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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핵 시대 선포한 문재인 대통령, 원자력 학계는 ‘졸속 행정이다’
[436호] 2017년 08월 16일 (수) 오태화 기자 dreami9702@kaist.ac.kr

지난 6월 19일 부산 기장군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에서 열린 고리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 기념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원전 정책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 원전 중심의 발전정책을 폐기하고 탈핵 시대로 가겠다”고 선언했다. 또, 문 대통령은 “준비 중인 신규 원전 건설계획을 전면 백지화하고 원전의 설계 수명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밝혔으며, 지난 6월 27일 신고리 5, 6호기 공사를 3개월 동안 일시작으로 중단했다. 이에 전국의 공과대 교수들이 정부의 탈원전 기조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기자화견을 열고, 전국원자력대학생연합에서 “탈원전 정책, 공론화 없는 졸속 행정 반대” 입장을 발표하는 등 원자력학계의 반발이 빗발쳤다. 본 기사에서는 탈핵 사태 관련 타임라인을 정리하고, 우리학교 원자력및양자공학과의 견해를 들어볼 것이다.

문재인 전 대선후보, 원전 정책 전면 재검토 공약 내걸어
제19대 대통령 선거에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로 출마한 문재인 전 후보는, 자연 및 사회적 재해•재난 예방 정책으로 ‘원전 정책 전면 재검토’와 ‘원전사고 걱정 없는 나라’을 내세웠다. 특히 ‘원전 정책 전면 재검토’에는 원전 중심 발전 정책을 폐기하기 위해 ▲신규 원전 전면 중단 및 건설계획 백지화 ▲설계수명이 다한 원전 즉각 폐쇄 ▲신고리 5, 6호기의 공사 중단 등을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또, 단계적으로 원자력 발전을 감축하여 원전 제로시대로의 이행을 위해 국내원자력발전 진흥정책을 폐지하고 탈 핵에너지 전환으로의 로드맵을 수립하겠다고 약속했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 탈핵 공약 이행 촉구 기자회견 열려
지난 5월 9일 문재인 전 후보가 제19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5월 23일, 여러 정당 및 시민단체들은 문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탈핵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원자력안전위원회 앞에서 열며 탈핵 공약 이행을 촉구했다. 이들은 “그간 정부는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와 같은 대형 핵 사고나 한반도 지진 위험, 핵 산업계의 각종 비리 사건에도 불구하고 핵발전소 증설 계획을 추진해 왔다”라며 “핵발전소가 위치한 영덕, 삼척, 울진, 등이 제2의 후쿠시마가 되지 않도록 핵발전소 폐기 정책을 시행해 달라”라고 발언했다.

대학교수 200여 명, 정부의 원전 정책에 우려 성명 발표
시민단체들의 탈핵 공약 이행 촉구 운동이 이어지자, 한국원자력학회, 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 등에 소속된 에너지분야 대학교수 200여 명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해 ‘일방통행식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깊은 우려를 표했다. 이들은 5월 31일 보도자료와 6월 1일 기자회견에서 “국가 근간인 에너지 정책이 소수 비전문가에 의해 좌우되어서는 안 된다”라며 “전문가들과 국민의 의견을 수렴해 에너지 정책을 신중히 수립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또, “새 정부 출범 후 지금 이루어지고 있는 에너지 정책 논의는 지나치게 한쪽으로 과도하게 치우쳐 진행되고 있다”라며 정부의 탈핵 정책을 지적했다.

한국원자력학회, 원자력 안전과 편익 대국민 설명서 발표
지난 6월 8일 서울대학교에서 개최한 고리 1호기 퇴역기념 심포지엄에서 한국원자력학회, 한국방사성폐기물학회, 한국원자력산업회의는 ‘원자력 안전과 편익 대국민 설명서(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원자력이 필요한 이유)’를 발표했다. 이는 원자력의 안전과 편익에 관한 여러 사실들을 국민에게 제대로 알림으로써 원자력에 대해 갖고 있는 불안감을 덜고 그 필요성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취지를 가졌다.
설명서에는 지진에 대한 원전의 안전성, 사용후핵연료의 안전한 관리 및 처분에 대한 내용 등 원자력의 안전에 대한 설명과 세계 최저 수준의 전기료, 에너지 수입액 절감 효과,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걱정 없는 환경보호의 주역 등 원자력의 편익에 대한 내용이 포함됐다.

고리 1호기 영구정지... 탈핵 시대 선포한 문 대통령
지난 6월 18일 고리 1호기가 영구정지되었다. 이후 19일, 문재인 대통령은 고리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서 신규 원전 계획 전면 백지화를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고리 1호기의 가동 영구정지는 탈핵 국가로 가는 출발이자 안전한 대한민국으로 가는 대전환”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또, 문 대통령은 2011년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언급하며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원전이 안전하지도 않고, 저렴하지도 않으며, 친환경적이지도 않다는 분명히 보여주었다”라고 발언했다.
문 대통령은 “새 정부는 원전 안전성 확보를 나라의 존망이 걸린 국가 안보 문제로 인식하고 대처하겠다”라며 “원자력 안전위원회를 대통령직속위원회로 승격하여 다양성, 대표성 독립성을 강화하는 등 대통령이 직접 점검하고 챙기겠다”라고 말했다. 또 원전 정책도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겠다고 말하며 수명을 연장하여 가동 중인 월성 1호기를 가급적 빨리 폐쇄하고, 신고리 5, 6호기 건설 중단에 대해 빠른 시일 내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탈원전 기조를 지적하는 교수 단체 기자회견 열려
지난달 5일, 60개 대학교 공과대 중심 전임교수 417명이 참여한 ‘책임성 있는 에너지 정책수립을 촉구하는 교수 일동’이 국회 정론관에서 정부의 탈원전 기조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특히 위 교수 일동에는 우리 학교 교수 43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대통령의 선언 하나로 탈원전 계획을 기정사실로 하는 것은 제왕적 조치이다”라며 “충분한 기간 동안 전문가 참여와 합리적인 방식의 공론화를 거쳐 장기 전력 정책을 수립하라”라고 요구했다. 또, 탈핵 시대를 선언한 문재인 대통령의 6월 19일 연설에 왜곡된 내용이 많다며 “에너지 문제에 관해 편견과 부정확한 정보로 대통령을 보좌하는 일부 보좌진 의견뿐만 아니라 해당 전문가들의 의견도 경청하라”라고 촉구했다. 이어 국제원자력기구(IAEA) 자료를 제시하며 한국에서 후쿠시마 같은 사고가 발생할 확률이 매우 희박하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교수 일동은 에너지 안보 위기, 산업경쟁력 약화 등의 예를 들며 탈원전 기조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기자회견 이후, 산업통상자원부는 “충분한 공론화를 거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정부는 원전 정책 방향과 관련해 전문가 등 각계 이해관계자에 대한 의견수렴과 설명회, 공청회 등 공론화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설명하며 다양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겠다고 전했다.

신고리 5, 6호기 공사 일시 중단
지난달 14일,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은 이사회를 열어 신고리 5, 6호기 공사 일시 중단 결정을 내렸다. 13명의 이사 가운데 12명이 공사 일시 중단에 찬성함으로써 공론화위원회 발족 시점으로부터 3개월 동안 공사가 일시 중지되게 되었다. 이에 한수원 노조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한수원이 정부의 꼭두각시로 전락했다”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전국원자력대학생연합, “탈원전 정책, 공론화 없는 졸속 행정 반대” 입장 발표
전국 13개 대학 원자력 관련학과 학생회가 모인 전국원자력대학생연합은 지난달 20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원전 정책은 졸속 행정이 아닌 정상적인 공론화를 통해 진행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특히 이번 기자회견에는 우리 학교 원자력및양자공학과 김형빈 학생회장도 참여했다.
이들은 “탈원전 선진국이라고 일컫는 독일의 경우 원전 폐지에 대한 논의에서 탈핵 선언까지 충분한 담론 형성을 거쳐 약 25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라며 “현재 우리나라는 충분한 시간도, 적법한 절차도, 전문적 지식 공유도, 어떠한 담론도 없이 탈핵을 결정하려 한다”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어 “기술적인 퇴보의 길을 걷고 불완전한 에너지정책의 책임을 후 세대로 인가하는 현 탈핵 정국에도, 우리는 원자력 에너지의 융성과 안전화를 위해 끊임없이 연구할 것”이라며 굳은 의지를 표명했다.

신고리 5, 6호기 공론화위원회 출범... 위원 전문성은 여전히 의문
지난달 24일, 이낙연 국무총리가 신고리 5, 6호기 공론화위원회 위원장 및 위원들에게 위촉장을 수여하며 공론화위원회가 출범했다. 공론화위원회는 정식 출범일로부터 3개월간 가동될 예정이며, 신고리 5, 6호기 중단 여부에 관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공론화를 설계하고 공론화 의제를 설정하며 국민과의 소통을 촉진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하지만 위원단에 원전 전문가가 전무하다는 것은 위원회의 전문성에 의문을 가지게 한다.

원자력및양자공학과의 입장
문재인 정부의 탈핵 선포에 은대해 우리 학교 원자력및양자공학과 학생회장 김형빈 학우는 “에너지, 환경, 산업 경쟁력 등 복합적이고 국가적인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백년대계의 원전 정책 결정이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어 “탈원전은 각계 전문가 및 시민들 모두의 의견을 모아 신중하게 결정할 문제”라며, “특히 신고리 5, 6호기와 같이 고도로 전문적인 원자력 문제를 전문가들의 의견이 배제된 채 3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공론화한다는 것은 민주적 의사결정과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김형빈 학생회장은 문재인 정부가 원전을 대체해 전력수급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도 지적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원전 비중을 현 30%에서 18%로 낮추는 대신 친환경 액화천연가스(이하 LNG) 비중을 20%에서 37%, 신재생 에너지를 5%에서 20%로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김 회장은 이에 대해 “현실적으로 힘들 것 같다”라며 우려의 태도를 보였다.
마지막으로 김 학생회장은 “탈원전 정책은 50년 넘게 쌓아온 원전 산업 경쟁력을 스스로 포기하는 격이다”라며, “현재 기존 원전 강국인 미국, 일본, 프랑스가 주춤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만이 유일하게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기술이 좋다 한들 어느 누가 스스로 탈원전을 결정한 국가의 원전을 수입하려고 하겠는가”고 탈원전 정책을 시행하여 국제적 흐름에 역행하고자 하는 현 정부 정책에 유감을 표했다.

총학, 탈핵 대응 사안 논의해
전국원자력대학생연합 입장 발표 이후, 제31대 학부 총학생회 <품>(이하 총학)은 지난달 26일 정기 중앙운영위원회(중운위)에서 정부 탈원전정책 관련 대응 사안을 논의했다.
총학은 기존에 문미옥 과학기술보좌관과 협력하여 학내의 원자력및양자공학과, 과학기술정책대학원, 대학원 총학생회 등과 토론회를 추진할 계획을 수립했었다. 하지만, 문 과학기술보좌관이 청와대로 들어감과 동시에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임으로써 새로운 추진 방향이 필요하게 되었다고 총학측은 전했다. 이에 총학은 다음달 16일 혹은 23일에 예정되어 있는 ESC(과학기술인 네트워크) 포럼 전에, 원자력 분야의 전문가를 비롯하여 관심 있는 학우 및 외부 시민들과 타운미팅을 하여 자료를 구축하고 이를 ESC측과 정부에 제출하는 것에 대해 논의했다.
현재 총학은 해당 사항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중이며, 정부 과학기술정책 관련 공직자들에게 해당 사항에 대한 공론화를 진행한 상태이다. 또, 탈원전 정책에 대한 사실관계를 정리하여 게시하는 사업을 기획 중에 있다.

신고리 5, 6호기 공론화위원회가 출범하면서 탈핵 논란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다, 위원회는 여러 방면의 전문가를 비롯한 국민과 깊이 있는 소통을 거쳐 이번 문제를 풀어나가야 할 것이다. 이번 달 14일, 전국원자력대학생 2차 회의가 열렸다. 전국원자력대학생연합은 회의 내용을 바탕으로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응할 계획이다. 차후, 전국원자력대학생 2차 회의 내용 및 결과와 우리 학교 원자력및양자공학과 학부의 공식 입장을 비롯한 대학원, 교수들의 입장을 살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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