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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인건비 통합관리 제도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살펴보다
[435호] 2017년 05월 30일 (화) 최인혁 기자 boyson2@kaist.ac.kr

 <편집자 주> 우리 학교는 과학기술특성화대학으로, 현재 약 7천 명의 대학원생이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학생들의 연구 환경과 인건비 지급이 중요한 주제일 수밖에 없다. 본지에서는 현행 학생인건비 제도를 진단하고 어떤 노력이 진행되고 있는지 알리고자 한다. 이번 기사에서는 지난해부터 논의되었던 학생인건비 통합관리제를 소개하고 분석할 것이다.

현행 학생인건비 제도는
우리 학교 학생들이 인건비를 지급받는 방식은 지난 2009년에 개정된 ‘국가연구개발사업의 관리 등에 관한 규정’ 제12조의3에 근거해, ‘학생인건비 통합관리 지침’을 따르고 있다. 일명 ‘학생인건비 풀링(pooling)제’라고 불리는 이 방식은 지난 2005년 전국 대학 산학협력단장, 연구처장 협의회에서 처음 제안되었으며, 2006년 시범 실시 후 2009년에 도입되었다. 우리 학교의 경우 2011년 2월 이후 정부 연구개발과제에 대해 풀링제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풀링제 도입 이전에는 연구비 신청 시 각 참여 연구원의 실명, 참여율, 지급액 등을 계상해야 했고, 각 부처 및 과제별로 해당 연구원에게 인건비를 지급해야 했다. 또한, 과제가 종료된 후에는 집행하지 않고 남은 액수를 바로 반납해야 했다. 하지만 개정안에서는 각 참여 연구원의 정보를 작성할 필요 없이 참여연구원 man-month(각 연구원의 참여율에 참여 기간을 곱한 수치를 합한 총합)만을 작성하도록 했고, 이에 해당하는 전체 학생인건비를 연구책임자별 계정으로 한 번에 집행하도록 했다. 또한, 과제 종료 직후가 아니라 종료 1년 후에 인건비 잔액을 정산하도록 해, 과제가 종료되었을 때 인건비 수급의 불안정성을 해소하도록 했다.
이러한 방침은 크게 두 가지 목적을 가지고 있다. 첫 번째로, 학생연구원들이 개별적으로 받은 인건비 일부를 수급해 공동으로 관리하는 연구실 공동자금(일명 랩비) 조성 등 학생인건비의 부정집행을 근절하고, 참여율 및 참여 인원이 중간에 변경되었을 때에도 탄력적으로 인건비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두 번째로, 연구 과제가 종료된 후 후속 과제가 없는 경우에도 인건비를 안정적으로 지급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렇게 각 연구기관 및 연구책임자에게 인건비 지급의 자율성과 유연성을 부여한 반면, 개정안에서는 연구비 부정 사용에 대한 처벌은 강화했다. 기존에는 부정 사용이 적발되면 3년간 국가연구개발사업 참여를 제한했지만, 개정안에서는 제한 기간을 5년으로 늘렸다.

학생인건비 제도, 지속해서 개선 논의
학생인건비 풀링제 도입 이후에도 연구비 지급의 안정성 및 투명성을 위한 노력이 계속되었다. 일례로, 교육과학기술부는 2012년 ‘대학원생의 안정적 연구분위기 조성을 위한 인건비 지원제도 개선(안)’에서 학생인건비 하한선을 도입하는 안을 제시했다. 기존에는 학생인건비의 하한선이 정해져 있지 않고 교수 재량에 의해 각 연구원에게 지급하는 비율을 조정할 수 있어 학생연구원들이 안정적으로 연구에 전념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교육과학기술부는 2013년도 연구개발사업 종합시행계획에서 1억 원 이상의 연구개발 과제에 대해서는 참여 학생연구원의 월별 인건비 실지급액을 석사 80만 원, 박사 120만 원 이상으로 조정하기로 했다. 여기서 인건비 실지급액은 연구개발 과제 인건비(정부, 민간 등)와 BK21 연구장학금 등에서 실제로 지급되는 금액을 일컫는다.
그러나 현행 제도에서는 여전히 연구책임자가 인건비 확보에 신경을 쓰지 않고 연구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는 지적에,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해 4월부터 학생인건비 제도개선 TF를 구성했다. TF는 현재 연구책임자들이 학생인건비 확보를 위해 연구 자체보다 외부 과제 수주에 집중하고 있으며, 학생연구원 입장에서도 과제 투입 및 인건비 지급액 결정이 연구책임자 재량이기에 불합리한 참여율 설정을 막을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러한 열악한 상황에 맞물려 연구실 공동자금 구성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에 TF는 기관별 학생인건비 통합관리를 제안했고, 우리 학교에서는 학처장 회의 및 보직자 간담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는 한편 세부 추진방안에 대해 과학기술정책대학원 김소영 교수 연구팀에 연구용역을 맡겼다. 김 교수 연구팀은 지난해 12월 국내외 사례 조사, KAIST 현황 분석, 개선안 및 쟁점 사항 등을 정리한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기관통합관리 제도, 핵심은 무엇인가
학생인건비 기관통합관리 제도는 현행 제도인 연구책임자별 학생인건비 관리 제도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제안된 방안이다. 김 교수 연구팀은 보고서에서 “현행 제도상에서는 여전히 인건비의 부적절한 집행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며, 학생인건비 집행 시 객관성과 공정성이 보장되지 않는 사례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연구책임자들이 실험실 운영과 인건비 확보를 위해 과제 수주에 매달리게 되는 현상도 지적하며, 근본적으로 연구기관이 학생인건비를 관리해 연구책임자 및 학생연구원이 안정적인 연구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구체적으로 인건비를 기관 통합 계정으로 모은 뒤, 학생들의 연구 참여 계획에 따라 일정 기간에 걸쳐 안정적으로 인건비를 지급하는 안을 제시했다. 매달 연구책임자가 참여율을 조정하는 방식이 아니라, 연구 수행기관의 사전 연구조교(Research Assistant) 활용 계획에 따라 기관 전체 소요예산을 추정해 일정 기간 인건비를 안정적으로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서 학과마다 과제 수주율, 참여 과제 규모 등이 다르므로 예산 추정 단위는 각 학과로 하는 것을 제안했다. 또한, 적정 수준의 인건비 하한선을 설정해 지급하는 것도 제안했다.

구성원들의 다양한 의견 취합이 관건
하지만 이러한 제안에 대한 구성원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김정호 연구처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기본적으로 방향은 맞다고 생각하지만, 전체 구성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주제인 만큼 구성원들의 의견을 일치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사전자문회의 3회, 간담회 5회, 공청회 1회 등을 통해 학내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구성원들의 다양한 시각이 느껴졌다고 김소영 교수는 전했다. 아직 구체적인 방안을 추진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한 예시로, 학과 특성 차이를 잘 고려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었다. 김 교수는 “학과마다 연구 환경, 과제 수주 및 인건비 관리 관행 등이 다른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세부적인 시행 사항을 정하는 데에는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한, KAIST 장학생과 국비 장학생 간의 상황 차이도 고려해야 할 점 중 하나라고 김 교수는 밝혔다. KAIST 장학생의 경우 등록금을 교수가 연구비에서 부담해야 하기에 인건비 최소 기준을 산정할 때 이 금액을 포함해야 하는지에 대한 입장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학원총학생회에서 2014년 실시한 연구환경실태조사에 따르면 KAIST 장학생이 국비 장학생보다 수탁연구조사비를 평균적으로 더 받고 있지만, 등록금을 제한 금액으로 보았을 때는 국비 장학생 평균에 못 미치는 금액을 받고 있었다.
형평성 문제를 지적하는 경우도 많았다. 인건비 최소 기준을 설정하고 기관 통합관리에 들어가게 되면, 인건비를 많이 받고 있던 학생들이 손해를 입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또 특정 연구실이 지급받는 인건비에 상응하는 연구비를 수주하지 못하는 무임승차 현상이 지속되면 다른 연구실들의 연구 의욕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모두의 인건비를 똑같이 설정하자는 것이 아니라, 최소 기준을 만들어 놓는 것이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김 원장은 “지급받은 인건비를 충당할 만한 연구비를 수주하지 못하는 경우 추후 인건비 산정 시 신입생 선발 인원을 줄이거나 조교 업무를 더 부과해 적정한 수준으로 맞추는 방식을 생각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앞으로의 진행 계획은
그렇다면 향후 제도 개선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먼저 정부는 지난해 12월 28일 관련 법령인 국가연구개발사업의 관리 등에 관한 규정의 개정을 입법 예고했고, 지난 5월 8일 공포했다. 개정안은 학생인건비 관리 주체를 연구책임자뿐만이 아니라 연구기관 단위로도 확대할 수 있도록 명시했고, 학생인건비 통합관리기관에 선정되면 2년마다 재지정을 받아야 하는 조항을 삭제했으며 행정적인 절차도 간소화했다. 연구처는 “해당 개정안은 학생인건비의 기관통합관리를 위한 근거를 마련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미래창조과학부는 내년부터 희망하는 기관의 기관통합관리 신청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나 연구처는 “기관통합관리 제도에 대한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이 다양한 만큼 학내에서 논의가 충분히 이루어지는 것이 우선이다”고 밝혔다. 김정호 연구처장은 “학생인건비 집행의 투명성, 공평성, 안정성을 위한다는 목적 자체는 올바른 방향이라고 생각하며, 관련 부처와 협의해 세부적인 시행 방안을 마련하고 학내 구성원의 동의를 구할 것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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