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분자 전해질 적층 코팅법으로 나노 입자 정밀하게 인쇄 가눙해…광열 자극 이용해 뇌 질환 환자들을 위한 치료법에 활용될 전망

  바이오및뇌공학과 남윤기 교수 연구팀이 잉크젯 프린팅을 이용해 마이크로미터 수준으로 열을 패턴화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2월 5일 <에이씨에스 나노(ACS Nano)>에 게재됐다.

잉크젯 프린팅으로 나노 입자 패턴화
  금속 나노 입자와 같은 나노 구조체는 특정 파장의 빛만을 흡수하고, 흡수한 광학적 에너지를 열로 전환해서 방출하는 열-플라즈모닉(Thermo-plasmonics) 현상을 보인다. 따라서 나노 입자를 정밀하고 규칙적으로 패턴화할 수 있다면 여기서 방출되는 열 또한 패턴화할 수 있다. 연구팀은 잉크젯 프린팅을 이용해 근적외선에서 적외선 대역 장파장의 빛을 흡수하는 금 나노 막대를 패턴화하였다. 하지만 잉크젯 프린팅으로 인쇄하는 입자 잉크는 액체 상태이기 때문에 인쇄하는 표면마다 그 상태가 달라 안정화하기 어려우며, 작은 진동에도 액체의 표면장력으로 인해 입자 잉크 방울들이 서로 합쳐진다는 어려움이 있었다.

고분자 전해질 코팅으로 안정성 높여
  연구팀은 고분자 전해질을 물체 표면에 먼저 코팅하는 고분자 전해질 적층 코팅법(Polyelectrolyte Layer-by-layer Coating)을 사용해 문제를 해결했다. 고분자 전해질 적층 코팅법은 양과 음의 정전기적 특성을 가지는 고분자 전해질을 번갈아 한 층씩 표면에 쌓아가며 코팅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인쇄하고자 하는 나노 입자가 음의 전하를 띤다면 적층 구조의 맨 위 표면을 양극으로 처리한다.
  이 방식을 사용하면 입자와 전해질 사이의 정전기적 인력에 의해 나노 입자가 표면에 안정하게 위치할 수 있으며, 여러 종류의 표면에 간단하게 적용할 수 있다. 또한, 세포 표면은 음의 전하를 띠어 양극의 고분자 전해질 표면에서의 세포 배양이 용이하므로 생명공학 실험에도 적합하다.

세포 단위로 조절 가능한 광열 자극
  이번 연구는 뇌전증*과 같은 뇌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을 위한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쓰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런 질환은 뇌의 특정 지역에 있는 세포가 활발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발생하는데, 해당 세포에 열을 가하면 신경 세포의 전기적 활성을 일시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 기존 기술로는 넓은 영역에 비 선택적으로 열을 가할 수밖에 없었지만, 열을 세포 단위로 패턴화하는 기술을 활용하면 광열 자극**을 필요로 하는 영역에만 선택적으로 적용하여 세포 활동을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얇고 유연한 기판에도 적용할 수 있어, 체내 이식용 뇌 질환 치료 장치에 활용 가능하다.

위조 여권 방지 기술에도 활용 가능해
  더 나아가, 이번 연구는 여권 위조 방지 등 보안 기술에도 활용 가치가 높다. 현재 여권이나 지폐에는 위조 방지를 위해 홀로그램과 같이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암호화 무늬를 사용하고 있다. 암호화 무늬 대신 근적외선에 반응하여 열을 방출하는 소재를 사용한다면 열화상 카메라 등 특수한 장비를 이용해야만 암호를 확인할 수 있어 보안성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남 교수는 “기존의 연구들은 발생하는 열을 관찰하는 것과 열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는 데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며, “발생하는 열의 모양를 조절하겠다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진행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라고 이번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 (a)잉크젯 프린팅을 이용한 광열 효과 패턴 방식 (b)광열 효과를 이용한 뇌신경세포의 선택적 활동 조절 기술 (남윤기 교수 제공)

뇌전증*
뇌 세포의 일시적 이상으로 발생한 과도한 흥분상태로 발작 등이 나타나는 현상.
광열 자극**
빛을 조사하여 흡수된 광학적 에너지가 열 에너지로 전환되는 과정을 이용하여 세포의 활동을 조절하는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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