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 합창 동아리 KAIST CHORUS(이하 코러스)가 문화자치위원회의 심의를 거치지 않고 학생지원팀으로부터 특별활동비를 지원받아 피아노를 구매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학부 총학생회 2018년 제3차 정기 중앙운영위원회(이하 중운위)에서 관련 논의가 진행되었다. 중운위는 코러스가 ‘피아노를 학우들에게 개방된 형태로 반납하는 것’과 ‘200만 원을 문화자치기금으로 반납하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해 이행하도록 의결하였다.
  코러스의 예산 지원과 관련한 문제는 페이스북 페이지 ‘카이스트 대신 전해드립니다’(이하 카대전)에서 처음 제기되었다. 지난 4일, 한 익명 학우는 카대전에 ‘합창동아리 코러스의 답변을 원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코러스가 받은 예산 지원과 관련해 의문을 표했다. 익명 학우는 이 글에서 “코러스가 학교 측에 돈이 없는 것처럼 이야기해 400만원이 넘는 돈을 지원받아 악기를 구매한 것이 사실입니까”라고 질문했다. 이에 2017학년도 코러스 회장 김진호 학우는 댓글을 통해 “동아리비 잔고에 대해 학교 측에서 물어본 적은 없으며, 잔고가 없는 것처럼 속였다는 말도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러스가 적절한 절차를 거쳐 예산을 지원받았는지에 대한 의문이 계속해서 제기되었다.
  이에 2017년도 코러스 회장, 제32대 학부 총학생회 <받침>(이하 총학) 부총학생회장, 학생지원팀 직원이 면담을 진행했다. 그 결과 코러스가 지난해 3월 피아노를 구매하기 위해 학생지원팀으로부터 직접 특별활동비 예산을 지원받았다는 것이 밝혀졌다. 특별활동비 예산은 학부 총학생회 산하 문화자치위원회(이하 문자위)의 심의를 거쳐서 학생 단체에게 지원되고 있다. 총학 측은 이러한 예산을 문자위의 심의 없이 직접 지원받은 것은 문제가 있다는 판단 아래 이 사안과 관련된 논의를 중운위 안건으로 상정했다.
  중운위에서는 해당 사건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어떠한 사후 조치를 취할 것인지 결정하는 논의가 이루어졌다. 논의 진행에 앞서, 코러스 측은 전년도 회장 김진호 학우의 소명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김진호 학우는 “코러스가 학교로부터 직접 공연 요청을 받는 경우가 많아 학생지원팀과의 연락이 잦다”고 밝혔으며, “학생지원팀과 학위수여식 관련 협의를 진행하던 도중 코러스의 피아노 문제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김진호 학우의 소명에 따르면, 코러스는 학생지원팀에게 견적서와 구매 제안서 등을 제출했고 구매를 허가 받아 중고피아노를 구매했으며, 이 과정에서 400만 원을 지원받았다.
  김진호 학우는 “동아리가 학생지원팀으로부터 직접 예산을 지원받을 수 없다는 사실에 무지했다”며, “해당 지원에 대해 부당함을 느끼고 마음 상했을 학우들에게 죄송한 마음을 담아 사과 및 해명 글을 카대전에 게시했다”고 말했다.
  코러스 측은 견적서와 구매 제안서 등을 소명서에 첨부했다. 코러스의 소명이 이루어진 이후, 중앙운영위원들의 논의가 진행되었다. 먼저 안진웅 부총학생회장은 “코러스가 문자위의 심의를 거쳤다면 피아노 구매 비용을 지원받을 수 없었을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그 근거로 특정 동아리에게 피아노를 지원하는 것은 문자위의 운영 방침과 맞지 않는다는 점을 들었다.   일정 금액 이상의 물품을 지원할 경우, 학교에 귀속되도록 하는 문자위의 내부 규정도 언급되었으며, 본 사안의 책임에 대한 논의 역시 이루어졌다. 그 결과 코러스의 책임보다는 학생지원팀의 책임이 크다는 데에 중앙운영위원들의 의견이 모였다. 학생 단체에게 특별활동비를 지원할 때 문자위의 심의를 거친다는 합의를 학생지원팀에서 어겼다는 중운위원들의 판단 때문이다. 그러나, 코러스가 수혜를 입은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후속 조치가 여전히 필요하다는 의견 역시 등장했다.
  후속 조치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진 결과 중앙운영위원들은 ‘코러스가 피아노를 학우들에게 개방된 형태로 반납하도록 하는 것’과 ‘코러스가 200만 원을 문화자치기금으로 반납하도록 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것에 합의했다. 200만 원은 코러스가 학생지원팀으로부터 지원받은 400만 원에서 피아노의 감가상각액과 코러스가 지출한 피아노 관리비를 뺀 금액이다. 감가상각액은 동아리연합회 비품관리세칙에 근거해서 책정되었다. 또한, 코러스가 두 조치 중 하나를 선택하여 이행하도록 하는 안이 가결되었다. 이에 따라 코러스는 중운위가 제시한 두 가지 조치 중 하나를 택해 따르게 된다.
  중운위 의결에 대해 현 코러스 회장인 최민혁 학우는 “피아노 구매 당시 학교의 승인을 거쳤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지만, 중운위의 판단을 믿고 해당 의결에 따를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최 학우는 “현재까지 구체적인 이행 방안에 대해서는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전했다.
  한편, 이재석 총학생회장은 “학생지원팀에 바로 찾아가 특별활동비를 앞으로 문자위 심의를 거치지 않고 집행하지 말아달라고 요구하였다”고 말했다. 또한, 유사한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특별활동비 지원 시 문자위를 통해 지원받도록 학생지원팀과 다시 합의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카이스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