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포토 리소그래피와 임프린트 리소그래피의 한계점 넘어 다양해진 리소그래피 … 복잡한 마이크로 나노 구조체도 제작 가능

생명화학공학과 김희탁 교수 연구팀이 반도체에 적용 가능한 새로운 회로 제작 공정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에이씨에스 나노(ACS Nano)> 1월 12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되었다.

기판 위에 회로를 입히는 리소그래피
리소그래피란 반도체 제조 공정 중 하나로, 실리콘 기판 위에 원하는 회로를 입히는 기술이다. 웨이퍼라 불리는 실리콘 기판 위에 포토 레지스트*(photoresist)를 입힌 후, 이를 회로 모양으로 깎는 과정에 리소그래피가 사용된다. 리소그래피에는 포토 리소그래피와 임프린트 리소그래피 두 가지가 있다.

포토 리소그래피의 비효율성 지적돼
포토 리소그래피는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방식으로, 포토 레지스트를 입힌 실리콘 기판 위에 포토마스크**(photomask)를 위치시킨 뒤, 포토마스크 위에서 빛을 쬐어 포토 레지스트에 패턴을 형성하는 과정을 거친다. 포토마스크로 가려진 부분은 빛을 받지 않고, 가려지지 않은 부분은 빛을 받아 변형되기 때문에 공정이 끝나면 포토 마스크의 패턴과 똑같은 회로가 포토 레지스트에 형성된다. 하지만 포토 리소그래피는 공정 자체가 복잡할뿐더러, 짧은 파장의 빛을 사용해 먼지와 같은 작은 불필요한 물질과도 반응한다는 문제가 있다. 이 때문에 먼지나 세균이 전혀 없는 별도의 청정실이 필요하다. 복잡한 공정에다가 특정 환경까지 조성해야 해서 비용 면에서 굉장히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왔다.

정확한 패턴화가 힘든 임프린트 방식
이런 포토 리소그래피를 대체하기 위해 등장한 방법이 바로 임프린트 리소그래피이다. 임프린트 리소그래피는 포토마스크를 사용하지 않고 패턴화된 틀을 변형시키고 싶은 물질에 직접 찍어내는 방식을 사용한다. 하지만 틀에 찍어내는 임프린트 리소그래피를 사용하려면 기본적으로 변형하려는 물질이 부드러워야 한다. 딱딱한 물질을 부드럽게 만드는 데는 열이나 용매를 가하는 방식을 주로 사용하는데, 그렇게 되면 열 수축이나 용매가 빠지면서 수축이 일어나 물질이 불필요하게 변형된다는 문제가 있다. 정확한 패턴화가 리소그래피의 핵심인 만큼, 임프린트 리소그래피는 포토 리소그래피의 단점은 보완했지만, 여전히 한계가 존재했다.

아조벤젠으로 기존의 문제점 극복해
연구팀은 아조벤젠이라는 물질을 사용해 열과 용매를 필요로 하지 않는 새로운 시스템의 임프린트 리소그래피를 제시했다. 아조벤젠은 상온에서 빛만 쪼여도 변형할 수 있어 열이나 용매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 때문에 물질이 수축한다는 기존 임프린트 리소그래피의 단점을 해결할 수 있다. 또한, 아조벤젠은 빛을 받으면 편광 방향에 따라서만 액화되기 때문에 수직으로 물질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추가적인 장점도 있다. 연구팀은 임프린트 리소그래피에서 사용하는 틀을 오목하게 제작해 그 안에 끌어올린 아조벤젠을 채워 넣는 방식을 사용했다. 즉, 기존의 임프린트 리소그래피가 틀을 눌러서 찍어내는 방식이었다면, 본 연구가 제시한 새로운 임프린트 리소그래피는 틀의 빈 공간에 아조벤젠을 메우는 방식이다.
아조벤젠을 2차원이 아닌 3차원 상에서 변형하는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 리소그래피 방식으로는 만들지 못했던 복잡한 마이크로 및 나노 구조체 제작도 이번 연구를 통해 가능하게 되었다. 이번 연구에 제1저자로 참여한 최재호 연구원은 “임프린트 리소그래피 분야에 하나의 새로운 차원이 생겼다”라며 “아조폴리머를 도입한 이번 연구를 통해 앞으로는 임프린트 리소그래피를 더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밝혔다.

포토 레지스트*
빛을 비추면 화학 변화가 일어나는 재료로 모든 리소그래피에서 회로를 형상화하는 재료로 사용된다.

포토마스크**
유리기판 위에 반도체의 회로를 형상화한 것으로 포토 리소그래피에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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