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문재인 정부는 순천대학교 박기영 교수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하 혁신본부장)에 임명하였습니다. 문재인 정부에서 신설된 혁신본부장 직은 국가 연구 개발비 예산 20조 원을 심의 및 조정하는 역할로, 국무회의에 참석할 수 있는 차관급 직책입니다. 하지만 박 교수는 연구 부정행위로 서울대학교 교수에서 파면된 황우석의 논문조작 사태에 연루된 바가 있습니다. 각계에서는 이를 부적절한 인사라고 비판했고, 결국 박 교수는 지난 11일 임명 나흘 만에 자진해서 사퇴합니다.
제31대 학부 총학생회 <품>(이하 총학)은 박 교수 임명 직후, 각 기층에서 의견을 수렴하여 ‘혁신본부장 임명 반대 성명서 정책투표’를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진행하였습니다. 하지만 정책투표의 결과가 나오고 반대 성명서가 작성되기 전에, 박 교수가 자진 사퇴를 함으로써 반대 성명서를 작성할 필요가 없게 되었습니다.
박 교수는 지난 11일 자신이 작성한 사퇴문에서 “황우석 연구 조작 사건의 모든 책임이 자신에게 쏟아지는 것은 너무도 가혹한 일이다”, “임기 중 일어난 사고에 대해 무한 책임을 지고 삶의 가치조차 영원히 빼앗기는 사람은 정부 관료 중 자신에게 씌워지는 굴레가 가장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과학계에 종사한다는 사람이 연구조작이 얼마나 중대한 범죄인지 모르고 사과 대신 자기변호를 하는 모습을 보며, 저 사람은 해당 공직에 임명될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고 확실히 느꼈습니다.
과학자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 소양인 연구윤리를 지키지 않는 것은 비도덕적인 행위입니다. 그중에서도 자신의 연구를 부풀리고 과장하여, 국민들을, 전 세계인들을 기만한 행위는 더욱더 용서될 수 없습니다. 박 교수는 황우석의 논문 조작 사건의 일부가 되어 국가적, 사회적으로 명예와 신뢰를 떨어뜨리고 경쟁력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이러한 사람이 국가 고위공직자로 일할 뻔 했다는 것이 놀랍기만 합니다.
문재인 정부의 바르지 못한 인사에 대해 한국 과학기술계를 선도하는 우리 KAIST는 분명한 입장을 표명해야 합니다. 비록 박 교수가 자진 사퇴를 하긴 했지만, 총학은 문재인 정부의 잘못된 인사에 대해 우리 학교 학우들의 정확한 입장을 전달하고 유감을 표해야 합니다. 대한민국 과학기술계의 발전을 위해, 이와 같은 일은 다시 일어나면 안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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