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17.12.5 화 10:32
시작페이지로 설정즐겨찾기 추가
 
> 뉴스 > 문화
     
이집트 초현실주의자들, 현실을 뛰어넘어 자유를 그리다
[434호] 2017년 05월 16일 (화) 유신혁 기자 ysh208@kaist.ac.kr

우리에게 조금 생소하다. 살바도르 달리, 르네 마그리트 등 널리 알려진 초현실주의 화가들은 대부분 유럽에서 활동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초현실주의는 유럽뿐만 아니라 남미, 아시아, 아프리카 문화계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덕수궁 미술관에서는 <예술이 자유가 될 때: 이집트 초현실주의자들> 전을 통해 이집트에 전해진 초현실주의가 어떻게 전개되었는지 조명한다. 전시는 이집트 초현실주의의 전개 과정을 따라 5개의 테마로 구성되어 있어 관람객들이 이집트 초현실주의의 역사를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돕는다. 이집트 예술가들이 어떻게 예술로서 현실에 저항했는지 궁금하다면 이집트 초현실주의 작품을 만나 보자.

유럽 초현실주의, 이집트와 만나다
첫 번째 테마 ‘국제적 시각에서 본 이집트 초현실주의’에서는 이집트에서 초현실주의가 태동한 배경을 살펴볼 수 있다. 제1차 세계대전 중 참혹한 대량학살에 충격을 받은 유럽 예술가들은 예술의 힘을 통해 현실을 초월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시도에서 탄생한 예술 사조가 바로 초현실주의이다. 초현실주의가 반파시즘 운동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초현실주의는 전 세계로 퍼져나갔고, 이집트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집트의 예술가들도 초현실주의를 반영한 그림들을 그리기 시작한 것이다. 첫 번째 테마에는 푸아드 카밀의 <꿈>, 람시스 유난의 <자연은 여백을 사랑한다> 등 세계적인 흐름을 반영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달리 등 유럽 예술가들의 영향을 크게 받은 이 작품들은 이집트 초현실주의의 시작을 암시한다.

이집트 초현실주의를 이끈 예술가들
두 번째 테마 ‘예술과 자유 그룹’에서는 이집트에서 초현실주의가 본격적으로 뿌리내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예술과 자유 그룹’ 소속 예술가들의 작품을 소개한다. 이 그룹은 인간의 감정을 억누르려는 권위에 대한 저항을 목적으로 활동했다. 이 그룹 소속 예술가들은 다양한 작품과 활동을 통해 초현실주의의 색채를 드러냈다. 소속 예술가인 람시스 유난의 <모래의 표면>에는 달리의 그림을 연상시키는 왜곡된 인체의 형상이 등장한다. 같은 그룹에 속했던 인지 아플라툰의 <소녀와 야수>에서는 섬 위에 서 있는 소녀와 소녀를 향해 날아가는 야수가 묘사되어 있는데, 선이 강조된 독특한 표현법이 돋보인다. 이처럼 ‘예술과 자유 그룹’ 소속 예술가들의 작품들은 유럽 초현실주의에서나 볼 수 있었던 비현실적인 이미지들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이집트 특유의 독특한 분위기를 보존해, 효과적인 변용을 이루어냈다.

실험적인 사진 기법들을 시도하다
세 번째 테마 ‘이집트 초현실주의와 사진’에서는 이집트 초현실주의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 사진을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이집트에서 초현실주의 화가들이 활동할 당시 이집트의 사진작가들은 이중 노출, 조합 인쇄 등 실험적인 사진 기법들을 도입하며 독특한 작품들을 만들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예술과 자유 그룹’과 교류했던 사진작가 반 레오의 다양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실험적인 기법들이 도입된 그의 사진은 초현실주의 그림들처럼 관람객들에게 기괴하고 독특한 인상을 준다. 반 레오는 주로 자신의 얼굴을 피사체로 삼았는데, 자신이 촬영한 여러 장의 사진을 겹쳐 인쇄함으로써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해 내었다.

이집트의 일상을 담아낸 초현실주의
네 번째 테마 ‘현대미술그룹’에서는 이집트 근·현대 예술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 ‘현대미술그룹’ 소속 예술가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현대미술그룹’은 1946년부터 1965년까지 이집트 미술에 큰 영향을 끼친 예술가 그룹이다. ‘예술과 자유 그룹’에 영향을 받은 ‘현대미술그룹’의 많은 예술가들은 작품 활동을 이어나갔다. 이들은 서구 예술가들의 권위주의를 비판하며 일상적인 풍경과 이집트 신화를 즐겨 묘사했다. 이 그룹에 속한 케밀 유시프의 <귀족>이나 하미드 나다의 <온유>와 같은 작품 속에는 초현실적인 요소들과 함께 이집트 사람들의 일상과 이집트 신화 속 요소들이 등장한다.

현대 이집트 예술에 녹아들다
다섯 번째 테마 ‘이집트 초현실주의 그 후’에서는 190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현대 이집트 예술에서 나타나는 초현실주의의 흔적을 조명한다. 무함마드 리야드 사이드의 <수호자>, <20세기 문명> 등의 작품들에서는 사물들을 낯선 위치에 배치하는 데페이즈망 기법을 사용하는 등 유럽 초현실주의의 흔적이 묻어난다. 이처럼 이집트 예술가들은 기존 초현실주의 작품들의 시각적 장치들을 적극적으로 응용했다. 관람객들은 압둘하드 알위샤히의 <비명> 등의 조각에서 현대 미술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이집트 초현실주의를 엿보게 된다.

초현실주의는 단순히 비현실적인 요소들을 작품 속에 그려 넣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무의식을 통해 참혹한 현실로부터의 자유를 얻으려는 시도인 동시에, 전쟁과 학살을 일으킨 시대 상황에 대한 저항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아픈 근대사를 겪은 이집트의 초현실주의 작품은 우리에게도 많은 점을 시사한다. 초현실주의를 통해 자유를 그려내고자 했던 이집트 초현실주의자들의 작품을 덕수궁에서 만나 보자.


사진 |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장소 |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기간 | 2017.04.28. ~ 2017.07.30.
요금 | 3,000원
시간 | 10:00 ~ 19:00
문의 | 02)2022-0600

유신혁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카이스트신문(http://times.kaist.ac.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신문사소개기사제보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
대전 유성구 대학로 291 KAIST 교양분관 1층 카이스트신문사 | Tel 042-350-2243
발행인 신성철 | 주간 김동주 | 편집장 이상현
Copyright 2010-2016 카이스트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kaisttime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