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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학, 논란 속 퀴어축제 참여
[436호] 2017년 08월 16일 (수) 최태현 기자 choi-0202@kaist.ac.kr

제31대 학부총학생회 <품>(이하 총학)은 지난달 15일에 열린 서울퀴어문화축제 퍼레이드 공동행진(이하 퀴어퍼레이드)에 참가했다. 조영득 학부총학생회장은 대학생성소수자모임연대 QUV(이하 QUV)의 제안을 받아 총학의 참여 여부를 결정하는 안건을 상정했고, 지난달 12일, 7월 임시 중앙운영위원회(이하 중운위)에서 의결됐다. 해당 안건은 중운위에서 여러 번의 가투표를 거쳐 만장일치로 최종 의결됐다. 하지만 총학의 퀴어퍼레이드 참가와 더불어 해당 안건의 의결 과정이 논란이 됐다.

중운위에서 퀴어축제 참가 논의돼
퀴어퍼레이드 참여 여부에 대한 논의는 중운위에 참석한 QUV 관계자의 발언으로 시작되었다. QUV 관계자는 “대학생은 사회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는 위치에 있고, 앞으로 사회를 이끌 방향에 대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집단”이라며 “이들의 연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KAIST 학부총학생회에 퀴어퍼레이드 공동행진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운위 내부에서는 이번 ‘2017년도 제18회 퀴어문화축제 대학생 공동행진 제안에 따른 참여 여부 심의’ 안건에 대해 의견이 나뉘었다. 수리과학과 신동혁 학생회장은 “퀴어축제 참가를 급진적으로 진행한 후 비소수자분들을 설득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라며, “올해의 참가를 미루더라도 소수자와 비소수자의 합의가 어느 정도 이루어진 후 참가를 기획하는 것이 진정으로 소수자를 위하는 것이며 그들의 생활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반대로 산업및시스템공학과 고경렬 회장은 “4천학우의 입장을 모두 대변하기 때문이 아닌 인권을 위해 참가하는 것에 큰 의의가 있다”고 찬성 의견을 말했다.
결국 중운위는 성소수자들의 인권을 존중해야 하며, 퀴어퍼레이드에 참가하는 것이 성소수자들의 인권 신장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을 받아들여, 최종적으로 총학의 공동행진 참여를 결정하였다.

총학, 퀴어축제 참가 결의안 발표
중운위에서 서울퀴어문화축제 퍼레이드 참여를 의결한 이후, 총학은 학내 커뮤니티 ARA에 여러 우려에 대한 해명과 참여 결정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를 담은 결의안을 게시했다. 성소수자 문제에 대한 명시적인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우려에는, 학생사회는 성소수자 구성원을 포괄하고 보편타당한 인권 문제에 있어서 그 합의를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총학 차원이 아닌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이하 학소위)나 성소수자 동아리 EQUEL 차원에서 참여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그런 경우 당사자만이 아닌 학생 사회 전체가 인권 지향을 향해 나아간다는 의미를 담을 수 없다고 전했다. 외부로부터의 제안이라는 점에는, 대학사회의 공통된 가치를 형성해나갈 기회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퀴어퍼레이드 참여 결정의 세부적인 사유로는,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만으로 차별받지 않는 사회를 우리 학교 내에 구축할 필요성을 느꼈으며, 본 행사에 총학이 참여함으로써 개인의 존엄과 평등을 지향한다는 실천적 의지를 보여주고자 했다고 밝혔다. 추가로, 본 의견에 찬성하지 않는 학우들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학소위와의 연계를 강화해 학내 강연이나, 프로그램, 세미나 등을 마련하고 비슷한 사안이 있을 경우 중운위에서 많은 학우가 함께 발언하고 의견을 공유하며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퀴어문화축제 참가 논란은 계속돼
하지만 총학의 퀴어퍼레이드 참가 결정은 페이스북 페이지 카이스트 대신 전해드립니다 2(이하 카대전), 학내 커뮤니티 사이트 ARA 등 다양한 커뮤니티에서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카대전의 한 익명 학우는 “퀴어퍼레이드의 문제는 공격적인 음란성에 있다”며, “퀴어퍼레이드에 나타나는 음란 표현들은 그 장소의 일반인들에게 통제 없이 개방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중운위에 참석한 QUV 관계자는 성은 당연한 것이고 감춰야 할 것이 아님을 알아달라며, “언론에 노출되면 자극적으로 바뀌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보려면 축제에 직접 참여하는 것을 추천한다”라고 전했다. 또한, 학소위 관계자는 행사의 문란함에 대해서는 참여하는 부스 내용들이 홈페이지에 공개되어 있고, 학소위 차원에서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겠다고 밝혔다.
퀴어퍼레이드를 긍정적으로 생각하지만, 총학 차원에서 행사에 참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주장도 있었다. 카대전의 또 다른 익명 학우는 퀴어퍼레이드에 참여하는 총학의 취지가 바람직하더라도 의도와 다르게 외부에서 사회적으로 논란이 될 수 있고, 언론의 왜곡된 보도에 포함될까 두렵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번 총학의 퀴어퍼레이드 참여 결정이 모든 학생의 의견으로 비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물론 총학의 퀴어퍼레이드 참여 결정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학우들도 많았다. 익명의 한 학우는 카대전을 통해 “이번 문제에서 다수의 폭력으로 발현될 수 있는 설문조사가 아니라, 기층에서의 의견수렴을 바탕으로 토론과 논의를 통해 대표자들이 숙고하여 내린 결론은 정당성을 가질 수 있다”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또 다른 학우는 선정성 논란에 대해 “총학이 학교 내에 존재하는 성 소수자 학생들을 인정하고 포용하겠다는 의지를 위해 참여하는 것이라면 그리고 그러한 총학의 의지에 대해 공감하는 학우가 있다면, 설령 퀴어문화축제를 선정성있게 참여하는 사람 몇이 있다고 한들 그 의미가 퇴색되진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또 한 번 논란이 된 소통 문제

행사 참여에 대한 찬반을 떠나서, 총학의 의견수렴 방식과 짧은 의견 수렴 기간을 비판하는 학우들도 있었다. 카대전의 한 익명 학우는 “학과별로 소통의 깊이가 달랐으며, 단톡방을 통해 해당 사안을 공지하는 것은 모든 학우들이 확인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한, 동성애와 같이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해 충분한 의견 논의 기간을 제공해 주지 않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런 지적은 중운위에서도 계속 언급된 바 었다. 기술경영학과 이진호 학생회장은 “짧은 의견 수렴 기간으로 인해 학과 내부 의견 수렴이 잘 이루어지지 않은 것 같다”라며, “기경과 대표 측면이나 개인적으로는 이번 퀴어퍼레이드에 참여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하지만, 중운위원으로선 행사 진행이 이틀 남은 시점에서 반대 의견을 설득하는 시간과 기회가 부족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찬반을 결정하기가 힘들다”라며 중운위 초반 기권표를 행사한 이유를 설명했다. 또, 생명과학과 최일윤 학생회장은 “사안이 민감한 것에 비해 의견을 받는 기간이 짧았다고 생각한다”라며, “총학생회라는 이름을 걸고 진행하는 것에 대해서는 좀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발언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조영득 총학회장은 “공론화 측면에 대한 개선 방안에 대해서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 지속해서 고민이 이루어져야 함에 공감하고 있다”라며, “제31대 학부 총학생회는 이 문제를 중운위원들과 함께 지속해서 고민하여 해결해나갈 것임을 약속한다”고 전했다.
한편, 조영득 총학회장은 “소수자에 대한 의결을 다수결로 결정하는 것은 아이러닉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하며 현 상황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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