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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 잔의 여유
[438호] 2017년 09월 12일 (화) 오현창 학우(새내기과정학부 17) kaisttimes@gmail.com

 지난 금요일이었습니다. 교양 수업이 끝나고 교수님께서 점심을 사주신다는 말씀에 신나는 발걸음으로 교수회관을 향했습니다. 뭔가 특별한 존재가 된 것만 같은 기분에 점심은 특별히 맛이 좋았습니다. 여기서 이야기가 끝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식사를 마치고 교수님께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제안하셨습니다. 1시에 궁리실험관에서 실험이 있었고 저는 숙제를 하지 않은 상태였지만, 안타깝게도 저는 커피와 사랑에 빠져있었습니다. 커피 주문을 기다리며 가뿐하게 숙제를 끝내고 교수님께 커피를 건네며 시원한 아메리카노를 한 모금 마셨을 때, 시간은 어느덧 57분이었습니다.
저는 자전거를 타고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교수님께서 사주신 귀한 커피를 오른손에 들고 말이죠. 차마 커피를 원샷하거나 버릴 수는 없었습니다. 저는 교수님의 커피를 지켜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너무 과한 욕심이었던 건지 저는 커피는커녕 제 몸 하나도 시간의 칼날로부터 지키지 못했습니다. 가파른 내리막길, 제 자전거는 중심을 잃고 쓰러졌고 저는 길바닥에 나뒹굴었습니다. 뒤에는 커다란 냉동탑차가 따라오고 있었고 저는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운전자님께서 차를 빨리 세워주신 덕분에 큰 사고는 면했지만, 온몸에 크고 작은 상처를 입고 말았습니다. 커피를 잃어버린 건 물론이고 아끼던 자전거도, 어머니께 선물 받은 가방도 많이 다쳤습니다. 글을 쓰는 지금도 온몸이 아프네요. 여유도 좋지만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의 여유만 허락해야겠습니다. 커피나 음료수는 꼭 모두 마신 다음에 자전거를 타도록 합시다.
추가로 자전거는 꼭 자전거 도로에서 타도록 합시다. 제가 넘어진 곳은 일반 차도도 아닌 자동차전용 도로였습니다. 대강당에서 스포츠 컴플렉스 앞을 지나 바이오 및 뇌공학과 건물을 향하는 길은 사실 자동차 이외에는 지나다닐 수 없다는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저는 그 표지를 읽고도 규칙을 어기는 행동을 해버린 탓에 벌을 받고 말았죠. 물론 우리 학교의 자전거 도로는 자전거 도로라는 이름을 왜 붙였는지 알기 어려울 만큼 바퀴가 다니기 어려운 환경입니다. (자전거 도로를 설계하신 분은 자전거를 타보지 않으셨던 것이 분명합니다.) 그래서 저도 자전거를 탈 때에는 항상 차도를 선호하고는 했습니다만 이제는 왜 차도가 위험한지 깨달았습니다. 자전거도로나 인도에서 넘어지면 작은 찰과상에 끝날 수 있지만 차도에서 넘어지면 정말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작은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정말 큰 불편을 겪지 않기 위해선 꼭 차도로 다니지 않도록 합시다. 그리고 차가 없으니 다치지 않을 것이라 안심하지 마시고 두 손은 꼭 핸들에 두고 천천히 앞과 좌우를 살피며 안전 운전하시기 바랍니다. 나중에 인도로 다니던 자전거와 부딪혀 다치게 된 독자의 소리를 듣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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