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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하는 사회를 경고하다
김종갑 - <혐오, 감정의 정치학>
[438호] 2017년 09월 12일 (화) 박재균 기자 hagsfdf@kaist.ac.kr

 이론적으로, 민주주의 사회에서의 정치적 변화는 공론을 통해 재현된다. 그리고 그 공론을 형성하는 가장 큰 동인은 감정상의 공통분모가 되곤 한다. <혐오, 감정의 정치학>의 저자는 시민들끼리의 공통분모를 형성하는 감정은 분노라고 얘기한다. 그래서 분노는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힘을 가지고 있다. 혐오는 이와는 궤를 달리한다. 혐오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본능적이다. 하지만 저자가 진단한 한국사회는 분노보단 혐오가 공론화되는 아고라이다. 혐오가 무엇이며, 이러한 현상이 왜 문제가 되는지, 해답은 책 <혐오, 감정의 정치학> 속에 있다.
누구나 가슴 속 깊게는 남들보다 자기가 낫다는 본능적인 감정이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우월감을 견지하려는 노력은 사회 속에서 쉽게 좌절당한다. 그래서 우리는 사회에서 외면받는 가치들, 추함, 나이 듦, 금기 등을 나머지 선한 가치들과 구분 짓고자 노력한다. 이러한 본능적인 구분 짓기가 바로 혐오라고 저자는 얘기한다. 이러한 구분, 구획 메커니즘은 ‘sacred’의 어원에서 잘 드러난다. 신성함을 뜻하는 ‘sacred’의 어원인 라틴어 ‘sacer’에는 ‘분리하다’라는 뜻도 있기 때문이다. 신성함은 가치들 사이에 선을 그을 때 비로소 생겨난다.
저자가 혐오에 주목한 이유는 혐오가 결국 사회에서 어떻게 생겨나는지를 밝혀내기 위함이다. 책은 시침을 88 올림픽 당시로 돌려, 개고기가 국내에서 혐오식품이 된 계기를 밝히려 한다. 한국에서, 88 올림픽은 타자의 시선을 의식하게 된 거의 최초의 사건이다. 우리는 쉽게 타자(서양)와의 권력 차이를 절감하고, 그들의 시선을 내면화하기 시작한다. 우리가 여집합이 되지 않기 위해 생겨난 여집합은 너무나도 당연히 혐오의 대상이 되었다.
저자가 관찰했듯, 수직적 권력이 개인적, 본능적인 혐오를 조작하는 경우가 많이 생기고 있다. 이러한 조작은 권력 관계가 낳을 수 있는 가장 폭력적인 기제며, 한국사회는 이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너무나도 쉽게 사회의 구성원들을 구획하고 이를 혐오한다. 혐오 이전에 분노가 사회 속에서 자리 잡길, 저자는 역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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