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우리학교의 융합기초학부 설치를 준비하는 “융합기초교육에 대한 포럼”이 개최되었다. 작년에 이미 총학생회는 융합기초학부 설치안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표명하였고, 의견수렴과 토론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이에 융합기초학부 추진단은 작년 11월 2일에 1차 공청회를 열고, 추진단의 진행 상황을 설명하면서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였다. 이번에 열린 포럼은 추진단, 교원, 총학생회 실무진 등 우리학교 구성원들뿐만 아니라 외부 학계 및 기업 인사, 언론인들이 폭넓게 참여하였고, 다양한 시각에서 융합기초학부의 설치 과정과 방식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작년에 있었던 공청회가 학생들의 의견 수렴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포럼은 융합학부를 설치했던 경험이 있는 학교, 현실적인 인재상과 리더십을 원하는 기업, 융합기초학부가 가지는 잠재적 함의를 성찰한 언론이 참여하여 외부의 시각을 전달했다는 것이 큰 특징이다. 우리학교 구성원들 사이에서 쟁점이 되는 부분과 더불어, 융합기초학부가 더 큰 사회적 맥락에서 가지는 잠재적 필요성과 의미를 성찰하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라고 본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1차 공청회와 이번 포럼이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연속성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연속성을 명시적으로 제대로 짚어주지 못하고 쟁점에 대한 논의가 끊어진 느낌이 있어서 진정한 의미의 토론으로는 발전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융합기초학부는 올해 입학하는 새내기들이 2학년이 되어 학과를 선택할 때, 기존의 전공 학과들에 한 가지가 더 추가되는 형태로, 여러 전공 가운데 하나의 선택 가능성이 된다. 올해 새내기들은 입학 전부터 홍보와 안내를 통해 융합기초학부가 설치될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고, 관심이 있는 새내기들은 올해 내내 URP, 인턴십을 포함하는 교과과정을 포함한 설치안이 구체화되는 과정을 상세하게 지켜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융합기초학부의 운영 방식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바라건대 올해에는 지속적인 의견수렴과 더불어 개별적인 논점에 초점을 맞춰 생산적인 대화와 토론이 이루어졌으면 한다. 특히, 융합기초학부를 선택할 수 있는 입장이 되는 올해 새내기들의 학업과 앞날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마땅할 것이다.
개강을 맞이하고 새내기들을 환영하면서 일년 후에 있을 이들의 전공 선택을 언급하는 것이 이른 감은 있다. 그러나, 학교 구성원들이 새내기들의 입학을 축하하면서, 이들이 우리학교에서 무엇을 어떻게 배울 것인지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점이다. 융합기초학부에 대하여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든지 간에, 새내기들이 카이스트에서 새로운 경험과 배움을 통해 뜻깊은 시간을 보내고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모든 학교 구성원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다. 바로 이 지점이 융합기초학부에 대한 모든 토론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18학번 새내기들의 입학을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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