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종류의 사이토카인을 분비함으로써 면역 세포를 매개하는 조절 T 세포… 프로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간 질환의 원인으로 밝혀져

  의과학대학원 신의철 교수, 정민경 교수 공동 연구팀이 A형 간염 바이러스의 구체적인 메커니즘을 밝히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해 12월 <소화기학(Gastroenterology)> 온라인판에 게재되었다.

▲ 조절 T 세포가 염증성 사이토카인 중 하나인 TNF를 분비하는 모식도. 이 반응으로 면역 억제 기능이 저하되고, 전사인자 발현이 낮아진다. (정민경 교수 제공)

체내 면역 반응이 주요한 원인인 간염
  간염은 체내에 유입된 바이러스 유형에 따라 A, B, C, D, E형 간염으로 분류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 중 A형 간염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간염은 감염 시기와 감염 정도에 따라 급성 간염과 만성 간염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A형 간염은 급성 환자에게만 존재하는 질병이다. 대부분의 A형 간염 환자는 항체가 체내에 쉽게 생성되기 때문에 치명적인 질병으로 잘 이어지지 않으나, 간혹 간부전(Liver Failure)까지 증세가 악화되는 환자들이 있어 의학 연구에 자주 이용되었다. 또한, 간염은 바이러스 자체에 독성이 있는 질병이 아닌,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발생한 체내의 면역 반응이 역으로 간을 손상시킨다는 특징이 있어 관련된 구체적인 메커니즘에 학계의 관심이 높았다.

환자의 조절 T 세포 생성 빈도 낮아

  T 세포는 면역 세포를 매개하는 역할을 하는 세포로, 작동 T 세포와 조절 T 세포 두 종류가 존재한다. 작동 T 세포는 면역 반응을 활성화하는 역할을 하는 반면, 조절 T 세포는 면역 반응을 비활성화하는 역할을 한다. 면역 반응이 기준치를 초과하거나 정상적인 세포를 대상으로 발생할 때 조절 T 세포의 역할이 중요하다. 연구팀은 이전에 진행한 연구에서 정상인과 A형 간염 환자의 조절 T 세포 생성 빈도를 비교했고, 환자에서 그 수치가 현저히 낮음을 확인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조절 T 세포가 어떻게 간 손상으로 이어지는지 정확한 메커니즘은 밝히지 못했다.

염증 반응을 촉진하는 프로 사이토카인
  연구팀은 조절 T 세포가 분비하는 신호물질인 사이토카인*을 분석해 간 손상 메커니즘을 구체화했다. 조절 T 세포는 감염된 세포를 직접 파괴하거나 다른 신호물질을 분비함으로써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데, 사이토카인은 대표적인 신호 물질 중 하나이다. 사이토카인은 염증을 촉진하는 프로 염증성 사이토카인(Pro-inflammatory Cytokine), 염증을 완화하는 안티 염증성 사이토카인(Anti-inflammatory Cytokine)으로 분류할 수 있다. 조절 T 세포는 안티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분비한다고 보고되어 왔으나, 최근 들어 건선** 등 특정 질병에서 프로 염증성 사이토카인도 함께 분비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사이토카인 수치 세 방식으로 검증해
  연구팀은 환자와 정상인의 혈액 내 조절 T 세포가 분비하는 프로 염증성 사이토카인 수치를 비교했고, 프로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정상인보다 A형 간염 환자에게서 더 많이 분비됨을 증명했다. 또한, 연구팀은 환자의 조절 T 세포가 분비하는 종양 괴사 인자 알파(Tumor Necrosis Factor-alpha, TNF)의 양과 간 손상이 비례한다는 것을 확인했고, TNF를 분비하는 조절 T 세포에 어떤 구조적 변화가 생기는지도 규명했다. 정상인 대비 환자의 T 도움 17세포(T Helper 17 cell, TH17) 전사인자 발현이 현저하게 낮아짐 역시 최초로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중앙대학교 의과대학,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소화기 내과에서 받은 급성 A형 간염 환자들의 혈액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정 교수는 “향후 바이러스성 간염 질환에서 효과적인 치료 타깃으로 이용할 수 있는 분자를 규명할 수 있었다”고 이번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사이토카인*
면역 반응에서 세포가 분비하는 신호물질로 사용되는 당단백질의 한 종류.
건선**
붉은색의 발진이 전신에 반복적으로 생기는 대표적인 만성 피부 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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