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우리 학교는 여러 언론을 통해 명상과학연구소 설립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명상과학연구소는 명상의 과학화를 위한 심화 및 융합연구와 사회공헌을 목적으로 내년 6월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지난달 31일, 우리 학교는 교내 본관에서 재단법인 ‘플라톤 아카데미’와 명상의 과학화를 위한 융합연구를 수행할 명상과학연구소 설립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플라톤 아카데미’는 서울대학교 행복연구센터를 만들어 행복 교과서를 보급한 바 있다. 이와 비슷하게, 명상도 과학적인 프로그램으로 연구 및 제작하여 보급하는 것이 명상과학연구소의 목적이다.
명상과학연구소 초대 소장으로는 미산 스님이 부임할 계획이다. 미산 스님은 “카이스트 학생들이 공부는 열심히 하지만, 노력에 비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들었다”며, “이는 좌뇌는 발달되어 있지만 우뇌는 상대적으로 균형을 맞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산 스님은 “마음의 안식과 우뇌에 도움이 되는 명상이 카이스트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라고 전했다.
명상이라는 분야를 과학적으로만 접근하면 인문학과의 연결이 부실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미산 스님은 “심리학, 사회심리학, 인문학분야의 카이스트 교수님들과의 만남을 가져 이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또한, “카이스트를 중심으로 다양한 인문학자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만들어 협업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미산 스님의 과학분야 전문성에 대한 우려에는 “요즘 과학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고, 카이스트에 계신 훌륭하신 교수님들께 배울 생각”이라며, 최근 들어 많은 강연과 세미나에 참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산 스님은 이번달 22일 석사 리더쉽강좌의 강사로 본교 창의학습관(E11) 터만홀에서 강연을 하기도 했다. (관련사진 3면) 강연은 주로 이 시대에 명상과 과학이 만나서 어떤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는지 소개하고, 기업이나 학교 등에서 명상이 어떻게 활용되는지 보여주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한편, 명상과학연구소 설립 소식을 들은 학우들의 의견은 다양했다. 한 익명 학우는 “명상이라는 주제가 유사과학과 비슷해 보이지만, 과학적인 방법으로 합리적인 절차를 거쳐 연구를 진행한다면, 유사과학과는 거리가 있을 것이다”라며, “다만 과학기술중점 대학교에서 명상을 연구하는 것은 걱정이 된다”라고 전했다. 이런 우려에 대해 ‘플라톤 아카데미’와의 MOU를 추진한 KAIST 발전재단 관계자는 “진짜 과학과 동떨어진 연구가 아니라, 실질적 명상의 효과를 fMRI나 뇌파를 통해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명상 연구를 통해, 학업 스트레스를 해소하거나 창의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응답했다. 또 다른 익명 학우는 “명상 자체에는 악의가 없고, 마음을 다스리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명상을 강요하는 것은 사람에 따라 불편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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