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우리 학교 응용공학동 생명화학공학과 영상강의실에서 ‘융합기초교육에 대한 포럼’이 열렸다. 본 포럼에서는 우리 학교에서 추진되고 있는 융합기초학부 설치와 관련한 발표와 토의가 이어졌다. 제32대 학부 총학생회 <받침>(이하 총학)은 본 포럼에 대해 대체로 아쉬움을 드러내며 융합기초학부 설치에 대해 지속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22일 진행된 총학 2월 정기 중앙운영위원회(이하 중운위)에서 융합기초학부 설치에 대한 대응 방향을 논의하였다.
  융합기초교육에 대한 포럼에서는 ▲김종득 융합기초학부 설립추진단장의 발표 ▲백종덕 연세대학교 글로벌융합공학부 교수의 발표 ▲서상훈 윈텔 CTO 및 최광철 SK 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의 발표 ▲패널 토의가 순서대로 진행되었다. 패널로는 ▲마이클박 인문사회과학부 교수 ▲이혜숙 이화여대 교수 ▲최선중 KBS 과학 기자 ▲한국현 루모스캔들(주) 대표 ▲김병수 전 학부 총학생회 정책국장이 참여했다.
  김종득 설립추진단장은 발표에서 현재까지 마련된 융합기초학부 설치안을 소개하였다. 김 추진단장이 소개한 설치안은 상당 부분 지난해 진행된 융합기초학부 1차 공청회에서 발표된 내용과 유사했다. (관련기사 본지 441호, <융합기초학부 1차 공청회 열려>) 다만 세미나 및 실험 교과목, 인턴십 프로그램과 관련된 내용이 지난 공청회에서의 내용에 비해 구체화되었다.
  이어서 백종덕 연세대학교 글로벌융합공학부 교수가 연세대학교 글로벌융합공학부의 특징과 개발 과정 등에 대해 발표했다. 백 교수는 글로벌융합공학부의 설립 목적, 교육체계 등을 소개하며 학과 설치 시 발생한 문제점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백 교수는 “설치 시 큰 비전을 가지고 시작해 다양한 전공을 다루려고 하다 보니 교수들의 백그라운드와 맞지 않는 문제 등이 발생했다”며 융합 학부 설치 시 생긴 맹점에 대해 전했다. 총학은 이후 ‘연세대 글로벌융합공학부는 오랜 기간 설립 지원이 이루어졌지만, 우리 학교 융합기초학부는 설치 기간이 짧아 차이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어 진행된 서상훈 윈텔 CTO의 강의에서는 기업에서 원하는 인재상에 대한 설명이 이루어졌다. 또한, 최광철 SK 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은 리더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에 대해 소개했다.
  다음 순서로 패널 토의가 진행되었다. 토의는 각 패널들이 발표 및 질의를 하고, 김종득 설립추진단장이 질의에 대한 답변을 하는 순서로 진행되었다. 마이클박 교수는 “현재 국내대학들의 위기의식이 필요한 상황이며, 대학 및 학과에 대한 고정관념과 기존 틀을 깨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혜숙 이화여대 교수는 “포용적이고 모듈화된 교과과정을 개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학생들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융합기초학부라는 명칭이 최선인지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최선중 KBS 과학 기자는 융합기초학부에 전임교원을 투입할 계획인지 물었다. 한국현 루모스캔들(주) 대표는 전문성의 깊이, 융합형 리더, 문제 정의 역량 등을 강조하며 융합기초학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김병수 전 총학 정책국장은 지난해 공청회에서 이루어진 질문에 대한 공식적인 답변이 3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총학에 도착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공청회 이후, 이재석 총학생회장은 김 정책국장의 발언에 대해 사전에 교감이 이루어졌고, 총학의 입장과 동일 선상에 놓고 판단해도 된다고 밝혔다.
  패널들의 발표 및 질의가 끝나고, 김종득 설립추진단장이 이에 대한 답변을 진행했다. 먼저 융합기초학부의 명칭에 대해서는 더 논의해보겠다고 밝혔다. 또한, 전임 교수의 투입 여부에 대해서는 전임 교수를 투입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김 추진단장은 “어떤 교수가 융합기초학부에 전임 교수로 오더라도 오래 버틸 수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카이스트라는 조직이 끌고 가지 않으면 이 프로그램은 실패한다. 카이스트 교수님들의 열정을 믿는다”고 말했다.
  또한, 김병수 전 정책국장의 지적에 대해 김종득 설립추진단장은 “조직이 복잡해 의사결정이 늦어진다”고 밝혔다. 또한, 김 추진단장의 사견을 담은 답변서를 총학에 전달했고, 공식적인 답변서는 추가적인 승인 절차 후에 총학에 전달하겠다고 전했다. 다만 안진웅 부총학생회장은 김 추진단장의 답변서에 대해 “개인적으로 공청회 답변과 크게 다르지 않은 아쉬운 답변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총학은 포럼에 대해 아쉽다는 평가를 남겼다. 안진웅 부총학생회장은 “개강 이전에 진행되었고, 동아리 박람회와 일정이 겹쳐 학생의 참여를 권장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행사 일정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또한, 발표 내용에 대해서도 “공청회에서 질의가 있었던 부분들과는 거리가 있었다”고 말했다. 포럼 추진 과정에 대해서는 “패널 추천을 요청하는 메일 이외에는 총학 의견을 반영하려는 노력이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외부인이 참여해 융합기초학부에 대해 객관적인 지적 사항을 남긴 점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편, 지난 22일 진행된 중운위에 융합기초학부 관련 논의가 안건으로 상정되었다. 중운위에서는 융합기초학부 설치에 대한 총학의 입장과 18학번 입학에 따른 신입생 의견 수렴 방법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었다. 논의 결과 ▲3월 학사연구심의위원회에 융합기초학부 설치안을 상정하지 않을 것 ▲빠른 시일 내에 학생 공청회를 개최할 것 ▲융합기초학부 설치안 재검토를 융합기초학부 검토위원회에 요구할 것이 의결되었다. 단, 학생 공청회 이후 학부 총학생회 전체 회원을 대상으로 정책투표를 진행하기로 하였으며, 이때 새내기학생회 회원과 아닌 사람을 구분하여 조사하기로 하였다. 또한, ‘융합기초학부 설치 안을 재검토할 것’은 정책투표를 통해 의견이 수렴된 이후 검토위원회에 요구하기로 의결되었다.
  3월 중으로 학사연구심의위원회가, 그 이전에 검토위원회가 열릴 예정이다. 총학은 총학생회장과 총학 정책국장이 참여하는 검토위에서 학생 공청회를 개최할 것과, 학사연구심의위원회에 융합기초학부 설치안을 상정하지 않을 것을 공식적으로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 지난 21일 열린 융합기초교육에 대한 포럼 패널 토의에서 마이클박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최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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