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이 과발현된 암 조직만 선택적으로 치료하던 기존의 표적 치료 … 리포솜과 엑소솜을 매개로 한 인공수용체 배포로 해결해

 바이오및뇌공학과 박지호 교수 연구팀이 암 종양을 효율적으로 표적 치료하는 새로운 기술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6월 19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되었다.

표적 물질 활용한 기존 암 치료 방식
암 치료의 핵심은 약물을 암 조직에 선택적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암 조직에는 특정 단백질이 다른 조직에 비해 많이 발현되는데, 이 단백질과 쉽게 결합하는 약물을 투입하면 일반 장기나 조직을 제외하고 암 조직에만 더 많은 양의 약물을 전달할 수 있다. 기존에는 과발현된 암세포의 단백질에 잘 붙는 표적 물질을 활용해서 약물을 전달하는 표적전달 연구가 많이 이루어졌다. 약 100nm의 인공 나노입자에 약물을 탑재한 다음, 이 나노입자를 암 조직으로 전달하는 방식을 사용하면 효율적으로 약물을 전달할 수 있다.

과발현된 단백질 지닌 조만 치료해
하지만 기존 방식에는 크게 두 가지 문제점이 존재했다. 우선, 암에 과발현되어있는 단백질은 모든 암 조직에 균일하게 퍼져있지 않다. 따라서 약물을 탑재한 나노입자는 치료해야 하는 암세포 중 단백질이 많이 발현된 곳에만 결합하게 된다. 암 조직의 모든 세포에 약물을 전달하지 못하고 단백질이 과발현된 세포에만 선택적으로 약물을 전달하는 것은 완벽한 암 치료에 있어서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문제이다.

효율성 낮은 혈관을 통한 약물 전달
또한, 나노입자든 약물이든 모든 물질은 일반적으로 혈관을 통해서 전달된다. 하지만, 암 환자의 혈관은 혈관을 잡고 있는 주변의 암 조직으로 인해 그 폭이 매우 좁아진 상태이다. 암 조직이 혈관을 누르게 되면 혈관의 폭이 좁아지고, 이는 혈관의 압력 상승으로 이어진다. 즉, 혈액에 일정한 흐름이 생긴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나노입자는 수동적으로 움직이는 분자이기 때문에 혈액의 흐름이 암세포 방향과 맞지 않으면 약물이 전달되지 않아 암세포 치료가 어렵다. 기존 연구들은 주로 혈관을 통해 약물을 전달하려 했지만, 결국 혈액의 흐름을 극복하지 못했다. 이런 문제점들로 인해 암에 대한 약물치료의 효율성은 심각하게 낮았다.

세포막과 쉽게 결합하는 리포솜 개발해

연구팀은 인공수용체를 리포솜*과 엑소솜**을 이용해 전달함으로써 앞서 언급한 문제를 해결할 방향을 제시했다. 암세포에 과발현되어있는 단백질이 아닌 단백질과 유사하지만, 상대적으로 몸 안에 없는 인공수용체로 표적대상을 대체한 것이 핵심이었다. 연구팀은 세포막과 효율적으로 결합하는 세포막결합성 리포솜을 개발하여 그 안에 인공수용체를 넣고, 이 리포솜을 암 조직 주변 혈관으로 전달했다. 전달된 리포솜은 세포 간 생체 분자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엑소솜으로 인공수용체를 전달하고, 결과적으로 엑소솜의 이동에 따라 모든 암세포에 인공수용체가 고르게 분포하게 된다.

인공수용체 이용한 치료 가능할 전망
인공수용체를 모든 암 조직에 전달한 후, 전달된 인공수용체에 잘 결합하는 약물을 이어서 주입하면 균일하면서도 효율적인 암 치료가 가능하다. 이미 특정 인공수용체와 암 치료에 필요한 약물이 잘 결합한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인 만큼, 연구팀이 개발한 인공수용체와 약물이 잘 결합한다는 추가적인 연구가 이루어진다면 암 치료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연구팀은 사람에게 임상시험을 진행하려면 앞으로 10년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 교수는 “인공적인 수용체에 맞는 약물만 주입해준다면 약물 전달 효율은 물론이고 이에 따른 실제 치료 효과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이번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리포솜*
인지질을 수용액에 넣으면 생성되는 속이 빈 인지질 이중층 구조.

엑소솜**
세포막과 세포막 사이 선택적 물질 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일종의 소포. 암 세포들 간 물질 이동에 사용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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