 교수 연구실에서 공동으로 선보인 기술이다. 정대환, 이명준 박사를 중심으로 박준형, 강현성, 배경빈, 박정우, 이원영, 강민철 박사, 박승운, 김도훈 석사를 포함한 우리 학교 연구진은 평창에 직접 방문해 드론 탐지 레이더의 설치부터 운용까지 모든 과정을 도맡았다. 개폐회식장과 평창 마운틴 클러스터 경기장 주변 반경 1.2km 범위 내로 미인가 비행체가 확인되면, 관련 정보가 경호안전통제단 종합상황실에 보고되고 곧바로 비행체를 차단하는 경호가 이루어졌다. 올림픽 기간 내 감지된 미인가 비행체는 없었지만, 폐막식에 사용된 드론을 포함해 인가된 비행체들은 모두 정확하게 인식되었다.
  사실 지난 1월까지만 해도 드론 탐지 레이더는 평창이라는 극한의 환경에서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했다. 영하 20도에 달하는 추위로 인해 정상적인 운용에 어려움을 겪은 것이다. 하지만, 연구팀은 라미네이터 히팅(Laminator Heating) 등을 이용해 레이더의 내구성을 빠르게 개선했고, 결과적으로 개막식부터 폐막식까지 드론 탐지 레이더는 별다른 문제 없이 정상 운용되었다. 우리학교 전기및전자공학부 정대환 박사 과정은 “실용화는 100번 중 99번이 성공적이면 충분하지만, 사업화, 제품화는 이와는 전혀 다른 문제이다”라고 기술의 완벽한 구현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과정임을 강조했다.

인공지능 등 다양한 ICT 기술 사용돼
  이외에도 평창 동계올림픽은 2020년에 세계적인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5세대 이동통신 5G를 최초로 선보였다. 5G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4G LTE보다 약 20배 빨라 360도 영상과 VR 영상 모두 원활한 전송이 가능하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한글과컴퓨터가 공동 개발한 인공지능 통역 앱 ‘지니톡(Genie Talk)’은 총 9개국의 언어를 동시통역해 많은 관광객에게 호평을 받기도 했다. 또한,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사물인터넷을 이용한 이미지 트레이닝이 실전 훈련이 어려운 종목의 선수들을 대상으로 실시되기도 하였다.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이 당장 새로운 연구의 시발점이 되었다고 보긴 힘들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첨단 기술을 하나로 모으는 구심점 역할을 한 것은 무엇보다 자명해 보인다. 새로운 연구는 언제나 지금까지의 연구를 완벽하게 되짚어볼 때 가능하다. 이번 올림픽이 국내 연구진에게 혁신보다 중요한 가치를 전달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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