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제16대 신성철 총장의 취임식이 거행되었다. 신성철 총장은 우리 학교 개교 46년 만의 첫 동문 총장이면서, 교수 투표 1순위 총장 후보로 이사회에 3차례 추천된 이력이 있다. 우리 학교에서 부총장을 비롯한 다양한 보직을 경험했고, 지난 2월까지는 DGIST 총장을 역임하는 등 대학 행정 경험도 풍부하다. 우리는 신성철 총장의 취임을 축하하면서, 임기 동안 ‘글로벌 가치 창출 세계 선도대학’으로서 우리 학교의 기반을 다지고, 우리 학교가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기를 희망한다.
지난 13년 동안 우리 학교는 외국 국적의 외부인 총장이 이끌어왔다. 그 기간 동안 우리 학교는 언제나 한국 대학 개혁을 선도하는 위치에 서 있었고, 그 결과 외형적으로나 실질적으로 크게 성장했다. 하지만 그 눈부신 성장의 이면에 구성원 사이의 갈등과 가슴 아픈 희생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반평생을 우리 학교 구성원으로 살아온 신임 총장을 맞으며, 우리는 학내 다양한 구성원들과 소통하면서 지속 가능한 개혁을 추진하는 새로운 리더십을 기대한다.
신성철 총장은 취임사에서 ‘글로벌 가치 창출 세계 선도대학’이라는 우리 학교의 비전을 제시하고, 3C(Creativity, Communication, Care), 4년 무학과 트랙, ‘English-Only Zone’ 설치, 협업 연구실 제도 운영, 교양 과목 확대, 대학 평의원회 개선 등 굵직한 개혁 과제를 제안했다. 지난 10여 년 간 우리 학교의 개혁 방향과 큰 흐름의 개혁 방향은 유지하면서, 혁신적은 제도를 제안함으로써 구성원들에게 ‘준비된 총장’이라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우리는 신성철 총장의 개혁 과제가 성공적으로 정착돼 우리 학교의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며, 이를 위해서 더 많은 구성원들과 소통하고, 반대하는 사람들을 설득하며, 궁극적으로 구성원 모두가 개혁 과제에 자발적으로 동참할 수 있는 리더십을 발휘하기를 희망한다. 우리 학교 구성원들은 지난 10여 년간 소통의 단절에서 오는 불필요한 갈등을 경험해 왔기 때문에 사소한 오해로 문제가 확대되기도 한다.
가령 신성철 총장이 제안한 ‘4년 무학과 트랙’은 우리 학교의 장점 가운데 하나인 무학과 제도를 4년 동안 유지할 수 있는 신선한 제안이었지만, 그 제도가 선택인지 필수인지를 놓고 학부 학생들 사이에 격론이 벌여지기도 했고, 학부에서 학과가 폐지되는 것으로 오해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4년 무학과’ 제도를 둘러싼 이러한 소동은 역설적으로 우리 학교의 개혁에서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재확인해 주었다.
신성철 총장은 취임 이후 학내 구성원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해 왔고, 임기 내도록 그러한 자세를 위지할 것이고, 소통을 담보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할 것을 약속했다. 소통 없는 개혁이 얼마나 공허한 것인지는 지난 10여 년 동안 우리 학교에서 잠깐 시행되었다가 총장 임기 만료 후 사라진 제도들이 증명한다. 4년 후 임기를 마칠 때 신성철 총장은 소통하는 개혁의 리더십이 무엇인지 보여준 총장으로 기억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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