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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카이스트 연구성과를 소개합니다.
[442호] 2017년 11월 28일 (화) 김유빈, 곽지호, 장진한, 류제승, 오태화 기자 betty4003@kaist.ac.kr

기계공학과
기계공학과 박형순 교수 연구팀이 손을 사용하지 못하는 환자들의 재활을 도울 수 있는 로봇 의수를 부드러운 재료를 사용해 개발했다. 뇌졸중을 앓거나 척추 신경이 손상된 환자들은 손을 움직이기 어렵기 때문에 보조 역할을 하는 의수가 필요하다. 하지만 기존의 의수는 소재가 유연하지 않아 물건을 집는 정도의 단순한 행위만 가능했다. 이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부드러운 재료를 사용하여 의수를 개발하고자 했고, 사람의 손과 같이 힘줄 역할을 하는 장치에 모터를 다는 방식으로 연구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각의 손가락이 움직이는 정도를 조절할 수 없어, 물건 모양에 맞춰 손가락을 구부릴 수밖에 없었다. 실제 인간의 손은 이보다 훨씬 다양한 종류의 동작을 구현한다. 연구팀은 손의 근육이 움직이는 방식에 주목해 힘줄의 개수와 방향을 늘려, 손가락을 더욱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했다. 동시에 엄지의 동작 범위도 넓혔다. 결과적으로, 기존 의수로는 구현할 수 없었던 지갑에서 카드 꺼내기, 손가락을 이용하여 자동차 열쇠를 자연스럽게 쥐기 등 다양한 행위를 구현해냈다. 또한,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재활 의학의 관점에서 의수를 개발하였다는 점이 기존 연구와의 차이점이라고 밝혔다. 예를 들어, 뇌졸중 환자의 경우 약해진 근육을 계속 움직이면 기능이 회복될 수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의수는 각 관절과 힘줄에 달린 센서를 이용해 움직이는 힘과 변위를 파악할 수 있다. 따라서 뇌졸중 환자를 대상으로 움직임이 저하된 근육을 알아내고, 해당 근육을 훈련하도록 조치할 수 있다. 박 교수는 “환자들과의 임상 평가를 통하여 이들이 직접 착용할 수 있는 디자인의 의수를 개발하겠다”고 전망을 밝혔다.

화학과

화학과 백무현 교수와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 화학과 대니얼 민디올라(Daniel J. Mindiola) 교수 공동연구팀이 최초로 타이타늄을 촉매로 탄화수소에서 제거하고자 하는 수소를 선택해 탈수소반응을 일으키는 메커니즘을 발견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6월 27일 <네이처 케미스트리(Nature Chemistry)>에 게재됐다. 최근 화석 연료를 대체하기 위해 신재생에너지가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석유와 같은 화석 연료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여러 가지 화학 물질을 얻지 못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바이오매스를 썩혀 탄화수소를 얻어낼 수 있지만, 이들은 포화 탄화수소여서 화학적 이용가치가 떨어진다. 포화 탄화수소에서 수소 원자를 떼어내는 탈수소반응과 관련된 여러 연구가 진행되었지만, 많은 에너지가 소모될 뿐만 아니라 떼어내고자 하는 수소를 선택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었다.
기존에는 이리듐을 이용해 어느 정도 탈수소반응을 일으킬 수 있었지만, 이리듐은 값비싸고 매우 희귀한 원소여서 연구실 수준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타이타늄을 촉매로 사용했다. 백 교수 연구팀은 계산 화학을 통해 탈수소반응의 메커니즘을 설계했고, 민디올라 교수 연구팀은 이를 실험으로 확인했다. 결과적으로, 값싸고 반응 조건이 까다롭지 않은 탈수소반응을 일으키는 데에 성공했다. 백 교수는 “기존에는 타이타늄을 이용해 탈수소반응을 일으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여겨졌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실현해냈다”며 “값싼 촉매를 사용해 탈수소반응을 일으키는 기술은 10, 20년 후에 개발될 기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신소재공학과
신소재공학과 김일두 교수 연구팀이 사람의 날숨으로 질병 진단이 가능한 센서를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9월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게재됐다. (관련기사 본지 437호 <날숨에 포함된 생체지표 분석만으로 질병 진단 가능한 기술 개발>) 연구팀은 폴리머와 텅스텐 이온, 금속 입자가 포함된 용액을 이용해 금속 산화물 나노 섬유를 개발했다. 금속 산화물 나노 섬유를 제작할 때 사용한 금속 입자에 따라 반응하는 기체가 달라지며, 나노 섬유가 이 기체에 노출되면 섬유의 전기적 저항이 변화한다. 이후 주성분 분석법을 사용해 변화한 저항값을 기존 데이터와 비교하면 해당 기체의 농도를 알아낼 수 있다. 또한, 연구팀은 아포페리틴(apoferritin) 단백질을 사용한 새로운 방식으로 금속 촉매를 개발했다. 구형 단백질인 아포페리틴에 두 종류의 금속이온을 넣고 동시에 환원함으로써 백금-팔라듐(PtPd)과 같은 이종촉매를 개발해 센서의 민감도를 높였다. 사람이 질병을 앓게 되면 날숨에 포함된 기체의 조성비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당뇨병을 앓고 있는 사람은 건강한 사람보다 약 2~6배의 아세톤을 날숨에 포함하게 되며, 아세톤과 같은 기체를 생체지표기체라 한다. 이번 연구는 생체지표기체를 탐지하는 센서의 소재를 개발하였으며, 특정 기체를 감지할 수 있기 때문에 대기 이상 현상에도 응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김 교수는 “질병과 관련된 기술은 많은 임상 실험을 통해 상용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단계적으로 기술을 발전시켜, 다양한 질병군들에 대해 상용화를 이룰 예정”이라고 전망을 밝혔다.

전기및전자공학과
전기및전자공학부 최양규, 최성율 교수 공동 연구팀이 직물형 메모리 소자 및 로직 컴퓨팅 회로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9월 11일 <나노 레터스(Nano Letters)> 온라인판에 게재되었다. 웨어러블 전자기기의 경우 보편적인 상용화가 이루어지려면 더 작은 크기의 배터리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크기가 최소이면서 여러 가지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멤리스터 소자가 주목을 받아왔다. 이번 연구는 섬유를 기반으로 한 멤리스터 소자를 만들어 옷 등에 자유롭게 부착이 가능한 새로운 형태의 전자소자를 개발하고자 했다. 연구팀은 우선 섬유 기판 위에 알루미늄을 코팅하고, 그 위에 고분자 박막증착법을 이용해 절연막을 코팅하였다. 코팅된 섬유는 격자 형태로 배치하여 섬유 간 교차점이 하나의 기억 셀(memory cell)을 이루도록 설계했다. 이때 전처리 과정을 거친 섬유와 거치지 않은 섬유를 교차해서 배치함으로써 모든 셀이 전기적으로 단락되는 상황 또한 차단했다. 이처럼 섬유로 만든 소자는 기존 메모리 소자보다 내구성이 좋고, 안정적이라는 장점을 갖는다.
연구팀은 직물형 로직 회로를 최초로 구현하는 데도 성공했다. 여러 멤리스터를 조합해 기본적인 회로들은 이미 그 설계가 끝났으며, 이들 사이 조합으로 더 많은 로직 회로를 구현하는 것이 가능할 전망이다. 장병철, 배학열 박사는 “구체적인 회로 설계를 담당하는 전문가, 필요한 OS를 구현할 전문가 등 관련된 분야들 사이 유기적인 협업이 가능하다면 이번 기술을 상용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라고 언급했다.

건설및환경공학과
건설및환경공학과 한종인 교수 연구팀이 동시 탈황-탈질 공정을 통해 미세먼지 발생을 억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한국남동발전의 삼천포화력본부에서 발생하는 배출가스를 처리하는 데에 적용될 예정이다. 미세먼지는 배출 가스 내 입자상의 고형 물질인 1차 배출 미세먼지, 배출 가스의 성분이 공기 중에서 다른 물질과의 화학 반응을 통해 생성되는 2차 생성 미세먼지로 구분할 수 있다. 그중 2차 생성 미세먼지는 국내 미세먼지 발생량 중 7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미세먼지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서 2차 생성물질의 엄격한 관리가 필수적이다. 2차 생성 원인물질 중 주요한 물질인 질산염과 황산염은 질소산화물(NOx)과 황산화물(SOx)로부터 발생하며 현재 이를 처리하기 위해 다양한 탈질, 탈황설비들이 운영되고 있다. 탈질설비의 경우 선택적 촉매 환원법(Selective Catalytic Reduction, SCR)이 많이 사용된다. 이는 고온에서 NOx를 암모니아와의 촉매반응을 이용해 질소로 환원시키는 방식이다. 하지만 높은 촉매 비용, 촉매의 활성을 위한 고온조건, 피독 현상에 의한 촉매 효율 저하, 반응하지 않은 암모니아의 대기 중 방출 등 여러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탈황설비의 경우 주로 습식 탈황설비(Wet Flue Gas Desulfurization, Wet FGD)가 사용되고 있다. 이는 배출가스에 흡착제를 뿌려주어 SOx를 제거하는 기술이다. 하지만 흡착제를 지속해서 공급해줘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연구팀은 Wet FGD 설비는 그대로 사용하면서, 기존 흡착제를 약염기성의 금속 착화합물(metal chelate) 기반의 흡착제로 대체하는 방식을 통해 이를 해결했다. NOx의 대부분인 NO는 금속 착화합물과 결합하고 SOx의 대부분인 SO2는 염기와 결합하면서 하나의 설비에서 동시에 탈질-탈황이 가능해진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세먼지 발생원인 자체를 억제함으로써 대기의 질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 교수는 “12월 중에 삼천포화력본부에서 이 기술을 적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통해 기술을 검증하고 점차 규모를 늘려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원자력및양자공학과
원자력및양자공학과 조승룡 교수 연구팀이 다중 슬릿 필터를 이용한 단일 스캔 이중 에너지 저용량 콘빔(Cone-Beam CT, CBCT) 영상 기법을 새롭게 제안하였다. CBCT 영상 기법은 차폐막을 이용하여 적은 X선 선량으로도 풍부한 영상 정보를 얻어낼 수 있는 기법이다. X선을 인체에 투과시킬 경우 DNA와 같은 세포 내의 생체 분자들을 손상시켜 암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 X선 CT는 대표적인 의료 영상기술 중 하나로 선명한 3차원 영상을 제공하지만, 여러 각도에서 반복적인 X선 촬영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방사선 피폭의 위험성을 가진다. 위와 같은 CT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선량을 조금 사용하는 저선량 CT를 개발하는 것이 의학계의 새로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저선량 촬영을 시행하면 영상 해상도가 크게 저하될 뿐 아니라, 영상왜곡이 발생하여 진단의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문제점이 발생한다. 연구팀은 X선원(X-ray Source)과 물체 사이에 다중 슬릿 필터를 설치하는 방식을 고안하였다. 위 방식의 가장 혁신적인 부분은 납과 같이 X선을 ‘완전 차폐(Blocking)’하는 것이 아닌, 구리 등을 이용하여 X선을 부분 차폐(Filtering)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다중 슬릿 필터를 설치하게 되면, 필터를 통과한 X선과 필터를 통과하지 않은 X선이 동시에 물체에 입사하게 된다. 필터를 통과하면서 낮은 에너지를 가진 X선이 모두 걸러지므로, 필터를 통과한 X선의 평균에너지는 통과하지 않은 X선의 평균에너지보다 높아진다. 즉, 다중 슬릿 필터를 이용하면 선량을 낮추면서 동시에 상대적으로 낮은 에너지의 이미지와 높은 에너지의 이미지를 동시에 얻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듀얼 에너지 이미징 기법을 사용하면 기존 흑백이던 CT 영상을 컬러 영상으로 얻을 수 있고, 물질을 좀 더 잘 구별할 수 있게 된다. 영상 해상도가 저하되는 문제 역시 듀얼 에너지 이미징 기법에 약간의 알고리즘을 추가하여 해결할 수 있다. 높은 에너지로 촬영한 이미지를 통해 물체의 프레임을 획득한 다음, 낮은 에너지로 촬영한 이미지에 이를 대입하여 뚜렷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것이 알고리즘의 핵심이다. 조승룡 교수는 “CBCT 영상 기법은 심혈관계 질환 치료, 임플란트 등 무궁무진한 활용이 가능하다”며, 그 전망을 밝게 평가했다.

전산학과
전산학부 조성호 교수 연구팀이 사람의 생체 신호를 분석해 감정을 파악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인공지능을 이용해 사람의 감정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기술로, 우울증 예방과 같은 정신의학계의 발전을 이끌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헤드폰 등 휴대성이 좋은 형태의 장치로 전두엽에서 발생하는 뇌전도를 측정하고, 귓불에 심장 박동 센서를 붙여 생체 신호를 감지했다. 이후 딥러닝을 이용해 감지한 생체 신호를 행복, 슬픔 등 12개의 감정으로 분류했다. 또한, 생체 신호 감지 센서 외에도 작은 카메라를 장착해, 사용자가 겪고 있는 상황을 인식하도록 했다. 기존의 감정 측정 장치들은 사용자의 절대적인 감정을 파악하려 했지만, 이번 연구는 평상시에도 계속해서 데이터를 수집하여 감정 변화의 주기적인 패턴을 알아내는데 집중했다. 이에 따라 일반적인 감정 변화와는 다른 변화가 측정되었을 때 그 원인을 알아낼 수 있으며, 어떤 상황이 사람의 감정 변화를 유도했는지 추론할 수 있다. 따라서 우울증의 전조 증상을 파악하여 이를 예측하고 경고할 수 있다. 또한, 감정을 실시간으로 정확하게 파악해 심리 치료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사람의 감정에 맞추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사람 간 소통을 더 원활하게 하는 효과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조 교수는 “우울증과 같은 질병은 발생한 후에 치료하는 것보다 미리 예측하고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효과가 좋다”며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산업및시스템공학과
산업및시스템공학과 이재길 교수 연구팀이 빅데이터 분석에서 계산 비용을 비약적으로 줄여주는 새로운 병렬 케이-중간점(k-medoids)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k-medoids 알고리즘은 주어진 데이터를 k개의 클러스터(cluster)로 묶고, 각 클러스터의 무게중심을 구하기 위해 데이터의 중간점을 사용하는 알고리즘이다. 이는 높은 정확도를 지닌 가장 보편적인 클러스터링 알고리즘이지만, k-medoid의 대표적 종류 중 하나인 중간점 주변 분할(Partitioning Around Medoids, PAM)의 경우 많은 계산이 요구된다는 단점이 있었다. PAM은 높은 정확도를 위해 전체 데이터 세트들을 대상으로 중간점 탐색을 실시하며, 이는 효율성의 저하를 야기해왔다. 연구팀은 k-medoids 알고리즘을 병렬 시딩(Parallel Seeding)과 병렬 개선(Parallel Refinement)이라는 두 개의 단계를 거쳐 시행함으로써 기존의 문제를 해결했다. 1단계 병렬 시딩에서는 일부 데이터에 대한 전역적인 검색이 시행되며, 2단계 병렬 개선에서는 전체 데이터에 대한 지역 검색이 시행된다. 이 알고리즘은 기존 방식과 다르게 정확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만족시킨다. 연구팀은 실제로 이 알고리즘을 실행해 본 결과, 현존하는 가장 정확한 알고리즘인 PAM의 1.01~1.03배에 불과한 오류만 발생하며, 처리 속도에 있어선 기존 알고리즘 중 가장 빠른 CLARA-MR보다도 약 두 배 빠름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k-medoids 알고리즘에서 여태껏 달성하지 못했던 효율성과 정확성의 공존에 성공했다는 데에 의의를 가진다. 또한 빅데이터를 효과적으로 분석하는 데에도 큰 도움을 줄 전망이다.
 
수리과학과
수리과학과 김재경 교수와 미국 럿거스(Rutgers) 대학 수학과 에두아르도 손타그(Eduardo Sontag) 교수 공동 연구팀이 세포 안의 복잡한 생화학 반응을 설명하는 확률 미분 방정식을 단순화하는 수학적 이론을 개발했다. 분자 간의 모든 충돌에서 반응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며, 따라서 그들의 반응은 확률적이다. 확률 미분 방정식을 사용하면 이런 반응들을 묘사할 수 있다. 그러나 확률 미분 방정식은 컴퓨터에게도 어려운 식일 뿐만 아니라, 엄청난 양의 분자들을 분석하려면 식 자체도 굉장히 복잡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복잡한 확률 미분 방정식의 해를 구하기 위해서는 관련된 식들의 단순화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했다. 기존에도 식의 단순화와 관련된 연구는 진행되어 왔지만, 이론적인 선에서 단순화 과정을 설명했을 뿐 실제 모델을 대상으로 이를 적용한 적은 없었다. 단순화를 위해서는 분자들의 정확한 모멘트들을 계산할 수 있어야 하지만, 기존에는 모멘트를 계산했다는 가정 하에 확률 미분 방정식을 단순화할 수 있다는 것만 증명되었을 뿐 그 계산법을 알아내지 못하였다. 실제로 모멘트를 계산해낸건 이번 연구가 처음이다. 사람과 사람 간 전염을 분자와 분자 간의 반응으로 놓고 확률 미분 방정식을 풀면 병의 확산 양상까지도 예측이 가능하다. 김 교수는 “수학은 복잡한 생화학 반응들을 이해하는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며, “본 연구가 많은 생물학적 퍼즐들을 푸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밝혔다.

산업디자인학과
산업디자인학과 안드리아 비안키(Andrea Bianchi) 교수 연구팀이 새로운 형태의 스마트링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올해 개최된 CHI 2017에서 발표되었다.  입력(input)에 초점을 둔 기존 스마트링 연구들과 달리 이번 연구는 출력(output)에 초점을 맞추었다. 스마트링을 통해 정보를 입력하는 것이 아니라 출력된 정보를 스마트링을 통해 인식하는 것이 핵심이다. 단적인 예로, 시야에 보이지 않는 곳에 핸드폰을 두었을 때 스마트링 알람만을 통해 누가 전화를 걸었는지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출력에 초점을 맞춘 스마트링은 입력의 주체가 아니라 출력의 객체이다. 연구팀이 제시한 스마트링의 원형은 손가락의 촉각을 자극할 수 있는 톱니바퀴 모양의 기어가 링을 따라 움직이며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기어는 링으로부터 불과 1.5mm 돌출되어 있지만, 링을 착용하는 부위의 촉각이 충분히 민감하기 때문에 다양한 정보 전달이 가능하다. 기어의 속도를 160, 180, 200rpm으로 변화시키면서 기어가 움직이는 방향을 조작하면 각 경우의 수를 다양한 정보와 짝지을 수 있다. 기어가 정지할 수 있는 위치를 원 위에 총 8곳 설정할 때, 서로 다른 경우의 수가 충분히 검증됐다.  이번 연구에서 제시한 스마트링의 원형은 일상생활 속 다양한 상황에 활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비안키 교수는 “입력이 아닌 출력에 초점을 맞춘 스마트링 연구라는 데 의미가 깊다”라며 “관련된 후속 연구들을 진행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생명과학과
생명과학과 이승희 교수 연구팀이 청각적 정보와 시각적 정보가 충돌할 때, 생쥐의 경우 청각적 정보가 우세함을 밝힘과 동시에, 관여하는 뇌의 신경회로를 특정짓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올해 2월 22일, <뉴런(Neuron)>에 게재되었다.
시각적 정보와 청각적 정보는 각각 뇌의 다른 영역에서 최초 처리를 거쳐, 연합피질에서 통합된다. 이때 상반되는 정보가 받아들여질 경우 어떤 반응을 보이는가에 대한 연구는 과거부터 심리학 분야에서 다뤄지던 주제였다.
연구팀은 먼저 청각적 신호와 시각적 신호에 서로 반대되는 반응을 보이도록 훈련된 생쥐에게 두 신호를 동시에 준 뒤, 쥐에서 청각적 신호가 더 우세함을 확인했다. 이후 쥐의 뇌에서 시각피질과 청각피질의 뉴런을 형광 색소로 표지하고 그 신호를 추적하는 방법을 통해, 쥐의 후두정엽에서 시각 정보와 청각 정보의 통합이 일어남을 해부학적으로 밝혀냈다. 이때 후두정엽에 존재하는 뉴런 중 파브알부민(parvalbumin)을 분비하는 GABA(γ-Aminobutyric acid)성 뉴런이 청각 피질에서 오는 정보를 더 많이 받아들임을 확인했고, 이를 통해서 파브알부민 뉴런(parvalbumin-positive neuron, PV+ neuron)이 쥐의 뇌에서 시각적, 청각적 정보 간 충돌이 일어날 때, 이를 통합하고 시각적 정보를 억제하는 역할을 하는 것을 밝혀냈다. 행동실험에 더불어, 뇌의 미세 신경망의 연결 구조 및 역할까지 밝혀낸 연구는 이번 연구가 최초이다.
이번 연구는 뇌 신경망에서 억제성 뉴런의 역할과 중요성을 밝혀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이 교수는 “현재는 억제성 신경회로의 역할과 구조에 대한 이해가 많이 부족하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서 뇌에서 일어나는 정보의 통합 과정에 억제성 뉴런이 깊게 관여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를 통해서 인간의 고차원적인 판단과 같은 정보처리 활동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밝혔다.

생명화학공학과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교수 연구팀이 대장균을 이용해 파라자일렌(p-xylene)으로부터 테레프탈산(Terephthalic acid, 이하 TPA)을 대량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올해 5월 31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판에 게재되었다. TPA는 폴리에스테르 섬유 및 PET(PolyEthylene Tereph-thalate) 수지의 원료가 되는 물질로, 석유에서 추출한 파라자일렌을 원료로 하여 합성할 수 있다. 기존 TPA의 화학적 합성은, 빙초산에 용해 된 파라자일렌에 망간, 코발트 등을 촉매로, 브롬 화합물을 촉진제로 사용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며, 약 95mol%의 높은 수율을 보였다. 하지만, 고온, 고압에서 높은 에너지가 요구되고, 금속 촉매 및 브롬 화합물로 인한 환경문제가 발생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미생물을 이용하여 TPA를 생합성한 사례는 이전부터 있었다. 하지만 이전 연구들에서는 단순히 가능성의 확인 수준에 그쳤으며, 이를 대사공학적 관점에서 바라본 유의미한 시도는 이번 연구가 처음이다. 연구팀은 TPA의 합성 과정을 두 단계로 나누어 각각의 단계를 수행하는 미생물로부터 파라자일렌 대사 및 TPA 합성에 관한 유전자를 추출한 뒤, 대장균에 형질전환했다. 그리고 형질전환한 대장균이 TPA를 성공적으로 합성할 수 있음을 밝히고, 이 대장균의 TPA 생산을 최적화하는 방법을 연구했다. 연구팀은 먼저 TPA의 생산량이 최대화되는 플라스미드와 프로모터의 조합을 찾는 데 성공했다. 이어 파라자일렌의 독성을 막기 위해 올레일 알코올(oleyl alcohol)에 먼저 용해해 투여하는 방법을 고안했고, 대장균의 대량 증식을 위해 IPTG 유도(IPTG induction)를 이용한 2단계 발효과정을 설계했다. 결과적으로 이 모델은 기존의 화학적 방식보다 높은 96.7mol%의 수율을 보였다. 이번 연구는 지속 가능한 방법을 통하여 수백 년 동안 최적화된 석유 가공 방식을 웃도는 효율을 보이는 기술을 개발했다는 데에서 의의가 있다.

바이오및뇌공학과
바이오및뇌공학과 조광현 교수 연구팀이 대장암 유전자 돌연변이 사이의 네트워크를 구체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11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판에 게재되었다.
우선 연구팀은 하나의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생할 때 그 파급 효과가 미치는 주변 영역을 계산했다. 각 돌연변이의 파급 효과를 계산한 뒤에는, 서로 다른 두 돌연변이의 파급 효과 영역이 겹칠 때 생성되는 하나의 집합 영역을 계산했다. 연구팀은 이 집합 영역을 수학적 모형으로 분석함으로써 유전자 돌연변이의 축적이 임계치에 도달하는 순간 암세포가 생성되는 것까지 확인을 마쳤다. 연구팀은 다양한 수학 모형을 적용했는데, 그중 확산 모델의 경우 유전자들 사이의 1차적인 교류와 이로 인해 영향을 받는 또 다른 유전자와의 2차적인 교류를 구분해서 파급 효과 영역을 계산한다.
인체는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정해진 임계치 이전까지 돌연변이 유전자를 억제하는 기능이 있다. 하지만 더는 억제 작용이 기능할 수 없을 만큼 유전자 돌연변이가 축적되면 결론적으로 암에 걸리게 된다는 것이 본 연구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수학적 모형을 통해 얻어낸 값과 실험 측정값이 일치함을 확인했다. 즉, 실제 대장암 환자의 돌연변이에 대한 빅데이터를 분석해 유전자 돌연변이 효과가 파급되는 수학 모형을 만들고, 대규모 컴퓨터 시뮬레이션 분석을 통해 관련 현상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관련 신약 개발에 새로운 관점을 제시할 전망이다. 연구팀은 기존에는 병을 치료하는 것이 신약의 목적이었다면, 이번 연구를 통해 병의 원인을 없애는 방향으로 목적의 전환이 이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유전자 돌연변이의 축적이 어떤 과정을 거쳐 암세포화되는지 그 원리를 알게 되어, 암세포를 다시 정상 세포화하거나 암세포의 기능을 억제하기 위해 어떤 유전자를 중심으로 약물을 개발해야 할지 쉽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 교수는 "시스템 생물학 연구로 새로운 개념의 항암제를 개발할 수 있는 중요한 토대를 마련했다"라고 이번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기술경영학과

기술경영학부 권영선 교수 연구팀이 주파수 파편화의 원인을 규명함과 동시에 관련된 측정 지표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주파수와 관련된 기술의 발달 과정은 그 역사가 길다. 주파수를 사용한 이동통신기술이 발달하면서, 처음에는 원하는 범위의 주파수를 신청하면 해당 대역에 한해서 자유롭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형태로 주파수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사용하기 쉬운 저주파 대역이 먼저 배분되었고, 수요가 늘어나며 점차 다양한 대역의 주파수가 쓰이기 시작했다. 문제는 필요할 때마다 새롭게 국가기관, 기업 등 다양한 곳에 이를 파편화한 상태로 할당하다 보니, 5세대 이동통신 등 넓은 범위의 주파수가 필요한 오늘날 그 범위를 선택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주파수를 쪼개서 쓸수록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문제도 제기되어 왔다.
지금까지는 각 채널 당 사용하는 주파수 대역이 좁아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당연히 주파수 파편화와 관련된 문제들은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넓은 범위의 주파수를 사용해야 하는 멀티미디어 시대에 가까워지며, 전자통신 데이터 업무량(data traffic)과 관련된 다양한 연구들이 현재 진행 중에 있다. 이번 연구는 그중 하나다.
연구팀은 주파수 파편화의 원인이 무엇인지, 이를 어떻게 측정할지, 두 가지를 모두 제시했다. 먼저 신청하면 이용권을 주는 방식, 다수의 통신 사업자들 간 경쟁, 2G, 3G, 4G 등 다양한 서비스의 형식 등 파편화를 야기하는 원인별로 지표를 개발하고, 각 지표를 합친 통합 지표를 개발한 것이 핵심이었다. 통합 지표에는 소비자의 수요 측면까지 함께 고려해 그 실용성을 높였다. 이번 연구가 개발한 지표를 사용하면 추후 어떤 원인이 주파수 파편화에 크게 기여했는지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자연스럽게 관련 해결 방안을 고찰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연구팀은 실제로 이번 지표를 우리나라와 일본의 데이터에 적용하고 그 정확성을 검증했다.
권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주파수 파편화와 관련된 문제의 효율적 해결 방안이 제시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전망을 밝혔다.

김유빈, 곽지호, 장진한, 류제승, 오태화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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