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박막에 산화, 환원 처리하고 실리콘 채워 나노 다공성 박막 제작해… 생성물 평형전위보다 낮은 전위에서 이산화탄소 환원 가능

EEWS 대학원 오지훈 교수 연구팀이 빛을 이용해 이산화 탄소를 분해하기 위한 금 나노 다공성 박막과 실리콘 기반의 새로운 광전극 구조를 개발했다. 광전기화학적 이산화 탄소 변환은 태양광 에너지를 이용해 물과 이산화 탄소를 연료로 바꿔주는 기술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연구는 지난달 8일,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즈(Advanced Energy Materials)>에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필요 전압 높아 비효율적인 기존 촉매
이산화 탄소는 매우 안정한 상태의 물질이기 때문에 이산화 탄소를 분해해서 일산화 탄소 등의 다양한 산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높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이때 필요한 에너지를 줄이기 위해 기존에는 금속 촉매를 많이 사용했다. 특히 이산화 탄소를 일산화 탄소로 바꾸는데 필요한 전압이 가장 낮은 금(Au)이 많이 사용되었다. 하지만 금 촉매도 특별한 처리를 하지 않은 상태의 금을 그대로 사용했을 때는 여전히 필요한 전압이 높아 촉매로 직접 사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거친 표면 구조 갖는 금 박막 제작해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나노 다공성 구조를 갖는 금 박막을 제작했다. 금을 박막형태로 기판 재료에 증착하고 산화, 환원 처리해서 거친 나노 표면 구조를 갖는 금속 박막을 제작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박막은 높은 전기 효율을 보였다. 또한, 이전의 금 촉매는 0.1mm 두께의 호일을 이용해 제작됐지만, 연구팀의 금 박막 촉매는 약 5만 배 정도 얇은 200nm 두께로 촉매 제작비용을 최소화했다.

필요 전압 낮춘 실리콘 광전극 구조
연구팀은 더 나아가 실리콘(Si) 광전극 구조를 만들어 촉매가 태양광을 흡수할 수 있도록 해 필요한 전압을 낮췄다. 촉매로 금만 사용하면 이산화 탄소의 일산화 탄소 전환율이 높지만, 금은 태양광을 전혀 흡수하지 못하고 모두 반사 시켜버린다. 반면 촉매로 실리콘만 사용하면 태양광은 흡수할 수 있지만 일산화 탄소 전환율이 5% 미만으로 굉장히 낮아 촉매로 직접 사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기존의 구조에서는 실리콘 기판에 금 입자를 올려놓는 방식을 사용했다. 그러나 이 방식은 실리콘이 산화되어 산화막*이 생겨 금에 전기화학 처리를 할 수 없었다. 따라서 금의 촉매 효율을 높일 수도 없고 기존의 박막보다 얇은 박막을 제작할 수도 없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금으로 이루어진 기판에 구멍을 뚫고 그 구멍을 실리콘으로 채웠다. 그래서 실리콘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금 표면 전체에도 전기화학적 처리를 할 수 있고, 실리콘이 태양광을 흡수하므로 이산화 탄소 분해에 필요한 전압을 더 낮출 수도 있다.

원리 규명과 효율성 문제 남아있어
연구팀은 앞으로 더 연구해야 할 부분도 많다고 전했다. 우선 금속에 산화, 환원 처리를 했을 때 왜 그런 나노 표면 구조를 갖는지, 왜 필요 전압을 낮추는지 원리를 알아내야 한다. 그리고 연구팀이 만든 나노 다공성 구조는 기판의 구멍 부분에만 실리콘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 구멍에서만 빛을 받을 수 있다. 이런 부분을 개선해야 더 효율이 높은 반도체 광전극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이번 연구에 제1 저자로 참여한 송준태 박사는 “새로운 종류의 광전극 구조를 개발해 효율적인 이산화 탄소 환원이 가능해졌다”라며, “생성물의 평형전위**보다 더욱 낮은 전위조건에서 이산화 탄소 환원을 하는 결과를 낸 것은 처음이다”라고 연구의 의의를 전했다.

 

(a)실리콘이 구멍을 통해 들어온 빛을 흡수해 이산화 탄소를 일산화 탄소로 전환하는 입체 구조 (b)거친 나노 표면 구조의 단면도


산화막*
금속 또는 반도체가 산소와 반응해 산화되어 생성되는 얇은 막.

평형전위**
어떤 전기화학적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 전극 평형 상태에 있을 때의 전극 전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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