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한국 제너럴 모터스(이하 한국 GM) 본사의 군산 공장 폐쇄 발표가 있었다. 한국 GM은 올해 5월 말까지 군산 공장에서의 차량 생산을 중단하고 공장을 폐쇄하겠다는 구조조정방안을 발표했다. 이어, 군산   공장에서 생산되던 신형 크루즈와 올란도는 단종될 예정이며 현재 약 2,000여 명의 군산 공장 직원을 대상으로 우선적인 희망퇴직을 받는다고 전했다. 또한, 한국 GM은 최대 9,200억 원의 지출을 이용해 구조조정에 돌입할 예정이라 밝혔다.
  한국 GM 군산 공장은 1997년부터 가동되었으며, 크루즈, 올란도, 알페온 등의 모델을 생산해 온 곳이다. 지난 2011년에는 약 26만 대의 차량을 생산하면서 성황을 이루었지만, 유럽 지역에서 쉐보레 및 오펠 브랜드 철수, 세계 경기 침체, 산유국의 유가 하락 등으로 인해 심한 타격을 입었다. 군산 공장의 생산능력은 연간 25만 대의 규모이지만 최근 몇 년간 공장 가동률이 평균 20%로 급감했다. 2014년에는 천억 원 가량의 영업 손실과 3천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보았으며, 가동률 하락으로 인해 한국 GM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약 2조 원의 적자를 입었다. 그뿐만 아니라 부채비율은 400%를 넘어가 재무 구조 또한 좋지 않은 상태였으며, 부채비율과 손실은 시간이 지날수록 심각해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와 같은 요인들로 인해 한국 GM의 구조조정 돌입이 결정되었다.
  지난 13일, 한국 GM 사장 카허 카젬(Kaher Kazem)은 “이번 조치는 한국에서의 사업 구조를 조정하기 위한, 힘들지만 필요한 우리 노력의 첫걸음”이라며, “최근 지속되고 있는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한국 GM 임직원, 군산 및 전북 지역 사회와 정부 관계자의 헌신과 지원에 대해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전환 과정에서 영향 받을 직원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 덧붙였다.
  GM 총괄 부사장이자 해외사업부문 사장인 배리 앵글(Barry Engle)은 “한국 GM과 주요 이해관계자는 한국에서의 사업 성과 개선을 위한 긴급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GM은 글로벌 신차 생산기지 배정을 위한 중요한 갈림길에 있기 때문에, 한국 GM 경영정상화와 관련하여 GM이 다음 단계에 대한 중대한 결정을 내리는 2월 말까지 이해관계자와의 지속적인 논의를 통해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내야만 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현 사태에 대해 노동조합(이하 노조)은 강하게 반발 중이다. 군산 공장이 폐쇄된다면, 군산 공장에서 일하는 2만여 명의 노동자를 비롯하여 협력업체 직원들까지 총 약 15만 6천여 명의 실업자가 발생하게 된다. 한국 GM 노조 측은 성명을 통해 “한국 GM의 존립 및 지속 가능 경영과 관련된 매우 중요한 결정을 노조에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며, “그동안 군산 공장 정상화에 대한 노조의 요구를 무시한 결과로 빚어진 적자경영에 대한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형태로,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더불어 “경영진의 파렴치한 행태를 받아들일 수 없으며, 전 조합원이 하나 되어 단결된 투쟁으로 돌파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 노조는 지난 14일 오전 군산 공장 홍보관에서 회의를 소집하였으며, 회사 측의 군산 공장 폐쇄 결정에 대한 결의 대회를 진행하였다. 또한 지난 24일에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참석한 간담회가 열리는 군산 자동차융합기술원 입구에서 군산 시민들과 사회단체들이 GM 군산 공장 폐쇄 반대를 외쳤다.
  현 사태 해결을 위해 정부는 군산 지역을 ‘고용위기지역 및 산업위기 대응 특별 지역’으로 지정하고 대책 방안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관계기관이 합동으로 한국 GM 관련 진행 상황에 대해 모니터링하고 정보를 공유해 왔다”며, “한국 GM의 경영 상황에 대해 명확히 파악하기 위해서 객관적이고 투명한 실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산업은행이 GM 측과 협의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뒤이어 “일자리, 지역 경제 등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여 한국 GM의 경영정상화 방안을 지속해서 협의해 나갈 것이다”라고 전했다. 지난 24일에는 한국 GM 노조와 협력사 대표들이 참여한 군산 지역 지원대책간담회를 열어 현 사태 해결을 위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간담회에서 이낙연 국무총리는 “어떻게 근로자들의 실직 고통을 줄일지에 대해 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와 한국 GM 측은 서둘러서 실사를 진행하고, 대책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 밝혔지만, GM 본사로부터의 진정성 있는 대책이 마련되어야 협상이 진전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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