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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탈핵 논쟁... 갑론을박 중인 신고리 공론화위원회
[437호] 2017년 08월 29일 (화) 오태화 기자 dreami9702@kaist.ac.kr

 지난 6월 19일 고리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 기념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원전 정책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 원전 중심의 발전정책을 폐기하고 탈핵 시대로 가겠다”고 선언했다. 문재인 정부는 이어 신고리 5, 6호기 공사를 일시 중단하고 공론화위원회를 출범시키는 등 탈핵 정책을 가속했다. 이에 전국 공과대 교수들이 호소문을 발표하고, 전국원자력대학생연합이 “탈원전 정책, 공론화 없는 졸속 행정 반대” 입장을 발표하는 등 원자력 학계의 반발이 빗발쳤다. (관련기사 본지 436호, <탈핵시대 선포한 문재인 대통령, 원자력 학계는 ‘졸속 행정’ 반대>) 본 기사에서는 공론화위원회 출범 후의 현 국면과, 전국원자력대학생연합을 비롯한 원자력및양자공학과의 생각을 들어보았다.

친핵vs탈핵, 치열한 논쟁 속의 공론화위원회
지난달 14일 한국수력원자력 이사회가 ‘신고리 5, 6호기 공사 일시 중단’을 결정한 후, 지난달 24일 신고리 5, 6호기 공론화위원회가 출범했다. 공론화위원회는 10월 21일까지 90일간 공식적으로 활동하며, 이후 구성된 시민대표참여단은 신고리 5, 6호기 공사의 영구중단 혹은 공사 재개 여부에 관한 의견을 권고안 형태로 정부에 전달하게 된다. 위원회는 지난 24일 공론화 절차 방침 수립과 함께 공론 조사 업체를 지정하였으며, 25일 1차 설문조사를 시작하는 등 본격적으로 국민 의견 수렴에 들어갔다.
논란과 우려 속에 공론화위원회가 출범한 지 약 45일여가 지난 지금, 공론화위원회에서 탈원전 정책을 놓고 찬반 진영의 열띤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들은 서로를 ‘원전마피아’, ‘환경마피아’ 등으로 칭하며 인신공격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탈원전 정책을 찬성하는 사람들은 ‘우리의 후손들이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현재의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며, ‘원자력의 지속적인 철수와 함께 청정에너지 정책을 강력하게 이끌어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은 ‘원전은 그저 쉽게 얻어진 너무나 문제가 많은 에너지원에 불과하다며 탈원전 국가를 이루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해 탈원전 정책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우리나라 원전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고, 지금까지 단 한 번의 사고도 없는 우수한 운영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원전이 위험하지 않음을 주장했다. 또, ‘국토면적이 좁고 대부분이 산지라 신재생에너지 부지가 부족한 우리나라에는 원전이 가장 현실적인 에너지공급원이다’라고 말하며 탈핵을 반대했다. 이외에도 장기적 관점에서 보았을 때 탈핵은 필수불가결하지만, 당장 신고리 원전 건설을 중단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었다.

전국원자력대학생 2차 회의 열려
지난 14일, 전국원자력대학생 2차 회의가 열렸다. 이는 지난달 13일 전국원자력대학생연합이 조직되고 1차 회의를 가진 후 약 한 달여만이다.
이번 회의에서 주로 다뤄진 내용은 페이스북 등 SNS를 활발하게 운영하여 사람들에게 원자력 관련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라는 것과 정부의 불합리한 행동이 발생하였을 시 1인 시위나 성명서 제출 등의 적극적인 대응을 진행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전국원자력대학생연합은 지난 15일, 연합의 탄생 배경과 그 입장을 밝힌 카드뉴스를 게시하며 ‘탈원전, 원전 건설 중단과 같은 국가적 과제들이 각계 전문가, 찬성하는 사람과 반대하는 사람 모두 발언권을 가진 합리적인 공론화를 원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21일, 신고리 5, 6호기 공론화위원회에 대한 카드뉴스를 게시했다.
전국원자력대학생연합은 국민들이 공론화위원회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일방적인 설득의 과정이 아닌 모두의 이야기가 고려되고 존중되는 합리적인 공론화가 될 수 있도록 많은 목소리를 내달라’고 부탁했다.

‘탈원전 정책 연속 토론회’열려
지난 15일 국회의원 연구단체인 ‘탈핵에너지전환 국회의원모임’은 4회에 걸쳐 ‘탈원전 정책 연속 토론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탈핵에너지전환 국회의원모임은 지난 16일 ‘원자력발전, 과연 경제적인가? 숨겨진 비용과 원전의 경쟁력’에 대한 내용으로 첫 번째 토론회를 진행하였다. 이창훈 KEI 부원장은 토론회에서 원자력 발전의 사회적 비용에 대한 발제를 진행하며 ‘원자력이 저렴한 에너지원으로 물가안정 및 기업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긴 하지만 이는 외부비용을 반영하지 않은 것’이라며, ‘방사능 누출 등 대형사고가 벌어졌을 경우 수습이 불가능하다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원자력발전의 환경성은 매우 낮으며 사회적 비용도 매우 많이 든다’고 말했다.
지난 23일에는 ‘신고리 5, 6호기 건설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내용으로 두 번째 토론회가 진행되었다. 이날 김성욱 (주)지아이 지반정보연구소 대표는 우리나라 원전의 지진안전성을 지적했다. 김 대표는 “우리나라의 내진설계 기준, 최대지진평가 등 지진에 대한 정책 기준은 타 국가에 비해 낮다”라며, “지진에 대한 조사결과들을 종합하였을 때 원전에 대한 종합적인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고 말했다. 오는 30일과 다음달 6일에 ‘에너지 전력수급 문제없나?’와 ‘탈원전시대, 비용분담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남은 토론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번 토론회는 탈핵에너지 찬성 입장에 주안을 두었기 때문에, 한쪽 입장만 전달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 탈핵 다시 언급하며“천천히 진행될 것”
문 대통령은 지난 1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탈원전 정책에 대해 다시 언급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은 탈원전에 대한 비판적인 견해들을 적극 반박하며 기존 정책 방향대로의 추진 의지를 보였다. 특히 “유럽 등 선진국 탈원전 정책은 수년 내 원전을 멈추겠다는 굉장히 빠른 정책이지만, 현 정부의 정책은 지금 가동되는 원전의 수명이 완료되는 대로 하나씩 문을 닫겠다는 것”이라며 추진중인 탈원전 정책이 급격한 정책이 아님을 강조했다. 이어 “위 정책대로라면 탈원전에 이르기까지 적어도 60년이 걸린다”며, “그 기간 동안 전기 요금 상승을 불러일으키지 않는 대체 에너지를 개발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은 “신고리 5, 6호기 건설 백지화를 공론조사를 통해 결정하는 것은 매우 합리적이다”라며 정책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원자력및양자공학과의 대응은
김형빈 원자력및양자공학과(이하 원양과) 학생회장은 ‘원양과 학생들이 탈핵 정국에 대해 의견을 밝히는 것만으로도 기사나 SNS 같은 대중 매체에서 밥그릇 지키기가 아니냐는 비난을 받고 있다’며 유감을 표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의 탈원전 발언으로 인해 학생들의 진로 결정에도 문제가 생겼다며, 원전의 안전성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개발을 꿈으로 삼은 학생들은 그것을 이루기 위한 기회조차 박탈당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실제로 본교의 익명 커뮤니티인 ‘카이스트 대신 전해드립니다2’에 원양과에 진학하려 했지만 탈핵 동향에 영향을 받아 다시 진로를 고민하는 내용의 글도 올라왔었다.
김 회장은 이러한 탈핵 정국에 대응하기 위해 ‘원자력 공학을 배우고 연구하는 학생으로서 현 정부의 정책에 대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앞으로도 전국원자력대학생연합 회의에 참석하여 이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것이며, 페이스북 페이지에도 매주 연합의 입장 및 원자력 관련 지식을 게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양과가 당면한 과제로는 원자력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 개선을 뽑았다. 김 회장은 ‘체르노빌,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판도라> 같은 영화로 인해 생긴 막연한 공포감을, 사실을 기반으로 한 정보 제공을 통해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타운미팅 혹은 토론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원양과는 학과 재학생들이 탈핵 정국을 직시하고 원자력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함양할 수 있도록, 지난달 4일 타운미팅을 개최했다. 최성민 원자력및양자공학과 학과장, 윤종일 교수 등이 참여한 가운데 발제와 질의응답 시간 등을 가졌으며, 앞으로도 교수들이 적극적으로 탈원전 정책 관련 지식들을 강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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