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8일 기계공학동(N7)의 한 연구실에서 인체에 유해한 물질이 실험실 밖으로 원활히 배출되지 않는 사건이 발생했다. 실험실에 잔류한 물질은 TMAH(수산화 테트라메틸암모늄)으로, 대정케미칼에서 작성된 물질보건 안전자료에는 해당 기체를 흡입 시 눈, 피부 및 호흡기에 자극을 일으킨다고 언급되어 있다.
지난달 18일 오전 9시 30분경, 기계공학동의 MEMS 공동연구실 1117호실에서 담당연구원이 자리를 비운 상태로 TMAH 수용액 가열실험이 진행되고 있었다. 원래대로라면 기체로 변한 물질이 실험실 내 배기 장치를 통해 옥외로 빠져나가야 했으나, 사고 당일 어떤 오류로 인해 TMAH 가스가 실내에 머물렀다. 안전팀 담당자와 캠퍼스폴리스는 재난안전상황실로부터 신고를 받아 출동해 실험실 담당자와 실험내용을 확인했으며, 방독면 및 내화학복 등 개인보호구를 착용하고 실험실 내부로 진입하여 가열실험을 중지하고 배기장치의 이상유무를 점검했다. 점검 결과, 배기장치가 작동하지 않아 TMAH 증기와 분해가스가 실내로 누출된 것을 확인하였고, 즉시 배기장치를 정상 가동시켜 실험실 외부로 해당 가스를 배출하였다.
이후, 기계공학과 행정팀은 “이동 중 가스(암모니아 냄새)를 흡입하여 평소와 다른 기침이나 다른 증상이 있는 경우, 즉시 아래 연락처로 문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안내문을 기계공학동에 부착하였다. 하지만 학내 커뮤니티 ARA의 한 익명 학우는 “누출사태가 완전히 정리되었는지 확인이 어렵게 느껴지는 상황에서, 평소와 다른 증상이 있는 경우 문의하라는 문구 하나만 붙여 놓는 것이 책임 있는 행동인지 의문이 든다”라며, “기계공학동에서는 옆 실험실에서 어떤 물질을 사용하는지, 그 물질이 얼마나 유해한지 서로 알지 못하는 만큼 다른 사람들에 대한 안내와 배려, 공지가 중요하다”라고 학교의 미온적 대처를 지적했다. 이 글을 접한 KAIST 학부 총학생회는 가스 누출 사태의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사건 정리 내용과 후속 대책 등을 페이스북 페이지에 게시하였으며, 학교 안전팀은 해당 사태의 원인을 파악하고 관련 보안조치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안전팀 관계자는 이번 기계공학동 가스누출 사건은 실험 중 자리를 비운 것이 사고의 가장 큰 원인이라며, 배기 장치의 작동상태를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이 개선사항으로 도출되었다고 밝혔다. 따라서 국소배기장치에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하여 실시간 풍속을 측정하여 알려주고, 기준면속도 이하이거나 작동이 꺼져있는 경우 알림을 울려주는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현재 국내외 제품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여러 업체를 통해 견적을 살펴보는 단계이다. 이후 안전팀은 우리학교 한 개 학과를 선정해 해당 시스템을 도입하고, 시범 운영을 한 다음, 평가를 거쳐 전 학과로 도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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