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스텐, 티타늄 등의 금속을 분말 상태로 만든 후 열처리하여 합성함으로써 방사화 적고 소결 과정 간단한 원소 합성 성공해

원자력및양자공학과 류호진 교수 연구팀이 토카막(Tokamak) 용기에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금속 소재를 합성했다. 이번에 개발한 금속 소재는 핵융합 발전 등 초고온 환경 속에서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연구는 지난 5월 16일 자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높은 내구성 필요한 토카막 벽면 물질
연구팀은 토카막 용기에 사용될 것으로 기대되는 금속 물질을 제작했다. 토카막은 자기장을 이용해 플라즈마를 가두는 장치로, 내부는 고온 상태로 유지되기 때문에 내부 벽면을 이루는 물질의 내구성이 매우 중요하다. 토카막은 국제 핵융합 실험로 프로젝트 및 국가핵융합연구소의 한국 초전도 핵융합연구장치(Korea Superconducting Tokamak Advanced Research, KSTAR)에 사용되고 있다.
핵융합이 토카막 내부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1억도 이상의 온도를 견딜 수 있는 높은 내구성을 가진 물질은 토카막 제조에 반드시 필요하다. 기존에는 녹는점이 높은 텅스텐이 토카막 내부 벽면을 이룰 물질로 고려되었다. 하지만 텅스텐은 플라즈마에서 방출되는 중성자나 플라즈마 이온으로 인하여 벽면을 이루는 원소들이 방사능을 띠는 물질로 바뀔 가능성이 크며, 높은 에너지의 열충격으로 심한 손상을 입을 수 있다는 등의 한계가 있었다.

소결 공정으로 열 버티는 합금 제작해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소결 공정을 통하여 여러 가지 금속을 융합하는 방식을 택했다. 소결 공정은 고온 프레스를 통해서 혼합된 분말들에 높은 온도에서 높은 압력을 가하는 공정을 뜻한다. 연구팀은 텅스텐, 탄탈륨, 티타늄, 크롬 등의 금속들을 분말 상태로 만든 후, 이 입자들을 1,600도 이상의 온도에서 열처리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이 과정을 거치면 입자들이 조밀하게 배열되어 밀도가 높아진다. 이번에 제조된 금속 소재는 텅스텐보다 경도와 강도가 2배 이상 높아졌으며 더 높은 온도를 견딜 수 있다.

소결 공정 쉽고 방사화 없는 금속 소재
이번 연구는 기존 방식보다 제조 공정을 더 간편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존에 소결 공정을 거치기 위해서는 사용할 재료들을 미세하게 분쇄한 후 잘 섞어야 했다. 하지만, 특정 재료들을 혼합하면 미세하게 섞는 과정을 거치지 않더라도 소결 공정이 잘 이루어진다. 연구팀은 텅스텐의 소결 온도는 2,000도 이상이지만 티타늄이나 크롬 같은 물질들을 함께 첨가하면 그보다 낮은 온도에서 물질들이 녹아서 섞이게 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소결 공정을 사용하여 금속을 만드는 방식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었지만 어떤 재료들을 사용하여야 하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결에 사용하는 재료 선정에 있어서 방사화*를 일으키는 원소들을 제외하고, 티타늄, 크롬 등과 같이 소결을 촉진하는 원소들을 선택한 것이 이번 연구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라 밝혔다.

외부 자극에 대한 내구성 연구 필요해
연구팀은 추후 여러 평가 기준을 마련하여 연구를 이어나갈 것이라 밝혔다. 이번 연구에서는 금속 소재의 강도와 온도 자극에 대한 내구성을 평가하였는데, 앞으로는 열충격, 플라즈마 등의 외부 자극에도 이러한 재료들이 잘 견딜 수 있는지 알아볼 것이라 설명했다. 또한, 열전도도와 같이 추가적으로 연구할 분야를 마련할 것이라 설명했다.
류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소재가 고융점, 고강도의 성질을 띠기에 핵융합 플라즈마 대면재**로 적합하였다”라며 “앞으로 다른 물질을 합성하여 국방, 우주항공 등 융점이 높은 물질들을 응용할 수 있는 분야들에 사용할 신합금을 개발하겠다”고 전했다.

방사화*
원자핵은 고에너지의 핵입자 또는 방사선의 영향을 받으면 핵반응을 일으키는 데, 이때 방사성을 띠는 물질이 생성되는 현상.

대면재**
용기 내부의 벽면을 이루는데 사용되는 재료 혹은 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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