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끽연권과 혐연권, 그 기로에 선 아이코스
[436호] 2017년 08월 16일 (수) 박재균 기자 hagsfdf@kaist.ac.kr

지난 6월,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iQos)가 출시되면서 전자담배의 양상은 변하기 시작했다. 아이코스 같은 히팅 방식의 전자담배는 연초를 태우지 않고 가열해서 니코틴을 흡입하는 방식을 도입하여, 냄새가 많이 나지 않고, 연기를 발생시키지 않는다. 이렇게 일반 담배, 그리고 기존의 전자담배와 큰 차별점을 두면서 주무부처에선 어떻게 규제를 두어야 할지, 유해성은 얼마나 검증되었는지 큰 논란이 있는 상태이다. 기술의 발전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담배의 진화를 통해 단적으로 알아보자.

담배, 진화를 거듭해오다
담뱃잎 경작에서 담배 생산까지 이어져 오는 과정은 꽤 복잡하고 정교하다. 일단 담배 종류는 연초를 기준으로 크게 3가지로 나눠진다. 버지니아 담배, 벌리종 담배, 오리엔탈 담배가 바로 그 세 종류인데, 각각은 풍기는 향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버지니아(Virginia)는 단맛, 시트러스, 홍차 맛의 성향을 띠며, 이를 블렌딩에 사용하면 톡 쏘는 맛이나 가벼운 단맛을 낼 수 있다. 벌리(Burley)는 당도는 낮고 기름기는 넘치기 때문에, 깊고 무거운 향을 위해서 사용된다. 마지막으로 오리엔탈(Oriental)은 재배한 지방과 말리는 방식에 따라서 맛이 천차만별이라 혼합하기도, 맛을 내기도 상당히 까다로운 종류다. 이 외에도 라타키아, 페릭, 카벤디쉬 등의 수많은 종류가 있다. 이제 이런 연초들에 각자 다른 보존처리 방식을 도입하고, 수없이 많은 종류의 조합을 거쳐, 수많은 종류의 담배가 나오게 된다.
고전적인 방식의 말아서 피우는 궐련형 담배를 뒤로하고, 중국의 약사이자 발명가인 혼 릭이 2004년에 전자담배의 효시로 여겨지는 제품을 출시한다. 전자담배 기기는 간단히 카토마이저와 배터리의 조합이라고 할 수 있다. 카토마이저는 액상을 기화시켜서 수증기 형태로 흡입할 수 있게 해주는 기기이다. 액상을 기화시키는 코일이 카토마이저의 핵심인데, 대략 2~3주에 한 번씩 교체해줘야 한다. 배터리는 교체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충전을 해줘야 하는 노고가 따른다. 전자담배는 근본적으로 액체를 기화시켜 그 수증기를 마시고 내뿜는 식이므로 연기가 많이 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히팅 방식의 전자담배는 히트스틱에 궐련을 끼워, 연초를 데울 뿐이다. 맛은 기존 담배와 비슷하지만, 연기는 일반 담배에 비해 적고, 담배 냄새도 거의 없다. 이런 히팅 방식의 전자담배는 일본에 가장 큰 시장을 보유하고 있다. 첫 히팅 방식의 전자담배인 아이코스는 2015년 일본에서 첫선을 보이고, 현재는 품귀 현상이 일어날 정도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우리나라에서도 2017년 6월 5일 아이코스 발매가 이뤄졌다. 서울을 기준으로 가로수길과 광화문에 아이코스 팝업 스토어가 열린 상태이다. 한국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가 한국 진출에 성공을 거두자, BAT 코리아의 글로(Glo)도 후발주자로 히팅 전자담배를 내놓을 예정이다.

새로운 연구의 대상이 된 아이코스
담배 연기에는 7,000종류 이상의 화학물질이 검출되고, 공공 보건 당국은 흡연 관련 질병의 가능한 원인으로 70여 개의 연기 성분을 분류해놓은 상태이다. 처음엔 의료품으로 여겨지던 담배는 기술의 발전에 따라 그 유해성이 여실히 드러났다. 하지만, 전자담배의 유해성이란 항목 앞에는 아직 물음표가 찍혀있다. 히팅 방식의 전자담배는 액상이 아닌 실제 담뱃잎을 이용한다. 하지만 일반 담배가 담뱃잎을 태운다면, 히팅 방식의 전자담배는 담뱃잎을 찌기 때문에, 일반 담배와는 다른 메커니즘을 이용하는 것이다. 필립모리스 인터네셔널(이하 PMI)은 400명이 넘는 수학자, 과학자와 기술자들로 이루어진 임상 평가팀을 꾸려서 아이코스의 유해성이 일반 담배나 기존 전자담배보다 현저히 낮음을 증명하고자 노력 중이다.

히팅형 전자담배의 혁신을 증명하다
지금까지 PMI 연구팀이 공식적으로 내놓은 연구결과는 아이코스의 혁신을 증명한다. 아이코스는 표준 담배에서 발생하는 연기와 비교하여, 잠재적으로 유해한 화학물질이 평균 90~95% 적게 포함돼있다는 것을 밝혔다. 그리고 아이코스에서 발생하는 연기는 실제로 연기가 아니라 더 작은 입자로 이뤄진에어로졸이기 때문에, 비연소 담배제품으로 인정을 받았다. 학술지인 <Regulatory Toxicology and Pharmacology>에 게재된 바에 따르면, 아이코스는 실내 공기를 오염시키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가장 쟁점이 되는 아이코스가 기존 담배보다 유해한 화학물질을 평균 90~95% 적게 함유하고 있다는 연구는 유튜브에서 실험 전 과정을 공개하면서까지 역설하고 있다. 아이코스의 히트스틱에서 발생하는 에어로졸은 담배 연기를 들이마실 때 생성되어, 흡연자의 폐에 가게 된다. 실험은 아이코스가 발생시키는 에어로졸과 일반 담배가 발생시키는 담배 연기가 모두 화학물질을 검출할 수 있는 패드로 통과시키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화학적 분석은 에어로졸이 대부분 수증기, 글리세린 그리고 니코틴으로 이뤄져 있다는 것을 밝혔다. 반면, 담배 연기는 수증기, 글리세린, 니코틴은 전체 성분의 약 50%밖에 차지하지 못하고, 나머지는 유해물질로 이뤄져 있다고 한다.

학계에 의해 점화된 유해성 논란
하지만 이런 PMI의 연구는 아이코스의 무독성을 입증하고 선전하려는 목적이 분명하기도 하고, 학계에서는 아직 도전받는 상태에 있다. <Environmental International>에 게재된 한 논문은 일반 담배, 전자담배, 그리고 Heat-Not-Burn 담배(아이코스)의 간접흡연 효과를 조사했다. 흡연 후 밀폐된 공간의 유해물질 잔존량을 조사한 연구에서는, 일단 입자 배출량은 아이코스가 전자담배보다 더 크다는 결과가 나왔다. 흡연 후 1시간이 지난 후, 전자담배는 그 배출량이 연구팀이 자의적으로 정한 기준 밑으로 내려갔지만, 아이코스는 그렇지 않았다. 이는 PMI 연구팀의 연구결과에 정면으로 맞선다. 그리고 간접흡연에 대한 연구는 이론적으로 생후 3개월 아이의 호흡기에 들어가는 양을 기준으로 이뤄졌는데, 여기에서도 약량 측정상, 아이코스가 전자 담배보다 50~110% 높게 검출됐다는 결과가 나왔다. 또한, 스위스 베른대 레토 아우어 교수팀은 일반 담배를 1분에 두 모금 흡입하는 방식과 아이코스 담배를 한 개비씩 피는 방식을 비교했을 때, 일부 유해물질이 아이코스의 에어로졸에 더 많았다는 연구결과를 미국 의학협회지 <JAMA Internal Medicine>에 게재하기도 했다. 하지만, PMI 연구팀은 필립모리스 공식 홈페이지에 아우어 교수팀 연구의 허점을 지적하며, 정면으로 연구결과를 반박한 입장을 올리기도 하였다. 아이코스의 유해성에 대해서는 아직 귀추가 주목되며, 더 많은 연구의 결과가 쌓여야 할 것이다.

어떻게 아이코스를 받아들일 것인가
히팅 방식의 전자담배는 일본에서 처음 나왔고, 발매된지는 벌써 3년이 되었다. 한국은 어떨까? 현재 몇몇 편의점에서는 아이코스의 히트스틱을 팔고 있다. 외부 용기를 보면, 일반 담뱃갑과는 달리 혐오그림이 들어가 있지 않고, ‘중독위험’이라는 문구만 새겨져 있다. 아이코스의 한국시장 진출보다 미진한 대응이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이에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는 규제 강화를 위한 검토에 들어갔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이 규제강화는 건강증진법을 개정해야만 하는데, 현재 일차적인 의원입법안이 제출돼 이르면 오는 9월 정기국회에서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아이코스에 붙는 세금도 논란의 중점이 되는 사안 중에 하나이다. 현재 아이코스 히트스틱 한 갑에 붙는 세금은 약 1737원에 불과하다. 정가가 4,300원임에 비추어볼 때, 세금은 정가의 약 40% 수준이다. 반면 정가 4,500원의 일반 담배는 약 3323원의 세금이 포함되어 있다. 세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74%로 거의 두 배가량의 차이가 난다. 행정상 사각지대에 있는 전자담배 과세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못한 상태이다. 아이코스는 결국 일반 담배처럼 담뱃잎을 원료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과세가 일반 담배와 달라야 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 있기 때문이다. 종합해보건대, 한국은 이제서야 행정적으로 히팅 방식의 전자담배를 받아들이는 준비 단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담배를 즐길 권리인 끽연권과 그것을 싫어할 권리인 혐연권은 무척 고전적인 권리의 충돌을 보여준다. 물론, 규제 없는 끽연권은 시민의식에 반한다고 보는 것이 중론이다. 그 정도의 시민의식은 아이코스의 유해성 여부, 정부의 행정적 대응과 관련 없이 이루어져야 할 흡연자 모두의 과제일 것이다. 다만, 유해성이 여실히 드러난 일반 담배에서 벗어나, 기술의 진보가 만들어낸 아이코스가 이런 갈등에 새로운 대안을 열어나가길 바란다.

참고문헌 |
Carmela Protano, Maurizio Manigrasso, Pasquale Avino, Matteo Vitali, Second-hand smoke generated by combustion and electronic smoking devices used in real scenarios: Ultrafine particle pollution and age-related dose assessment, Environment International, Volume 107, 2017, Pages 190-195, ISSN 0160-4120, http://dx.doi.org/10.1016/j.envint.2017.07.014.
Auer R, Concha-Lozano N, Jacot-Sadowski I, Cornuz J, Berthet A. Heat-Not-Burn Tobacco CigarettesSmoke by Any Other Name. JAMA Intern Med. 2017;177(7):1050–1052. doi:10.1001/jamainternmed.2017.1419
Christelle Haziza, Guillaume de La Bourdonnaye, Sarah Merlet, Muriel Benzimra, Jacek Ancerewicz, Andrea Donelli, Gizelle Baker, Patrick Picavet, Frank Ludicke, Assessment of the reduction in levels of exposure to harmful and potentially harmful constituents in Japanese subjects using a novel tobacco heating system compared with conventional cigarettes and smoking abstinence: A randomized controlled study in confinement, Regulatory Toxicology and Pharmacology, Volume 81, 2016, Pages 489-499, ISSN 0273-2300, http://dx.doi.org/10.1016/j.yrtph.2016.09.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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