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결국 사퇴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 여러 잡음이 들려옵니다. 인사 관련해서는 특히 과학계의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박기영 교수뿐만 아니라, 중소벤처기업부 초대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박성진 포스텍 교수 또한 빈축을 사고 있는 인선입니다. 그는 창조과학회 이사직으로 다소 비과학적인 기관에 몸담은 그의 전적 때문입니다. 최근 사임하긴 했지만요. 여론은 미묘하게 갈라지는 중입니다. 특히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를 전폭적인 지지하던 연령층은 20~30대입니다. 하지만 블라인드 채용, 교대의 TO 삭감, 그리고 여러 인사 관련 문제 때문에 청년층에게 비난의 화살이 돌려지고 있습니다. “공약도 제대로 안 읽어보고 투표를 한 탓에 이러한 사단이 나는 것이 아니냐”
유독 대한민국이 정치인을 지지하는 모습은 연예인을 지지하는 모습과 가깝습니다. 감정적이고 이성적이지 못한 방식으로 한 정치인을 떠받들고, 어떤 결례가 드러나도 이를 애써 무시하려는 모습들이 너무나도 많이 보입니다. 늘 대선 투표결과를 분석하고 나면, 지역감정이 강하게 드러나는 것도 꽤 강력한 반증이 됩니다.
문재인 정부가 대선 당시 반대 세력을 적폐 세력으로 규정하는 듯한 발언을 하여 문재인 정부의 행정정책에 반대의 목소리를 내기만 해도 적폐로 규정된다는 빈정 어린 비꼼이 자주 쓰이고 있습니다. 비판적 지지. 대한민국이 왕정 국가가 아닌 민주주의를 채택한 이상 너무나도 유효한 개념입니다. 어떤 선호하는 정치적 세력에 힘을 실어주되, 그가 추진하는 정책들이 전폭적인 지지를 얻기 위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는 그러한 지지세력을 이르는 말입니다.
어떤 정치인을 지지하였다고 해서 그가 하는 저지르는 모든 과오에 책임을 갖게 되는 것은 당연히 아닙니다. 오히려 지지하는 정치인의 과오를 호되게 비난해야 할 책임을 지게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당나라 고사에 ‘백성은 바다요, 권세는 그 위에 뜬 일엽편주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일엽편주는 늘 바다를 순항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됩니다. 바다는 배에게 호되기도 하고, 순하기도 합니다. 국민도 정치인에게 맹목적이기 보단 입체적인 자세를 유지하도록 했으면 합니다. 역시, 비판적 지지라는 개념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저작권자 © 카이스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