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했던 그 겨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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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했던 그 겨울날
  • 카이스트신문
  • 승인 2009.01.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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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작년부터, 겨울마다 우체국 건물 앞에 크리스마스트리가 설치되었다. 그리고 트리 옆에는 소원을 적을 수 있는 종이와 펜이 든 조그마한 상자가 하나 놓였다. 올해에는 특별히 불우이웃을 돕기 위한 돼지저금통도 마련되었다. 불행하게도 거금을 주고 구입한 전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예상했던 만큼 예쁜 크리스마스트리가 되진 못해 아쉬웠지만, 많은 분들이 소원종이에 소원을 적어 트리에 매달아 주었다.

  1월이 되어, 학교에 돌아와 트리를 정리하게 되었다. 계속된 비바람에 트리는 쓰러져 있었고, 트리 주변에 소원종이가 이리저리 날리고 있었다. 트리와 트리 주변을 다 정리한 후에 돼지저금통이 들어 있는 상자를 열어보았다. 다들 어려운 시기에 혹시 돼지가 납치를 당하진 않을까 하는 걱정을 했었는데, 생각보다 두둑한 돼지를 보면서 흐뭇했다. 그런데 상자를 다시 보니, 돼지저금통 이외에 익숙한 모양의 물체가 하나 있었다. 노란색의 그것은 바로 사랑의 빵 저금통이었다. 저금통 위에는“한 학기 동안 모았어요. 예쁘게 써 주세요♡" 라고 적혀있었다. 나는 은색 빛이 한 가득 담긴 그 빵 모양의 저금통을 한참 동안 우두커니 서서
바라보았다.

  이번 겨울은 유난히 춥다. 날씨도 춥지만 무엇보다 꽁꽁 얼어붙은 경제 때문에 더 춥게 느껴진다. 줄어드는 장학혜택에 늘어나는 학비가 맞물려 더욱 힘이 든다. 하지만, 그 저금통을 발견한 그 겨울날만큼은 유난히 따뜻했던 것 같다. 이렇게 힘들 때일수록 어려운 사정에 처한 이들을 따뜻하게 감싸주고 돕는다면 따뜻한 겨울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돼지는 디딤돌을 통해서 불우이웃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참가해 주신 모든 분들께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한다.

07학번 산업및시스템공학과 김종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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