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신경 세포의 분화를 조절하는 노치 신호 방식, 망막 세포에도 적용돼 … 노치의 기능 제거한 형질 전환 쥐로 실험 증명

 

 

(a)노치 상호작용이 일어나 단백질들이 이동해 망막 전구 세포로 남는다.
(b)노치 상호작용이 일어나지 않고 망막 전구 세포의 분화가 일어난다. - 김진우 교수 제공

 생명과학과 김진우 교수 연구팀이 망막 신경 발달을 제어하는 새로운 노치(notch) 신호 전달 메커니즘을 발견했다. 망막 상피 세포와 망막 전구 세포 사이의 노치 신호 전달 체계가 망막의 발생과 분화에서 갖는 새로운 역할을 규명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4월 11일 자 <셀 리포트(Cell Reports)>에 게재되었다.

신경 세포의 분화 여부 확인 어려워
하등 동물의 신경 전구 세포*는 두 개의 세포가 있으면 하나의 세포에는 넘**(numb)이 존재하고 다른 세포에는 존재하지 않는 비대칭적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넘이 있는 세포는 신경 세포로 분화되고, 넘이 없는 세포는 신경 전구 세포로 남게 된다. 하지만 고등 동물은 두 신경 전구 세포에 모두 넘이 존재해서 어떤 신경 전구 세포가 신경 세포로 분화되는지 알 수 없었다. 이렇듯 하등 동물에서 볼 수 있는 넘을 중심으로 한 신경 전구 세포와 신경 세포 사이의 비대칭적 메커니즘은 고등 동물까지 보전되어 있지 않았다.

세포 분화 제어하는 노치 신호 방식

노치는 진화적으로 보전된 신경계 발달 제어 인자이다. 진화적으로 보전되어 있다는 것은 하등 동물인 아메바, 초파리부터 시작해 고등 동물인 포유동물까지 진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모두 해당 특징을 갖게 되었다는 뜻이다. 신경 세포가 노치로부터 신호를 받게 되면 신경 전구 세포는 신경 세포로 분화하지 않고 원래 상태 그대로 남게 된다. 그래서 하등 동물의 경우, 넘이 없는 세포에만 노치가 존재하고 고등 동물에는 두 신경 전구 세포에 모두 노치가 존재한다.

노치 상호작용으로 망막 세포 분화돼
망막은 다양한 신호 체계의 정교한 조절로 만들어진다고 알려져 있다. 망막은 망막 세포로 구성된 안쪽 부분과 단층 세포층인 망막 상피 세포(retinal pigment epitheli-um)로 구성된 바깥쪽 부분으로 나뉜다. 기존에는 망막 상피 세포와 망막 세포 부분 사이의 신호 전달 과정이나 그 연관성이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연구팀은 망막 상피 세포에서 나온 노치와 망막 세포에서 나온 노치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망막 상피 세포에서 또 다른 단백질들 사이의 반응이 진행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앞선 반응을 거치면, 특정 단백질이 망막 세포의 표적 유전자로 이동해 망막 세포의 발달에 영향을 준다.

형질 전환 쥐로 확인한 노치의 기능
연구팀은 발견한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형질 전환 쥐를 사용했다. 연구팀은 쥐에서 노치 신호가 전달될 수 없도록 형질 전환 시켰다. 정상적인 쥐에서는 일부 세포가 망막 상피 세포로 발달하고 일부는 망막 전구 세포로 남는 반면, 형질 전환된 쥐에서는 모든 세포가 망막 상피 세포로 발달하여 망막이 제대로 발달하지 않음을 확인했다.

다른 세포들의 분화 방식도 밝혀야해
우리 몸에는 망막 세포 이외에도 많은 신경 세포들이 존재한다. 이런 신경 세포들에서의 발달 제어 방식은 아직 밝혀진 바가 없다. 예를 들어 척추의 경우, 망막과 마찬가지로 안쪽 부분과 이를 둘러싸고 있는 바깥쪽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연구팀은 이 세포들 역시 망막에서 발견한 것과 같은 방식으로 발달 제어가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하며, 다른 세포들의 제어 방식을 밝히는 것을 앞으로의 연구 방향으로 제시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하태정 박사과정은 "망막 상피 세포와 망막 전구 세포에서 나오는 노치 신호의 상호작용이 신경 전구 세포를 그대로 유지시킨다는 것을 보였다"라며, "이는 다른 신경 조직 발달 과정에서도 신경 세포가 아닌 주변 세포들이 개입되어 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라고 전했다.

신경 전구 세포*
분화가 되지 않아 아직 신경전달의 기능을 갖지 않은 신경 세포.

넘**
넘 유전자(numb gene)에 의해 번역되지 않은 단백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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