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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자치와 참여민주주의
[435호] 2017년 05월 30일 (화) 카이스트신문 kaisttimes@gmail.com

 대학이라는 제도가 중세 유럽에서 시작되었다는 점은 널리 알려져 있으나, 그 동기와 역사적 맥락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있다. 유럽에서도 각 대학은 나라나 지역에 따라 기원이 다양하지만, 대다수의 역사학자들은 학문과 사상의 자유로운 연마와 높은 수준의 교육을 위해 종교적, 세속적 권력 관계로부터 독립된 공간이 필요했기 때문에 대학이 생겼다는 점에 동의하고 있다. 즉, 서로 다른 지역과 나라에서 모인 교수나 학생들이 그 지역들 사이의 적대적 관계 때문에 보복 차원에서 불합리하게 대학이 위치하는 현지법의 적용을 받는 상황이나, 교황이나 군주가 임의로 연구의 내용이나 교육의 방향을 자신의 이익에 따라 좌지우지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는 자치권을 부여받은 공간이 필요했고, 이것이 대학 자치라는 개념과 대학 제도의 시초였다는 것이다.
물론, 유럽 중세 대학의 자치는 학생 자치가 아니라 교수진을 중심으로 한 자치를 의미했다. 학생 자치의 역사는 이보다 훨씬 짧으며, 영국 일부 대학에서 조합 또는 길드의 형태로 시작되었다. 대부분의 유럽과 미국 대학의 학생자치기구는 1968년 학생운동의 결과로 만들어진 것들로, 사회의 모순이나 부조리에 반발하여 대학생들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면서 민주화를 위해 기여했음을 시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민주화의 결과로 헌법에서 대학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있고, 학생자치활동이 고등교육법으로 보호되고 있다. 그러나, 그 실질적인 내용이 미진하고 구체성이 없어서 해당 조항에 대한 개정 논의가 상당 기간 진행되어 왔다.
우리학교 학생자치기구 중 하나인 총학생회가 그 구성과 운영의 바탕이 되는 학칙을 개정하려고 한다고 이전부터 공지했으나, 예상치 못한 일들로 인해 추진 일정이 미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현행 학칙의 방대함을 감안했을 때 서둘러 추진하지 않고 좀더 시간적인 여유를 가지기로 한 것은 다행한 일이다. 전학대회와 같은 대의적인 방식이 아닌 전체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생각만큼 쉽게 진행되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집행부의 노력만큼이나 학생들의 직접적이고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많은 이들이 머리로는 알고 있겠지만, 이 과정이 실제로 몸으로 실천되고 실현되기를 기대해 본다.
학생 자치는 학생들이 공부하고 생활하는 환경을 개선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여 학생들의 권리와 이익을 폭넓게 증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리고,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학생회와 같은 자치 기구는 대학 공동체 안에서 다양한 목소리와 참여자들 사이에서 대변하고 중재하는 민주적인 형식과 절차를 실천하는 것이다. 이러한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서만 전학대회와 같은 대의적인 방식들이 지지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새로운 학칙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외국인 학생회와의 연계나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 설치와 같은, 폭넓은 학생 참여를 위한 사항들도 충실하게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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