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 모양 전극과 점탄성 물질을 이용해 자유롭게 온도를 조절하여 미세유체 칩 내의 액체방울 분리에 열 모세관력을 적용

  기계공학과 성형진 교수팀이 미세유체 칩 내에서 액체방울의 위치를 마이크로 수준에서 정교하게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했다.이번 연구는 영국 왕립화학회 국제학술지 <랩 온 어 칩(Lab on a Chip)>에 지난 2월 21일 표지논문으로 게재되었다.
  기존에는 정교한 액체방울 조절 어려워 미세유체 칩*은 적은 양의 실험재료만으로 유체에 대한 실험을 수행할 수 있어 꾸준히 연구되어 왔다. 이를 위해 미세유체칩 내의 액체방울들을 제어하는 기술이 개발되었는데, 기존에는 액체방울을 원하는 통로 로 배출하기 위해 전자기력 등을 사용했다. 그러나 기존의 방법은 몇 가지 한계점이 있었다. 먼저, 액체방울을 이동 방향의 왼쪽 또는 오른쪽으로만 이동시킬 수 있었고 정교한 조절이 어려웠다. 따라서 액체방울을 분리하는 통로는 최대 두 개로 제한되었다. 또한, 액체방울에 가하는 힘은 액체방울의 부피에 비례했기 때문에 많은 거리를 이동시킬 수 없었고, 미세유체 칩과 힘을 가하는 제어기판을 한 번 붙이면 떼어낼 수 없었다. 

▲ (a)전극 간의 간격에 따라 공진주파수가 달라진다. (b)기존과 달리 액체방울을 3개 이상의 통로로 분리할 수 있다. 성형진 교수 제공

빗 모양 전극으로 정교한 온도조절
  연구팀은 음향 열적 가열법을 이용하여 기존의 문제점들을 해결할 실마리를 찾았다. 빗 모양으로 전극들을 교차해서 배열하면, 전극간의 간격에 따라 공진주파수가 조금씩 달라진다. 이 전극들을 활용하면 특정한 주파수를 가진 음향파를 선택적으로만들어낼 수 있다. 이렇게만 들어진 음향파는, 음파를 흡수하고 열을 방출하는 점탄성 물질을 거쳐 열에너지로 바뀐다. 즉 특정한 주파수를 이용하면 특정한 구역 온도를 제어할 수 있으며, 적은 시간간격으로 다른 주파수의 파동을 번갈아 사용하면 자유롭게온도를 조절할 수 있다.

열 모세관력으로 액체방울을 움직여

  미세유체 칩 내에서 액체방울과 액체방울 밖의 액체 사이에 온도를 조절하게 되면, 열 모세관력이 만들어진다. 두 유체의 경계면에서 온도 차가 발생하면 고온 부분의 분자들은인력이약해지고,저온부분의분 자들은 인력이 강해진다. 이런 차이는 고온 부분에서 액체방울을 뒤로 잡아당기는 힘을 만들게 되는데, 이를 열모세관력이라 부른다. 이 힘은 팔을 저어 수영하는 원리처럼 바깥 부분의 유체를 밀어내며 안쪽 유체를 고온부분에서 저온부분으로 이동시킨다.

액체방울에 적용된 음향 열적 가열법

  연구팀은 교차배열된 빗모양전극과 점탄성 물질을 미세유체 칩에붙여 열 모세관력을 만들어냈다. 이 새로운 기술은 미세유체칩 내의 액체방울의 위치를 정교하게 움직이게 했고, 액체방울을 이동 방향의 좌우로 제어할 수 있게 되었다. 연구팀은 이를 활용하여 액체방울을 두 개의 통로가 아닌, 여러 통로에 나누어 분리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또한, 열모세관력은 액체방울의 표면력**에 비례하기 때문에 기존보다 강한 힘을 액체방울에 전달할 수 있어 액체 방울을 더 멀리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점탄성 물질이 미세 유체 칩과 제어기판 사이에 있으므로 미세유체 칩의 탈부착이 가능해졌다. 이에 보다 경제적으로 액체방울을 제어할수있게되었다.

  이번 연구는 미세유체 칩에서 진행되는 실험을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데 활용될 전망이다. 제1저자로 참여한 박진수 박사는 “이번 연구는 선택적으로 온도를 조절하는 기술을 최초로 미세유체 칩에 활용한 사례이다”라고 본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미세유체 칩*
미세 통로를 통해 유체를 흘 려보낼 수 있는 실험용 칩.
표면력**
물체에 작용하는 힘의 작용 점이 물체 표면에 2차원적으 로 분포하는 힘. 

저작권자 © 카이스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