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학기 기간 동안 제25대 KAIST 학부 동아리연합회 <RE:Born>(이하 동연)이 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동연 내외부의 다양한 문제들이 학우들 사이에서 지적되며, 페이스북 페이지 ‘카이스트 대신 전해드립니다2(이하 카대전)’를 비롯한 여러 학내 커뮤니티 사이트들은 열띤 토론의 장이 되었다. 본지에서는 방학 중 일어났던 동연 사태의 타임라인을 정리하고, 하반기 동연 사업 계획에 대해 박세윤 동연회장 권한대행의 생각을 들어보았다.

SNS에서 비롯된 사건의 시작
지난달 4일, 익명의 학우가 카대전에 ‘동연이 강제 통보 식으로 동아리방을 빼앗아갔다’며 불만을 표하는 글을 게시했다. 위의 글을 본 한 학우는 ‘동연이 갑질을 한 것 아니냐’라는 댓글을 달며 동연 사태의 서막을 알렸다.
같은 날 오후 11시경, 지연주 전 밴드음악분과 분과학생회장이 자신의 SNS 계정에 위의 글을 비난하는 부적절한 게시물을 올렸다. 이 게시물에는 ‘진짜 갑질이 뭔지 보여줘?’, ‘카대전에 익명으로 불편함 호소하는 불편러들 다 죽어버려’ 등과 같이 학우들을 향한 욕설과 비속어가 그대로 담겨있었다. 윗글을 본 학우들은 ‘한 학교 단체의 동연 부원으로서 어떻게 저런 말을 할 수 있는가’, ‘역시 SNS는 인생의 낭비다’와 같은 반응을 보이며 밴드음악분과학생회장의 잘못된 언행에 실망감을 표했다.
이에 지난달 5일, 오병철 전 동연회장과 박세윤 전 동연부회장 및 현 동연회장 권한대행은 동연 페이스북 페이지와 카대전에 사과문을 게시했다. 동연 회장단은 사과문을 통해 ‘분과의 대표자이자 의사결정기구의 대의원인 분과학생회장이 갑질이라는 단어를 직접 명시하며 권한 오, 남용의 여지를 밝히고, 의결기구 의결의 공정성을 가볍게 여기는 태도는 명백히 잘못된 것’이라며, 위 사건에 유감을 표했다. 또, 논란이 된 글을 작성한 분과학생회장에 대한 조치를 취할 것이며, 사건의 근본적 원인인 동아리와 동연 간의 소통의 부재를 해결하기 위해 인터넷 커뮤니티 모니터링 강화를 하겠다고도 밝혔다. 하지만 이와 더불어 ‘부적절한 게시물은 학부 동아리연합회 분과학생회장 중 1인이 개인 SNS에서 작성한 것으로, 제25대 동아리연합회 <RE: Born>의 의견 또는 운영위원회의 입장과 전혀 무관함을 우선 밝힌다’라는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몇몇 학우들로부터 책임 회피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위 소식을 접한 한성진 부총학생회장은 “이번 일로 동아리연합회의 존재 필요성 또는 자원분배에 있어 요구되는 활동 증빙에 대한 동아리인들의 불신이 늘어나게 된 것이 참 안타깝다”라고 밝혔다. 이어 “동아리인들과 학우 분들이 분과학생회장 1인으로 인해 동아리연합회 조직을 일반화하지 않길 바라며, 동아리연합회가 필요한 논의에 관심 있게 참여해달라”고 당부했다.
논란이 일자, 지연주 전 밴드음악분과학생회장은 학내 커뮤니티 사이트 ARA(이하 ARA)에 지난달 5일 사과문을 게시했다. 지연주 전 밴드음악분과학생회장은 “7월 4일 카대전에 글이 올라온 이후,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갑질이라는 댓글이 달린 것을 확인했고, 이 단어에 대한 억울함을 SNS상에 표출한 것이다”라며 사건의 경위를 밝혔다. 이어 지연주 전 밴드음악분과회장은 “SNS상에서 한 말이 한 분과 학생회장의 발언으로서 무게감을 가질 수도 있다는 점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며,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었음에도 공개된 공간에 잘못된 방식으로 감정을 표출하여 동아리연합회의 공정성과 신뢰성에 타격을 입힌 점은 정말 죄송스럽다”라고 말했다.
이에 지난달 5일, 동연은 제10차 임시 운영위원회를 열고 징계 수위를 논의했다. 그 결과, 지연주 전 밴드음악분과학생회장은 운영위원회에서 본인에 대한 의결 문안이 공고된 시점부터 2017 동아리방 재배치 심사 결과가 공고되는 시점까지 그 직무를 상실하게 되었다. 동연은 이 사실을 동연 페이스북 페이지에 게시하며 학우들에게 이를 알렸다.

맥 부회장, 동아리연합회의 잘못 지적하는 게시물 올려
지연주 전 밴드음악분과학생회장이 사과문을 게시하고 징계를 받은 지 하루가 지난 지난달 6일, 교내 바둑 동아리 ‘맥’의 부회장인 지동준 학우가 카대전에 동연의 잘못을 지적하는 게시물을 카대전 및 ARA에 작성했다. 게시물의 주된 내용은 ‘동연은 이번 동방 재배치에서 맥이 현재 사용하고 있는 동방을 공용동방으로 사전협의나 양해 없이 전환하였다’는 것이다. 지동준 부회장은 “이에 대해 동연 집행부는 맥의 동방이 동연실에서 가장 가깝기 때문에 해당 동방이 동연 집행부와 운영위원회 회의공간으로 사용하기 적합하다고 주장했다”며, “해당 권한 행사가 상호 협의와 현 상황에 대한 깊은 이해 아래 진행되었다면 인정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상호 협의 과정 등이 전혀 없었던 점에서 전형적인 권력기관의 갑질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지 부회장은 이어 “봄 후반부와 여름 방학 첫 주 동안 동연의 회장이자 맥의 회원인 오병철 학우가 맥의 동방에 거주하는 것을 목격했다”며, “엄연히 회칙에 어긋나는 내용이며 거주하지 않을 것을 요청했지만 이를 거부했다”고 전했다. 학우들은 이에 대해 오병철 학우의 빠른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하지만 ‘동아리방에 거주하는 것이 회칙에 어긋난다’라는 것은 회칙이나 세칙에 존재하지 않는 내용으로 밝혀졌고, 지 부회장은 사실확인을 하지 않은 채 워딩을 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위 소식을 접한 오병철 전 동연 회장은 ARA에 사과문을 게시했다. 오병철 전 회장은 “맥의 동방을 공용 동아리방으로 지정하는 과정에서 맥과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사실이며, 맥의 입장에서 갑질로 받아들여졌을 여지가 다분하다는 점에 대해 인정하고 사과한다”고 밝혔다. 또, 맥 동방에 거주한 것에 대해서는 온전히 자신의 실책이고 잘못된 행동이었다면서 동연 회장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망각한 것에 대해 사과한다고 전했다.

내부고발 등장,‘동연 집행부원이 안전 점검 정보를 유출했다’
같은 날 카대전에 동연 집행부원이 안전 점검 정보를 유출했다는 제보가 등장했다. 동연 사무국장이었던 조은호 학우가 지난 6월 2일 현재 자신이 소속한 동아리에 안전팀과의 합동 안전점검일 시기 및 내용에 대한 정보를 유출했다는 것이다. 해당 내용 유출은 카카오톡을 통해 이루어졌으며 ‘내가 안전점검 도니까 그냥 아무나 한 명 동방에서 놀고 있어’, ‘최대한 안 걸리게 대충 할게’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있었다. 위 소식을 접한 학우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며 ‘동연에 대한 신뢰가 더욱 떨어질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논란이 일자 동연 사무국장 조은호 학우는 학내 커뮤니티 사이트 ARA에 사과문을 게시했다. 조은호 학우는 “동아리원들에게 집행부를 배출하면 안전점검에서 유리한 상황을 만날 수 있고, 불공정한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인식을 심을 수 있는 발언을 한 데에 대해 깊게 반성하고 있다”며, “권력을 남용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안전점검의 결과를 조작한다는 분위기를 조장해 학우들이 동연 안전점검을 신뢰하지 못하게 만든 것을 사과한다”고 전했다. 조은호 학우가 사과문을 게시했음에도 불구하고 학우들은 ‘충분히 책임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줘 실망스럽다’라는 반응을 보이며 동연에 대한 신뢰가 추락했음을 보여줬다.

사퇴, 사퇴, 사퇴...
지난달 7일, 박세윤 전 동연 부회장은 동연 페이스북 페이지에 앞서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을 사과하는 글을 게시했다. 사과와 더불어 박세윤 전 부회장은, 조은호 학우가 권력을 남용하고 집행부에 대한 신뢰를 실추시킨 책임을 느껴 당일 사퇴 의사를 밝혔다는 사실을 알렸다. 조은호 학우는 지난달 13일 학내 커뮤니티 사이트 ARA에 사퇴문을 올리며 보컬음악분과 내의 모든 동아리를 비롯한 여러 동아리들에게 사과하였다. 조은호 학우는 사퇴 이유에 대해 ‘자신이 권력 남용을 저질렀다는 것에 깊은 회의감이 들었으며, 자신의 부족한 자질을 깨닫게 되었다’고 밝혔다. 한편 조은호 학우는 분과 내에서 재신임을 받아 겸임하고 있던 보컬음악분과학생회장 직은 유임하였다.
하루가 지난 지난달 8일, 오병철 전 동연 회장은 학내 커뮤니티 사이트 ARA를 통해 자신의 자진사퇴를 알렸다. 오병철 전 회장은 “회칙과 절차에서의 문제만을 면밀하게 따지다 보니, 정작 귀를 기울여 들어야 할 동아리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독단으로 사업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또 이러한 행태로 인해 동연에 대한 신뢰를 잃게 만들었다며, 민주적인 동연을 운영하기 위해 노력하는 운영위원, 집행부 전반에 대해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지난달 14일, SNS에 부적절한 게시물을 올린 것으로 논란이 되었던 지연주 전 밴드음악분과 분과학생회장도 사퇴를 하였다. 지연주 학우는 “SNS에서의 발언이 신중하지 못했던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또 어떠한 비난의 화살도 달게 받을 것이며, 자신의 사퇴로 인해 무거운 짐을 짊어지게 될 동연의 모든 집행부원, 운영위원들에게 죄송하다는 말도 전했다.
이러한 연이은 사퇴에 대해 박세윤 전 동연부회장 및 현 동연회장 권한대행은 “논란에 대해 사퇴가 아닌 책임을 지며 문제를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였으면 좋았을 텐데 그렇지 못해 안타깝다”며 생각을 밝혔다.

동아리연합회 집행부원들의 부적절한 발언 드러나
위와 같은 문제들이 잠잠해지기도 전에 또다시 동연 관련 논란이 일었다. 지난달 12일, 임재환 전시창작분과학생회장은 동연 집행부원들이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내용으로 카대전에 글을 게시했다.
임재환 전시창작분과학생회장은 동연 사태 이후 동연의 신뢰도와 관련하여 동아리원들의 의사를 수렴하는 중, 익명의 학우가 동연 집행부원들의 부적절한 발언을 직접 들었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이를 제보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익명의 학우는 지난 6월 18일 궁동의 한 음식점에서 동연 간부진들이 특정 동아리와 동아리 회장을 비하하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익명의 학우는 위와 같은 사실을 제보하며 “여러 동아리 소속 학우들을 대표하는 단체이며, 동아리들을 공정히 심사해야 하는 단체가 동아리 대표자들을 향해 욕설과 함께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것에 깊은 회의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많은 학우들은 위와 같은 소식을 접한 후 “더 이상 동연이 누구보다 공평한 단체인지 공평해 보이려는 단체인지 모르겠다”, “카대전에 동연 관련 글이 올라오면 자신의 동아리에 불이익이 갈까 봐 댓글도 달지 못하겠다” 등의 불만을 표출했다. 위의 내용은 지난달 14일 열린 제4차 임시 전체동아리대표자회의에서 논의되었다.

논란 속 개최된 임시 전동대회
지난달 14일 제4차 임시 전체동아리대표자회의(이하 동대회)가 열렸다. 이번 동대회에서는 지난 여름학기 동안 벌어졌던 동연 사태 정리 및 박세윤 동연 부회장 재신임 등이 이루어졌다.
특히, 지난 6월 18일 동연 집행부원들의 부적절한 발언 사실관계 확인 및 사후 조치에 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우선 익명의 제보를 받아 카대전에 글을 게시했던 임재환 전시창작분과학생회장은 “가치관만 앞서 당사자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명확한 사실이 파악되지 않은 상황에서 한쪽의 입장만을 제보한 사실은 죄송스럽다”며 글 게시로 피해를 받은 당사자들에게 사과했다. 그 후 임재환 전시창작분과학생회장은 정확한 제보 경위에 대한 내용을 설명했다.
당시 부적절한 발언이 이루어졌던 자리에 있었던 당사자 중 한 명인 정지윤 복지소통국장은 논란이 일었던 ‘000회장은 진짜 양심이 있는 거냐? 겸손? 00하네 진짜’ 발언에 대해 “해당 동아리의 잘못에 대한 합리적인 비판이었다고 생각을 하고, 당사자 중 4명이 이러한 발언을 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며, “위의 발언의 정확한 워딩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당시 이야기하던 주제 문맥상 나올 수 있었던 워딩임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지윤 복지소통국장은 논란이 된 발언들 중 위의 발언을 제외하고는 절대 사실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인문학술분과학생회장은 “저러한 발언이 나온 배경이 어떠하든 엄연히 동아리연합회의 구성원 중 하나인 동아리 대표자에게 동연 임원진들이 저런 발언을 했다는 것 자체가 믿기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동대회에 참여한 동아리 대표자들은 과연 저 발언이 ‘합리적인 비판’이라고 할 수 있는가에 대해 토론을 계속했고, 결국 정지윤 복지소통국장이 사적인 자리였을지라도 동아리에 대한 부적절한 단어 사용을 했다는 점에 대해 사과하며 마무리되었다.
다음으로 박세윤 부회장 재신임에 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가투표 결과, 재석 49명, 찬성 44명, 반대 1명, 기권 4명으로 가결되었다. 이에 대해 박세윤 전 부회장 및 현 동연회장 권한대행은 “동아리 대표자 분들이 자신에 대한 신임 의사를 밝혀 주셔서 정말 감사하며, 임기가 끝날 때까지 동연이 동아리들을 위한, 회원들을 위한 단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동연 집행부와 운영위원에 대한 재신임이 이루어질 예정이었지만, 의사정족수 부족으로 인해 다음으로 미뤄졌다. 박세윤 동연회장 권한대행은 이에 대해 “진행 미숙 등으로 인해 회의가 늘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동아리 대표자들이 많이 자리를 비워 남은 안건들에 대해 논의하지 못한 것은 아쉽다”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동연의 하반기 운영 계획 및 목표는
박세윤 동연회장 권한대행 지난 여름 학기 동안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에 대해 “동아리들은 동연에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고, 동연도 기틀이 완전히 잡히지 않았기 때문에 일어났던 일들이라고 생각한다”며, “동아리들도, 동연도 모두 인식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반기 동연은 어떻게 이끌어나갈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박 동연회장 권한대행은 “동연 회칙에 크고 작은 문제점들이 많이 있다”며, “이러한 문제점들을 하반기에 차차 개선해나가면서 현재 추구하는 동연에 맞는 회칙으로 개정을 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또, “하반기 사업 지원금 지급에 대한 논의가 있을 예정이며, 상반기에 잘 운영되지 못했던 확대운영위원회를 하반기에는 적극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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