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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드 셀비展, 사진을 통해 아티스트들의 공간을 엿보다
[437호] 2017년 08월 29일 (화) 임성민 기자 96eric@kaist.ac.kr

 같은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도, 같은 붓으로 그림을 그려도 그 안에는 각자의 감정과 생각이 담기기 마련이다. 세계적인 포토그래퍼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토드 셀비의 작품에는 인물과 공간에 대한 애정과 호기심이 가득 담겨있다. 지금 대림미술관은 ‘셀비의 집’으로 변신해, 셀비가 전 세계를 누비며 만난 사람들과 공간에 관한 이야기들이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되어 사람들을 반겨주고 있다.

아티스트의 삶과 체취를 녹여내다
<셀비 더 포토그래퍼>는 토드 셀비가 세계 곳곳을 누비며 만난 아티스트들의 집과 작업 공간을 촬영한 사진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공간은 그가 머물렀던 공간, 그 안에서 만난 독특한 사람들, 그리고 그곳에서 본 물건들의 사진으로 가득 차 있다. 예술가들의 삶의 공간에는 그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녹아있고, 독특한 라이프 스타일이 담겨있다. 이 공간은 앙고라 토끼와 염소, 양을 키우며 직접 깎은 털로 모자와 스웨터를 짜는 암비카 콘로이의 집부터 시작해 런던의 선착장에 정박되어 있는 보트에 사는 포토그래퍼 레츠 우드까지 많은 아티스트들의 삶의 체취를 느낄 수 있다. 한편에는 현관 벽면을 가득 채운 무지개와 서핑 보드, 파스텔색으로 꾸민 뒷마당의 스케이트보드 점프대가 있는 집에서 사랑스러운 아내와 아들과 함께 사는 오지 라이트의 행복한 모습도 엿볼 수 있다.
사진에 담긴 아티스트의 표정에는 그들의 공간에 대한 사랑과 스스로의 일에 대한 열정이 느껴진다. 자신의 꿈에 대해서는 한없이 진지하면서도 숨길 수 없는 유쾌함과 열정적인 에너지가 사진에 고스란히 담겨 그들의 이야기를 전해주는 듯하다. 멕시코 정글에 위치한 하트우드는 별이 보이는 오픈 키친에서 미국식 멕시칸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로맨틱한 공간이다. 하트우드를 운영하는 에릭 워너와 마이아 헨리는 2010년 이 곳을 여행하던 중 멕시코와 사랑에 빠져 태양 빛과 장작불로만 유지되는 이 식당을 만들었다. 그래서 그들의 요리는 화려하고 다채로우며, 열정적이다.

이야기를 담고 있는 레진 프레임
<셀비 더 스토리텔러>는 5점의 대형 ‘레진 프레임’ 작품들로 이루어져 있다. 사진 속 주인공들에 대한 깊고 풍부한 이야기를 더 잘 전달하고 싶었던 셀비는 사진의 프레임을 두꺼운 레진으로 마감 처리한 후, 그 위에 겹겹이 일러스트레이션을 붙여 그들의 이야기를 전달했다. 기존에는 그들과의 인터뷰 내용을 통해 사진 속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들려줬다면, 이제는 사진과 함께 있는 일러스트레이션을 통해 작품이 직접 관객들에게 말을 건넨다.
세계적인 DJ인 스티브 아오키의 사진을 둘러싼 프레임에는 그의 전용 제트기와 음반, 턴테이블, 관중에게 뿌렸던 샴페인과 야채 주스 등 그와 연관된 다양한 것들로 이루어져 있다. 수많은 관객들을 뒤로 하고 명상하듯 눈을 감고 있는 스티브 아오키와, 그의 에너지를 표현하는 많은 물건들로 이루어진 프레임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아오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한다. 한편, 바보 같은 행동을 하는 자신을 보며 숨넘어갈 듯 웃는 사람들을 보는 것이 가장 행복하다는 광대 트위디의 사진은 서커스 연기를 하는 익살스러운 광대들이 둘러싸고 있다.

셀비의 어릴 적 꿈속으로 들어가다
<셀비 더 드리머>의 공간으로 들어가면, 알쏭달쏭한 음악과 그 공간을 이루고 있는 입체 일러스트레이션이 어우려져 마치 꿈속 세상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실제로 이 공간은 토드 셀비의 어릴 적 꿈속의 공간이다. 하와이 해변으로의 평범한 여행을 고대했던 셀비의 기대와는 달리 파푸아뉴기니의 어느 낯선 강 위에서 보내던 첫날 밤, 그는 정글에 대한 꿈을 꿨다. 화려하고 알록달록한 나무 사이를 돌아다니는 동물들을 바라보고 있다 보면 셀비의 꿈속에서 그와 함께 정글을 헤메는 듯한 기분을 들게 한다.

토드 셀비의 작품들은 모두 한없이 평범한 일상을 담고 있다. 아티스트들의 공간과 그 공간을 이루고 있는 평범한 물건들, 그 안에서 만난 사람들과 자신의 꿈에 나온 풍경 등 일상적인 소재이지만, 셀비는 그 위에 자신만의 고유한 색깔과 순수한 에너지를 덧입혀 재구성해낸다. 그래서 셀비의 집은 마치 스토리텔링의 공간과 같다. 작품, 공간, 음악 하나하나가 전부 자신만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 때로는 그들의 폭발적인 에너지를, 때로는 순수하고 아름다운 메시지를 전달한다. 셀비의 이야기와 라이프스타일로 가득 꾸며진 셀비의 집에 방문한다면, 단조로운 일상에 신선한 영감이 될 소중한 순간들을 선사받을 수 있을 것이다.

사진 | 대림미술관 제공
장소 | 대림미술관
기간 | 2017.04.27. ~ 2017.10.29.
요금 | 6,000원
시간 | 10:00 ~ 18:00
문의 | 02)720-06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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