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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공결제의 함의에 대하여
[442호] 2017년 11월 28일 (화) 카이스트신문 kaisttimes@gmail.com

 파푸아뉴기니의 부족사회를 연구했던 학자들의 기록을 보면, 여성들이 월경을 하는 기간동안 마을 바깥의 월경 오두막이라는 장소에서 시간을 보냈다는 대목을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대부분의 부족사회는 사람의 몸에서 나오는 물질에 다양한 의미를 부여했는데, 특히 생리혈의 경우에는 위험한 물질로 인지하여 마을의 안전을 위해 마을 안에 기거를 하지 못하게 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중 어떤 부족은 성관계 역시도 안전하지 못한 행위로 분류하여 마을 안에서는 그런 행위를 금지시키는 경우도 있었다. 이러한 관습과 믿음은 부족사회에서만 발견되는 것이 아니고, 19세기 이전까지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세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월경하는 여성들의 움직임을 제한하여 특정하게 정해진 장소에 머무르게 하는 문화는 서양 지역에서도 20세기 중반까지 그 기록을 찾아볼 수 있다.
세계 2차대전 직후인 1947년에 제정된 일본의 근로기준법은 여성의 생리휴가를 적시하고 보장한 최초의 법이다. 한국의 경우, 이를 모델로 하여 1953년에 제정된 근로기준법에서 한 달에 하루를 생리휴가로 청구할 수 있게 하였다. 다만, 일본의 법은 생리휴가를 무급휴가로, 한국의 법은 유급휴가로 규정했다는 것이 큰 차이점이었는데, 2003년에는 “유급”이라는 말이 결국 삭제되었다. 이러한 근로기준법의 내용이 어떤 취지에서 만들어졌고 그 사회적인 효과나 함의가 어떤 것이었지는 경험적 연구와 역사적인 평가가 필요한 부분이다. 또한, 법적으로는 명시되었던 생리휴가가 50년이 넘도록 실질적인 효과를 가지거나 관심을 받지 못했던 사실과 그 원인이나 맥락에 대한 고찰도 필요할 것이다.
내년 봄학기부터 우리학교에서 생리공결제가 시범적으로 운영된다고 한다. 현재까지는 교과목을 담당하는 교원의 재량과 판단에 맡겼던 사안을 공식적으로 공인된 결석(공결)으로 인정한다는 취지이다. 강의 출석과 관련된 사항이기 때문에 위에서 언급했던 생리휴가의 경우처럼 생산성이나 유급/무급의 구분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생리공결제는 일차적으로 질병이 아닌 월경을 월경 자체로 인정한다는 의미가 크고, 인정 절차의 측면에서는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한다는 중요한 의미가 있는 제도적인 개선이다. 이 두 가지 원칙의 문제에 대해서 반대할 여지는 별로 없다. 다만, 이 제도가 월경을 경험하고 있는 여성을 월경 오두막처럼 일정 공간에 가둬두는 효과가 있거나 일상적인 활동으로부터 배제될 염려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관심이 필요하다.
생리공결제에 대하여 우려하는 시각은 대부분 이 제도가 악용될 가능성을 미리 전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강의에 출석하지 않는 것은 이유를 막론하고 학생 본인에게 출석 점수 감점 이상의 손해라는 점을 많은 사람들이 깨닫지 못하는 것 같다. 그 강의 시간과 공간 안에서 새로운 시각이나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의로 결석해야 할 정도로 중요한 사유가 있다면 굳이 출석 점수에 연연할 필요가 없으며, 바로 자신의 의지를 벗어나 있는 이러한 영역에 대한 배려가 생리공결제가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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