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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직 농장, 도시에서 찾은 농업의 미래
[434호] 2017년 05월 16일 (화) 김승후 기자 mind9063@kaist.ac.kr

2050년에는 세계 인구가 90억에 이를 것으로 보이고 지속적인 환경 파괴와 산림 전용(conversion of forest)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중부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양우창 교수가 발표한 <도시농업을 위한 수직 농장의 LED 기술도입 연구>에 따르면 계속되는 도시화에 따라 90억 명의 소비자 중 많은 사람이 도시에 머물게 되고, 농작물 판매 가격의 80%를 운송비가 차지하는 비경제적인 상황을 맞이하게 될지 모른다. 세계 인구의 증가에 따라 식량이 더 늘어나야 하는 상황에서 산업화로 인해 농경지의 면적이 점점 줄어들어 생산량을 증대할 수 있는 다른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또한, 도시화로 인한 농촌의 인력과 토지 부족으로 인해 도시의 역할은 소비에서 생산의 기능을 분담하는 방법을 모색하게 된다. 농작물 생산의 기능뿐 아니라 다양한 기능을 하고 있는 수직 농장과 도시 농업에 대해 다룬다.

수직 농장, 농업의 미래로 주목 받아

원예 농업의 종주국 네덜란드에서는 최근 수직 농장 바람이 불고 있다. 혁신적인 작물 재배 방식의 개발에 힘입어 네덜란드의 많은 스타트업들이 수직 농장 산업에 진출하고 있는 것이다. 수직 농장은 도심의 고층건물 안에서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농작물을 재배하는 실내농장으로써, 1999년 미국 콜롬비아대학의 미생물학자이자 생태학자인 딕슨 테스포미어 교수가 창안한 개념이다. 날씨와 상관없이 온도 및 습도, 빛, 물 등을 인위적으로 통제할 수 있어 연중 생산이 가능한 게 장점으로 꼽힌다.

지구 온도가 상승하면서 나타난 수온 상승으로 인해 어류의 이동 경로 변화, 생태계 변화, 산소량 감소, 어류의 질병 증가 등의 현상이 일어났고, 식량 생산은 불안정해지고 있다. 하지만 수직 농장의 경우 계절과 기후 변화와 관계없이 농산물의 연중 생산과 생산량 조절이 가능하고 극지방과 도시, 사막과 같은 극한 조건에서도 농산물을 재배할 수 있다. 또한, 실내공간에서는 해충이나 질병의 발생 통제가 쉬워 농약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

재배, 유통 효율 높인 포장 비닐 방식
네덜란드에서 신선한 아이디어로 성장세를 보이는 대표적인 수직 농장 업체로는 채소 재배 기업 ‘비비(Vivi)’가 있다. 비비는 작년 6월 발표한 ‘비비 베르테(Vivi Verte)’라는 작물 재배 시스템으로 시선을 끌었다. 조직 배양이 끝난 어린 식물을 미세 구멍이 뚫린 포장 비닐 안에서 성숙한 식물이 될 때까지 재배시키는 독특한 포장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포장 비닐 내부에서 식물이 자라는 데 필요한 습도 및 온도, 빛의 세기, 영양소, 물 등을 완벽하게 조절, 공급한다. 따라서 식물은 별도의 관리 없이도 청결한 상태를 유지하며 성체로 자란다. 또한, 포장 비닐은 최종 소비단계까지 제거되지 않는다. 다시 말해서 식물의 조직 배양에서부터 최종적으로 소비자에게 유통하기까지의 과정을 하나의 포장 시스템으로 해결한 것이 바로 ‘비비 베르테’다.

이러한 작물 생산 모델은 기후에 영향을 받지 않고 특별한 전문 지식 없이도 운영될 수 있어 전 세계 어디든지 같은 시스템으로 적용해서 식물 재배를 할 수 있다. 조직 배양부터 포장, 배양, 출고의 모든 기능을 3명 정도의 인력으로 115종의 식물에 대해 수행할 수 있다.

LED 사용으로 작물 수확량 늘어나
LED를 식물의 성장에 맞춰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도 수직 농장에서 수확량 증가의 큰 요인 중 하나인 것으로 알려졌다. 즉, 식물의 성장 초기에는 붉은빛을 사용해 그늘과 비슷한 환경으로 만들어 성장 속도를 증가시키고, 식물이 휴식을 취해야 할 때는 LED 등의 전원을 끄는 방식이다.

사용 목적과 사용 대상에 따라 LED 조명의 조건을 다르게 적용하면 LED 등은 엽채류, 과채류, 화훼류, 약용작물, 벼 등의 친환경 작물 재배에도 적용할 수 있다. 같은 방식으로 해충 방지, 미생물 살균, 가축 질병 치료 등에도 LED 광원을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430~440 나노미터의 파장에서는 광합성이 최대로 활성화되며, 660 나노미터의 파장에서는 발아 작용을 촉진한다. 또한, 특정 자외선 영역의 빛은 면역체를 형성하게 하고 색소 촉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리고 780 나노미터 이상의 적외선 영역의 빛은 식물의 신장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사실들을 바탕으로 LED 등을 이용해 원하는 파장대의 빛들을 적절한 비율로 식물에 비춰 높은 성장 효율을 찾아내는 실험이 많이 진행되고 있다. 찾아낸 빛의 파장을 바탕으로 LED 조명의 밝기를 작물의 성장 상태에 따라 조절할 수 있어 전력 낭비를 막을 수도 있다.

지속 가능한 주택 형태의 도시 농업
한편, 네덜란드 기업인 ‘레이헌빌리지(Regen villages)’는 작물 재배에 필요한 자체 에너지 공급 시스템을 갖춘 생태 마을을 조성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레이헌빌리지는 현재 네덜란드 알미르 시에 100여 개의 생태 주택을 조성해 실험 중이다. 이 생태 마을에 거주하는 가구들은 용수 보관 및 재생에너지 발전, 수경재배 시설 등을 통해 자체적이며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작물을 경작할 수 있다. 각 가구는 가정폐기물을 퇴비나 바이오 가스로 전환하는 시설도 갖추고 있다. 또한, 풍력, 태양열, 지열 등을 이용하기 때문에 친환경적이기까지 하다. 레이헌빌리지는 이 같은 주택 형태의 도시 농업이 지속 가능하고 친환경적인 미래 도시 농장에서 가장 적합한 형태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한다.

사회, 교육적으로도 긍정적 영향 미쳐
이러한 도시 농업은 경제적, 환경적 효과와 함께 사회적 효과, 교육적 효과, 심리적 효과 등 사회 발전을 위한 전반적인 다양한 요소들을 통해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 우선, 건강 증진과 자아 만족감 부여, 세대 간의 유대감 회복 등 공동체의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그리고 미래 농업을 체험해볼 수 있어 수직 농장은 교육적으로도 의미 있게 사용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실내 환경 개선, 도시경관 미화, 도시 대기 환경 개선과 단절된 생태계의 회복까지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수직 농장에 주목하고 있는 영주시
국내에서도 수직 농장 사업을 시행하고 있는 사례가 있다. 영주시에서는 농촌의 급속한 고령화와 ICT 융합기술의 발전에 따라 미래 농업의 대안으로 수직 농장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1월 말 영주시는 동양대학교산학협력단을 포함한 다양한 기업들과 수직 농장 비즈니스모델 실증사업 추진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영주시는 인삼의 주산지로 다른 지역과 차별적으로 풍기인삼연구소에서 인공토를 활용한 수직 농장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동양대학교에서는 나노-마이크로버블을 활용한 담액식 수직 농장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고부가가치의 수직 농장 모델 필요해
고가의 시설비와 운영비를 극복해야 확대 보급할 수 있어 당장 상용화는 어렵지만, 수년 후에는 환경문제가 될 수 있는 폐양액 정화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동양대학교 홍연웅 교수는 “수 미터 높이의 수직 농장은 고가의 시설비 때문에 시장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라며 “정부가 주도적으로 작물별 표준 플랫폼과 레시피를 개발해 한국형 수직 농장을 보급하거나, 특정 약성이 강한 농산물을 생산하는 식물제약농장, 바이오 소재를 생산하는 고부가가치형 수직 농장 등이 미래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수직 농장의 전망을 밝혔다.

근본적 해결 어려운 가격 경쟁력 문제
홍 교수가 말했듯 가격경쟁력과 생산 효율은 수직 농장 상용화를 위해 앞으로 개선되어야 할 문제다. 높은 생산 가격과 일반 채소 대비 60배 수준의 에너지 투입량, 이산화 탄소 배출 등의 문제로 인해 신중하고 비판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국내 수직 농장에서 개발된 상추의 경우도 1kg당 1만 2천 원으로 기존 6,500원에 판매되던 상추에 비해 2배가량 비싼 가격에 판매된다. 수직 농장의 경제성이 낮은 것은 LED 조명을 이용한 광합성 때문이며,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이야기한다.

곡물 재배 효율 낮아 상용화 늦어져
그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상추 1kg을 생산하면 이산화 탄소가 약 0.252kg 배출되는 데 반해 수직 농장에서 개발한 상추는 약 15kg의 이산화 탄소가 배출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즉, 수직 농장에서 상추 1kg 생산 시 이산화 탄소 배출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일반 농장에서 재배된 상추의 58배인 330.9원으로 나타났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화학 비료나 농약을 사용하지 않아 친환경적일지 몰라도 당장 수직 농장을 상용화 하는 것은 환경적으로도 긍정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또한, 실질적으로 수직 농장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은 샐러드용 엽채류, 묘목, 화훼류 등이고 식량안보와 직결되는 곡물류는 수직 농장에서 재배하기 적합하지 않다는 것도 수직 농장의 상용화를 위해 해결되어야 할 문제다.

수직 농장은 농작물의 생육 상태를 과학적으로 관리해 비료나 농약 투입을 줄이는 정밀 농업의 성격을 가지므로, 일반 농장보다 안전하다. 또한, 노지에서 재배가 어려운 기능성 농작물을 재배함으로써 고부가가치 농업을 실현할 수 있고, 식량 작물의 연중 재배를 통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어 수직 농장 방식은 미래 농업의 새로운 방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수직 농장은 미래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하다는 점에서 미래 농업의 새로운 방향으로 기대되고 있지만, 경제성과 효율성으로 봤을 때 아직 좀 더 비판적이고 신중히 바라볼 필요가 있다. 수직 농장의 한계를 알고 수직 농장만의 특성을 잘 살려 기존 농업이 갖지 못하는 장점들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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