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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축제
[434호] 2017년 05월 16일 (화) 20150451 생명화학공학과 안준형 kaisttimes@gmail.com

2015년에 입학한 뒤, 십여 년간 함께했던 플룻과 오케스트라를 접고 밴드 동아리에 들어가기로 결심했다. 베이스 기타를 친지도 얼마 안 되었고, 알고 있던 밴드도 YB, 데이브레이크 정도 밖에 없었지만 신입생 환영공연에서의 그 열기와 환호는 내게 과묵하고 품격 있는 오케스트라와는 다른 어떤 설명하지 못할 느낌을 느끼게 해 주었다. 거의 1000명이 넘는 사람들을 하나로 만들어 같이 노래를 따라 부르며 뛰어다니게 하고, 화려한 퍼포먼스를 하고. 그렇게 나는 밴드에 들어갔다.

밴드에 들어갔을 때 가장 처음 배우는 것은 기타를 치는 법이나 악보를 보는 법이 아니었다. 어느 시기에 어떤 공연을 하고, 어떤 행사에서 연주를 하는 가였다. 1학년 때는 봄 공연과 가을 공연을 하고, 2학년 때는 메인기수라고 불리며 정기공연과는 별개로 카이스트 축제의 핵심인 SUM 무대, KAIST-POSTECH 대제전 전야제 무대, 그리고 신입생 환영회 공연 등을 한다. 나는 이 공연들 중 가장 크고 중요한 공연, 2년이라는 연습 시간을 바치는 무대인 SUM 무대에 대해 관심이 많았기에, 저절로 카이스트 축제에도 관심이 가게 되었다.

그렇게 2년간 카이스트 축제를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본 결론은 이것이다. ‘카이스트 축제는 엉망이다.’
물론 우리 학교 축제의 좋은 점들과 내세울 만한 것들도 많다. 하지만 그보다 남들에게 부끄러움을 살 만한 것들이 훨씬 많기에 엉망이라고 표현하였다. 매년 SNS에 익명으로 욕설과 함께 올라오는 것이기도 하고, 카이스트 재학생 중 절반 이상이 아마 ‘축제가 재미있었긴 했으나 제발 좀 고쳐졌으면 하는 것들이 있다.’라고 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들은 2년째 고쳐지지 않고 있다. 그리고 2주 뒤 있을 축제에도 아마 똑같은 모습일 것이다. 우리 학교 축제의 문제점들은 무엇일까.

첫 번째 문제점은 학우들의 태도 문제이다. 우선 우리 학교 축제의 2년간 모습은 거의 흡사하다. 첫째 날은 Fringe 무대와 국카스텐/여자친구가 왔었는데, Fringe 무대는 사람들이 별 관심이 없고 가수 공연에는 약간 사람들이 모였었다. 그 당시 국카스텐과 여자친구 모두 신곡 발표나 급상승으로 인기가 올라가던 때는 아니었기에 사람들이 엄청 많이 모이지는 않았다. 둘째 날에는 태울 가요제 무대를 꾸미고, 태울 가요제의 개막식과 폐막식에 각각 한 분씩 가수 분들이 오셨다. 2015년에는 어반자카파와 윤하, 2016년에는 벤과 민경훈이 왔는데, 이 또한 몇몇 논란만 있었을 뿐 조용하게 넘어갔다. 문제는 세 번째 날이었다. SUM 무대와 그 당시 가장 뜨거운 아이돌 그룹인 EXID, 트와이스를 불렀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다. 아이돌 그룹이 오니 갑자기 사람들이 의자나 책상 위로 올라가기 시작했고, 첫 줄이 올라가자 뒤에 있던 사람들도 보이지 않으니 또 올라가고. 그렇게 잔디 밭 위의 모든 사람들이 의자나 책상 위로 올라갔다. 혹여나 넘어져 다친다고 해도, 다치는 것은 본인의 문제이지만 다른 사람들이 보이지 않게 하는 것, 똑같이 행동하게 만드는 것 등은 결국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이기에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본다. 이 외에도 가수 분들까지 말리는 행동, 즉 훗날 보지도 않을 사진과 동영상을 찍기 위해 셀카봉 까지 동원하여 시야를 가린다던지, 쓰레기를 아무 곳에나 버리는 등 축제를 즐기는 잘못된 태도와 인식은 고쳐져야 한다.

SUM 무대를 하고 있는 팀들에게 욕설과 재촉을 하는 것 또한 문제이다. 내가 속해있던 밴드는 mini-SUM 무대에서 떨어졌기에 SUM 무대에 서지 못하고 FRINGE 무대에 서 직접적으로 당하진 않았지만, 우리 윗 기수 선배들과 그 당시 SUM 무대에 섰던 친구들의 말을 들어보니 정말 어이가 없었다. 축제를 보러 온 외부인 들과 몇몇 카이스트 학우들이 무대를 꾸미던 분들에게 ‘왜 아이돌 빨리 나오지 않느냐’, ‘보기 싫으니 얼른 들어가라’ 등의 거친 말들을 욕설과 함께 내뱉었다. 가수 분들과 아이돌 분들이 카이스트에 도착하는 시간은 정해져 있다. 그들이 빨리 무대를 내려간다고 해서 빨리 오는 것도 아니다. 도입부에서 잠깐 언급했지만, 무대를 꾸미는 학우들, 밴드, 댄스, 오케스트라, 아카펠라, 이 모든 공연 동아리들의 멤버들은 고작 10분을 공연하기 위해 2년이라는 시간을 바친다. 그 2년이라는 시간이 압축된 10분, 딱 10분 만이라도 그들을 배려해서 험한 말들은 하지 않는 매너 있는 학우가 되어보는 것이 어떨까.

마지막은 외부인 문제이다. 외부인 문제는 매년, 그리고 매 행사마다 나오는 문제이다. SNS에 워낙 많이 다룬 건이기 때문에 모든 학우들이 다 알 것이다. 필자가 선본에 잠시 몸담고 있을 때도 비중 있게 다루어진 문제인데, 해결방안을 찾고자 했지만 올해 KAMF와 벚꽃축제 때도 절반의 성공만 이루어졌다. ‘카이스트에서 개최하는 카이스트 학우들을 위한 카이스트 내부의 축제’인데, 왜 외부인 들이 들어와서 학우들이 볼 수 있는 공간을 대부분 차지하는가? 또한 그들이 잔디밭에 무차별적으로 폭격한 쓰레기더미는 골칫덩어리 아닌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가지 의견이 나왔지만 딜레마에 빠졌다. 외부인 들의 출입을 아예 제한시켜 버리는 방법으로 연세대의 아카라카처럼 티켓팅을 하자는 방법이 나왔지만 카이스트 학우들도 축제에 참여하지 않게 되어버리지 않을까, 암표상이 등장하진 않을까 등의 문제점들이 발생했다. 결국 외부인을 제한하지 못한다는 결론에 최대한 막아보자 해서 총학에서 많은 해결책을 내세워 KAMF와 벚꽃축제에 적용시켰지만, 해결하지는 못했다는 분위기이다. 필자도 그렇고 다른 학우들에게 물어봐도 이번 총학이 일처리를 매우 잘하고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허나 아흔 아홉 가지를 잘해도 한 가지를 잘 하지 못한다면 ‘쟤 저렇게 안 봤는데 저런 면도 있네.’ 라며 욕하는 것이 인간의 심리이다. 물론 필자도 해결책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웃기지만, 카이스트 학우들을 만족시킬 만한 보다 강경한 외부인 해결책을 내세워 이번 축제 때 적용시키는 것이 어떨까.

여기까지 읽은 학우라면 느낄 것이다. ‘왜 저렇게 당연하고 카이스트 학생들 모두가 다 알고 있는 문제점들을 거창하게 써놓았지?’ 필자가 신문의 소중한 한 공간을 빌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단 한 가지뿐이다. 카이스트 학생들 모두가 다 알고 있는 내용이고 너무나도 당연하게 지켜져야 하는 것들이, 지켜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가 나흘간(작성일 기준) 보여준 행보, 국민들과의 소통, 시민들과의 셀카, 자켓을 도움 없이 혼자 벗는 것, 커피 테이크아웃 해서 직접 들고 가기 등이 칭찬받아야 하는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칭찬을 받는 이유는, 너무나도 당연한 일들을 그 이전 정부는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또한 마찬가지다. ‘왜 우리는 이것들이 모두가 알고 있는 문제점이지만 해결하지 않고 몇 년간 방치해 두는가.’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한다. 총학에 일을 떠넘기기 전에, 총학이 해결하지 못한다고 욕하기 이전에 우리 스스로 마인드를 바꾸고 해결책을 찾아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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