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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의 맛있는 진화, 식용곤충
[435호] 2017년 05월 30일 (화) 최찬양 기자 tjstod8856@kaist.ac.kr

 지난해 12월 29일,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흰점박이꽃무지 유충(이하 꽃벵이)과 장수풍뎅이 유충(이하 장수애)을 판매를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식품 목록인 식품공전에 등록하였다. 이는 메뚜기, 누에번데기, 백강잠, 갈색거저리 유충(이하 고소애), 쌍별귀뚜라미(이하 쌍별이)에 이은 식용곤충의 일반식품원료 등재로, 세계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식용곤충 사업에 뛰어들기 위한 우리나라의 정책 변화로 볼 수 있다. 먹거리가 풍부한 시기에 우리나라는 왜 식용곤충에 주목하고 있을까? 새로운 식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는 식용곤충에 대해 알아보자.

지난 2013년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United Nations 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 FAO) 보고서에서 곤충을 먹는 행위를 식충성, 식용 가능한 곤충을 사용하여 만든 요리를 곤충식이라 정의하였다. 식용곤충은 여기서 언급된 식용 가능한 곤충으로, 식용 가능 여부는 나라마다 규제를 정해 판별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역사적인 자료와 위생적인 곤충 사육 방법 등을 근거로 식용곤충을 분류하고 있으며, 현재 인정받은 식용곤충은 메뚜기, 누에번데기, 백강잠, 고소애, 쌍별이, 꽃벵이, 장수애로 총 7종이다.
식용곤충이라는 말에 사람들은 곤충 그대로의 모습을 상상하곤 하지만, 현재 식용곤충으로 만들어지는 음식들은 기존의 음식과 차이가 없다. 식용곤충을 그대로 요리하지 않고, 사료를 주지 않는 절식 과정을 거쳐 내장을 제거한 뒤 세척하여 분말 형태로 만들기 때문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분말이 기존의 단백질 원료를 대체하여 음식에 첨가된다.

세계가 식용곤충에 주목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로 기존의 단백질원인 육류 식품의 문제점에 있다. 기술이 발달하며 소비가 증가하게 된 육류 식품은 여러 환경문제를 일으키기 시작했다. 소와 돼지가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지구의 오존층을 파괴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고, 늘어난 가축 수에 비례해 배출되는 가축 분뇨는 자연이 자정작용으로 처리하는 한계를 넘어 토양과 수질오염을 발생시켰다. 또한, 증가하는 소비에 맞추기 위해 자행된 축산물의 대량 사육은 이런 문제를 가속시켰다. 이에 세계는 육류 식품을 대체할 식품으로 곤충에 눈을 돌리게 된 것이다.
둘째로 증가하는 인구로 인한 미래 식량 대책에 있다. 세계 인구는 21세기에 들어오며 60억 명을 넘어섰고, 2050년에는 100억 명에 이를 것이라 예측된다. 하지만 인구 증가에 비해 지구에서 나오는 자원의 양은 한정적이기 때문에, 인간의 생명을 유지하는 수단인 먹거리가 커다란 문제로 대두됐다. 이에 전문가들은 지구의 150만 생물 종 중 절반을 차지하는 곤충을 미래 식량의 대안으로 삼아 연구하기 시작했다.
 

육류식품에 반해 식용곤충의 환경오염 수준은 미미한 정도이다. 식용곤충이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양은 같은 질량의 돼지와 소보다 최대 100배 낮게, 생산에 이용되는 물의 양을 계산한 결과인 가상수 또한 최소 2배에서 최대 10배 낮게 측정된다. 사육하는데 드는 사료의 양도 10배 넘게 차이가 난다. 이 외에도 사육장의 크기나 사료의 종류 등을 비교해 봐도 식용곤충이 육류식품보다 친환경적임을 알 수 있다.
또한, 식용곤충은 영양학적으로도 기존의 단백질원에 비해 우수하다. 같은 질량의 돼지고기와 소고기가 함유한 단백질량을 고소애, 메뚜기 등과 비교해 보았을 때, 식용곤충이 제공하는 단백질이 기존 단백질원보다 1.5배에서 4배가량 더 많이 측정됐다. 또한, 식용곤충에서는 기존 단백질원이 가지고 있지 않은 무기질과 비타민 등이 풍부하게 나타났다. 이 외에도 메뚜기, 쌍별이, 고소애, 꽃벵이는 기관지 질환 완화, 소화 기능 촉진 등의 의학적 효능을 갖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역사적인 기록물들을 보면 곤충은 오래전부터 먹거리로 활용됐다는 걸 알 수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자신의 저서인 동물의 역사에서 ‘매미의 유충은 땅속에서 완전히 자라 약충이 된다. 그런 다음 껍질이 벗겨지기 전이 가장 맛이 좋다’라고 언급했으며, 고대 로마의 작가인 플로니우스는 자신의 책에서 ‘굴벌레큰나방은 로마인이 몹시 탐내는 요리’라고 말했다. 또한, 우리나라의 동의보감에는 곤충을 이용한 음식이 수록되어있으며, 고대 중국 문헌인 본초강목에는 곤충으로 조리하는 많은 요리가 소개돼있다. 하지만 근대 사회에 들어와 무역이 발달했고, 이에 곤충을 먹는 문화는 미개한 문화라는 서양의 종교적인 사상이 퍼지면서 곤충은 해충으로 전락했다. 또한, 경제가 발달하며 먹거리가 풍부해지자 곤충을 음식으로 여기지 않았다. 그래서 현대 사람들에게 곤충은 해로운 이미지가 강해, 기피하는 대상으로 인식되어 식용곤충은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지속적인 식용곤충에 대한 연구결과 발표로 식용곤충의 다양한 이점이 인정받으며, 곳곳에서 식용곤충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기 시작했다. 해외에서는 역사적인 기록물들을 근거로 사람들이 곤충을 이전부터 먹어왔다는 사실을 홍보하며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는 곤충을 본래 이름으로 부르지 않고 꽃벵이, 쌍별이와 같은 별칭을 붙여주어 곤충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변화시키고 있다. 또한, 식용곤충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아닌 분말 형태로 요리하여 사람들의 식용곤충에 대한 거부감을 줄어들게 하고 있다.

이런 노력으로 식용곤충은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갔다. 2012년 추정된 세계 식용곤충류가 1,900여 종으로 늘어날 만큼 세계인의 식용곤충에 대한 관심은 나날이 증가했다. 곤충을 식용으로 활용했던 아시아와 라틴아메리카 외에 유럽과 미국 등의 지역에서도 곤충에 관한 규제를 재정비하며 곤충을 식용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유럽과 미국은 전문 식용곤충 사육 농장과 식당이 생길 만큼 식용곤충 소비가 증가했고, 분말, 에너지 바, 보드카 등 다양한 형태로 식용곤충이 활용되었다. 또한, 식용곤충 판매점을 모아둔 전문사이트, 식용곤충 음식을 판매하는 사이트 등 인터넷을 활용한 식용곤충 사업도 확대되었다. 전 세계적으로 곤충은 혐오의 대상이 아닌 하나의 먹거리로 인식이 변화되어가고 있다. 

세계적인 식용곤충에 대한 관심에 영향을 받아 국내에서도 여러 방면으로 식용곤충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제도적으로는 식용곤충에 대한 규제를 재정비하고 완화하여 식용곤충 7종을 합법화시켰다. 또한, 지난 4월 농촌진흥청에서 ‘곤충 식품 페스티벌 및 심포지엄’이 열리고, 2014년부터 매년 전국적인 곤충요리 경연대회가 열리는 등 식용곤충을 활용한 행사가 확대되고 있다. 사업적으로는 식용곤충 분말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사이트가 개설됐고, 국내 최초로 식용곤충 전문 레스토랑인 ‘빠삐용의 키친’이 생겼다. 또한, 2015년 3월에는 곤충 전문 카페인 ‘이더블버그’가 개점돼, 이색적인 카페 분위기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식용곤충 사업은 우리나라에서도 계속해서 발전해가며 곤충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차근차근 변화시키고 있다.

과거, 해충이라고 불리며 먹거리로 평가받지 못했던 곤충이 다양한 연구를 통해 식용곤충이라는 모습으로 화려하게 재기했다. 식품업계의 새로운 블루칩으로 급부상하며 전 세계적으로 식용곤충 사업이 확장되고 있고, 지속 가능한 생산성을 가지고 있어 먹거리가 부족한 기아들을 위한 구호 식품으로도 활용되기도 한다. 우리가 벌레라고 부르며 기피했던 곤충이지만, 이제는 색안경을 벗고 식용곤충이라는 이름으로 곤충을 다시 보아야 할 때이다.

참고자료

빠삐용이 몰랐던 식용곤충식
(The 50 Ways to cook Edible
Insects), 김용욱
식용 곤충 식량 및 사료 안보 전망,
FAO 산림국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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