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하기 어려운 마랑고니 현상, 입자 영상 유속계와 아지랑이 기법을 적용함으로써 해당 효과가 일어나는 속도와 크기 정량화해

 기계공학과 김형수 교수와 미국 프린스턴 대학의 하워드 스톤(Howard Stone) 교수 공동연구팀이 완전히 섞일 수 있는 서로 다른 유체가 만날 때 발생하는 용질성 마랑고니 효과를 정량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7월 31일 <네이처 피직스(Nature Physics)> 온라인판에 게재되었다.

 

(김형수 교수 제공)

경향성 분석 어려웠던 마랑고니 효과
마랑고니 효과는 두 유체의 표면장력의 차이로 인해 유체의 계면*에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예를 들어, 물에 알코올 방울을 떨어뜨리면 두 액체의 표면장력 차이로 인해 유체의 계면을 따라 전단 응력**이 발생하게 된다. 이때, 알코올 방울은 물의 표면에서 렌즈와 유사한 형태를 유지하면서 마랑고니 유동을 일으키며 퍼져나간다. 물과 알코올처럼 서로 완전히 혼합되는 물질은 만나는 즉시 퍼짐과 혼합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는 표면장력 차이로 인해 계면에서 마랑고니 현상이 먼저 발생한 후, 시간이 흐름에 따라 혼합이 이루어지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꾸준히 보고됐으며, 구체적인 분석을 위해 여러 관련 연구가 진행되었지만, 마랑고니 효과 자체를 정량화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실험 결과의 경향성이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었다.

유동장 가시화 기법으로 흐름 분석해
연구팀은 유동장 가시화 기법인 입자 영상 유속계와 아지랑이 기법을 사용해 기존의 한계를 극복했다. 입자 영상 유속계는 투명한 유체 속에 입자를 넣은 후 해당 입자의 운동을 관찰하는 방식으로 유체의 흐름을 분석한다. 입자의 움직임을 통해 전체적인 유체 흐름의 속도를 측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유체가 혼합될 때에는 더 효율적인 아지랑이 기법을 사용해 움직임을 분석한다. 아지랑이 기법은 물질의 굴절률이 높을수록 밀도가 크다는 상관관계를 이용해 유체의 굴절률을 먼저 측정한 후, 밀도를 파악함으로써 유체의 혼합을 예측한다. 이 두 분석 방법을 통해 연구팀은 마랑고니 현상을 실험적으로 관찰할 수 있었으며, 이론적인 모델을 세워 관련 모델의 실제 현상 예측까지 할 수 있었다.

혼합 과정 정량화해 줄어든 부작용
유체의 혼합 과정을 정량화한 이번 연구 결과는 약물에 의한 부작용을 줄이거나 유체 표면의 불순물을 제거하는 등 여러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천식 환자들이 사용하는 스프레이 등의 약물에는 흡수를 돕기 위해 계면활성제가 일부 포함되어있다. 하지만 계면활성제는 체내에 축적되어 장기의 기능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는 단점이 있었다. 연구팀은 마랑고니 효과가 일어나는 속도를 이용한다면 알코올과 같은 새로운 약물 전달 물질로 계면활성제를 대체해 약물 흡수를 효과적으로 조절하고, 체내에 유해 물질이 축적되는 현상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해양 사고 시 기름 확산 막을 수 있어
이번 연구는 해양오염물질의 확산을 저지하는 데에도 사용할 수 있다. 해양에서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할 경우 기름이 퍼져나가는 데 마랑고니 효과가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액체의 표면장력을 효율적으로 조절한다면 기름의 확산을 막을 수 있다.
김 교수는 “유류 이외에도 해상에서 운반되는 위험 유해물질들은 많지만, 사고로 인해 이들이 바다에 노출될 경우 위험 물질들이 확산되는 정도는 알려지지 않았다”며 “추후 연구를 통해 해양에서 이러한 물질들이 퍼져나가는 현상을 정량화하고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하겠다”라고 전망을 밝혔다.

계면*
서로 다른 두 가지 물질 혹은 같은 물질에서도 서로 다른 부분들 사이의 경계.

전단 응력**
물체의 표면에 평행하게 작용하는 외력에 대항하여 물체 내에 생기는 저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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